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메이플스토리-1부.6화. 하얀 마법사(3)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밭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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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유저수971

작성 시간2017.10.29

*이 소설은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나 제 경험과 이해의 부족으로 실제 메이플스토리의 설정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용 중간중간에 메이플스토리의 퀘스트를 진행하시면서 나오는 내용들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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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신전 안에 있는 사제들은 모두 긴장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펑!"

갑작스런 폭발음에 모두 깜짝 놀라 신전의 가운데에 있는 방을 보았다. 그때 한 남자가 급히 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스터! 괜찮으십니까?"

문을 두드리고 그 남자는 방 안에 있는 사람을 보며 말했다. 방 안의 사람은, 다름아닌 하얀 마법사였다. 그는 방안에 들어온 사람보다 훨씬 젊어 보였지만, 마스터라고 불리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아직 잘 되지는 않는 군요.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르스."

그는 폭발에 당황한 것보다 연구의 실패에 실망한 듯이 말했다.

"마스터.. 요즘 너무 무리하시는 것 아닌가 합니다만..."

"하하... 그렇습니까. 그것이 닿을 듯 말 듯... 거의 다 온 것 같군요."

"역시 마스터이시군요... 하지만, 가끔은 휴식도 필요합니다. 가끔은 산책도 하시지요."

마르스는 매우 걱정스런 눈빛이었다. 그런 그의 말에 하얀 마법사도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그렇군요.. 방안에만 있는 것은 사고를 유연하게 하지는 못하니까요."

방안에서 나온 하얀 마법사를 본 사제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도 매우 존경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사제들은 거의 대부분 하얀 마법사보다는 더 나이들어 보였지만, 나이에 앞서 그의 학식과 지혜에 감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런 것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얀 마법사 또한 그들보다 학식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들을 무시하지 않았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 궁극의 빛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빛은 하나로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퍼져나간다. 그것은 그가 오로라라는 단체의 설립이유이기도 하면서, 지식과 지혜는 한 사람에게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메이플 월드 전지역의 학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또한, 궁극의 빛은 어둠 속에서 태어날 것이다 라는 믿음 아래, 그는 평온의 숲에서 연구를 시작했던 것이었다.

하얀 마법사는 신전에서 나와 숲을 걷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이라 불리는 곳인데도, 여기저기 빛을 내뿜는 생명체들로 인해 어두운 곳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 빛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는 그에 대해 항상 궁금했다. 모든 생명들의 속에는 빛이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여러 생각에 빠져 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 빛이 사라지고, 주변에 안개가 자욱해졌다.

"내가 이렇게 멀리 왔나... 돌아가야 겠군."

그런데 이상했다. 다시 왔던 방향으로 돌아가고 있는 데도, 계속 같은 길이 이어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길을 잃었구나.

그 순간, 어디선가 펑 하는 소리가 났다.

"아아... 당신들이군요. 이런 장난을 친 것이."

하얀 마법사의 눈 앞엔, 이름 모를 검은 형상들이 나타났다.

"뭐야. 깜짝 놀래켜 줄려 그랬는데, 보통의 인간들은 우리가 나타나면 깜짝 놀라서 도망간단 말야."

검은 형상들 중 하나가 하얀 마법사에게 말했다. 자신의 장난이 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 것 같았다.

"하하하.. 그렇습니까? 그럴 테지요. 저는 보통의 인간은 아니니까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뱉으며 하얀 마법사가 말했다. 그에 말을 붙이던 것이 호기심이 생긴 듯, 말을 했다.

"그런데, 인간으로 산다는 건 어떤 거야?"

"글쎄요... 그 답은 명확히 드릴 순 없겠지요. 인간은, 무언가의 가치를 찾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언가의 가치?? 그건 뭐야... 어려워. 복잡한 말은 됐고, 그럼 산다는 것은 뭐야??"

"산다는 건 무언가를 느끼고, 만질 수 있다는 것이겠죠."

하얀 마법사의 그 말에 말이 없던 형체 하나가 말했다.

"무언가를 느끼고.. 만진다라... 근데 우리는 형체가 없어서, 그게 어떤 건지 모르겠어."

"음... 그래! 이 근방에서 넌 되게 똑똑한 사람이라고 들었어. 혹시 우리에게 형체를 만들어 줄 수 있어?"

"형체를 만드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만... 저의 연구를 도와준다면, 만들어 드릴 수도 있겠지요."

"그래? 무슨 연구인 진 모르겠지만, 이걸로 계약 성립! 길을 막아선 건 미안했어. 자주 찾아와!"

