[소설] 설원의 음유시인, 그 전의 이야기.
새하얀 설원이 펼쳐진 이곳 엘나스는 매일같이 차가운 눈발이 휘날렸다. 너무나도 춥고 모든 것이 얼어붙는 이곳은 신이 버린 땅,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다.
전쟁과 약탈은 끊임없이 일어났고, 먹을 것은 늘 부족했으며 검은 마법사라는 존재의 부활로 이 세계는 더욱더 어둡고 혼란스러워졌다.
나는 이곳 설원의 땅에서 태어난 아주아주 평범한 아이였다. 아버지는 용병이셨는데, 내가 아주 어릴 적 전쟁터에 나가신 뒤로 돌아오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시름시름 앓으시다 결국 내 곁을 떠나셨다. 나는 성인이 채 되지 못한 나이에 먹을 것을 찾아 헤매었고, 전쟁이 일어나면 피난민 대열에 합류하여 목숨을 이어갔다. 나는 살기 위해 온갖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리 덧없는 목숨에 끈질기게 매달렸던 걸까. 참 알 수 없다.
어느 날 나는 용병에 들어가기 위해 용병 부대 막사 근처를 배회했다. 하지만 약하고 어린 나를 그들은 받아주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전쟁터에서 힘 한번 못 쓰고 파리 목숨처럼 쓰러질 인간이다. 하지만 난 살아야 했다. 생존 본능인지 무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살고 싶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을 끈질기게 애원하다가 어떤 남자가 날 불렀다.
그 남자는 다른 용병들에게 대장이라고 불렸다. 아마도 그가 이곳의 지도자일 것이었다. 그는 나를 내려다보았고 곧 막사 안에 들이라 했다. 나는 그 덕에 이곳에서 용병들의 갖은 심부름과 뒤치다꺼리를 하며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대장이라 불리는 그 용병은 늘 입에 은퇴를 달고 살았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리하지 않았기에, 부하들은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뿐이었다. 저 용병은 강했다. 분명 마음씨도 따뜻한 사람일 것이다. 나를 받아준 것을 보면.
용병은 생각했다. 자신은 수많은 죄악과 과오를 저질렀다. 전쟁에서 죄 없는 수많은 목숨을 빼앗았고, 마을을 불태웠으며 그로 인해 힘없는 과부와 고아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막사에 들인 저 아이도, 내가 저지른 죄악의 산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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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류드 스토리가 넘 슬퍼서ㅋㅋㅠ한번 소설같은 거 써보고 싶었어요. 퀘스트 하면서 넘 슬펐다는..ㅠ
아크으으윽 2018.09.17
대장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