그 말과 함께, 그 형상들은 사라졌고 안개가 사라졌다. 이내 주변에 빛을 내뿜는 생명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어둠을 만들어 내는 존재들이라... 정령임에 틀림없었다. 근데 그는, 그들과 계약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어둠을 별로 두려워 하지 않았다. 빛을 연구하기 위해서 낮에도 어두운 곳인 평온의 숲을 들어온 것도, 오히려 어둠을 연구함으로써 빛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어둠의 정령들을 상대로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오로라 대신전으로 향했다. 하지만 신전문 앞에서 마르스의 걱정스런 눈빛을 보니, 아.. 시간이 오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시간까지 안 들어오시길래 걱정했습니다. 무슨 일 있으셨나요?"

"아.. 그냥 길을 잃었다가 왔을 뿐이었습니다. 괜찮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마르스,"

"길을 잃었다고요? 항상 걷던 길이실 텐데 어떻게... 진짜 아무런 일도 없으셨습니까?"

"가끔 생각에 잠겨 걷다보면 길을 잃을 때도 있어서... 그 외엔 별일 없습니다. 시간도 늦었는데 들어가시지요. 날이 춥습니다."

걱정하는 마르스를 뒤에 두고, 하얀 마법사는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신전 내부로 들어갔다. 마르스는 미심쩍은 얼굴이었지만, 아무 일 없다는 데 자꾸 캐묻는 것도 불편할 것 같아, 그냥 자신도 따라 신전 내부에 들어갔고, 이후 하얀 마법사에게 푹 쉬라는 말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

.

.

한편, 카인과 아린은 하얀 마법사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났다. 우선 그들은 리프레에서 평온의 숲에 대한 정보를 수소문하고 있었다.

"평온의 숲이라... 글쎄, 이 근처에 숲이 많기는 하지만, 그런 숲은 잘 모르겠네. 더군다나 우리 하프링들은 마을 밖을 잘 나가질 않아서... 그런 곳이 있을지도 모르지."

하프링 촌장 타무르의 말이었다. 우선, 숲이 많다는 가능성을 믿고, 길을 나서기로 했다.

"아린. 괜찮은 거냐?"

지쳐 보이는 아린에게 카인이 말했다. 여린 몸으로 열심히 따라오는 그녀가 안타깝기도 했다.

"괜찮아. 내 걱정은 말고, 하얀 마법사나 찾자구."

그들은 용들이 서식하는 곳에 도착했다. 용들은 그들이 서식지에 도착하자, 그들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어우.. 눈빛 한 번 살벌하군. 참... 빨리 따라와. 여기 있다가 통구이가 되어도 모르겠다."

카인이 아린에게 말했다. 용들은 왠만해선 먼저 공격하진 않지만, 그들의 눈빛을 보아 그러지만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용의 둥지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지만, 어느 순간엔가 그들에게 둘러싸였다.

"아직 싸울 생각 없으니 비켜줄래? 우린 하얀 마법사를 찾아 나서야 되거든?"

카인이 용들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그들이 알아 듣는지는 의문이었다. 그 순간, 용들 사이에서 사람이 하나 나타났다. 그의 뒤엔, 다른 용과는 다르지만 뭔가 커다란 용이 있었다.

"하얀 마법사를 찾는다고요? 그는 왜...?"

용들 사이에서 나타난 그 사람이 미심쩍었지만, 카인은 부탁받은 내용들을 말하며 그에게 말했다.

"아아.. 그렇군요. 아. 경계는 풀어요. 용의 둥지에 아무렇지 않은 듯 오시기에, 드래곤 헌터인 줄 알고 용들이 기를 세웠던 거 뿐이니까."

그 사내는 검집에 손을 대며 노려보고 있는 카인을 보며 말했다. 그 또한 하얀 마법사를 찾기 위해 평온의 숲에 가본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를 찾을 수는 없었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자꾸 같은 길을 헤맨다는 느낌이랄까... 아, 평온의 숲은 용의 둥지 끝에 있을 거에요."

길을 잘 찾아온 것 같다는 생각에, 카인과 아린은 서로를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 사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그들은 용의 둥지를 벗어날 때까지 용들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게끔 해달라고 부탁했다.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듯, 그 사내는 자신의 용에게 말했다.

"알겠다. 내가 다른 용들에게 말해**."

그 용은 인간의 말로 그렇게 대답하고는, 알 수없는 언어로 다시 용들에게 말했다. 그러자 용의 경계가 완전히 풀리기 시작했다.

"인간의 말을 하는 군. 그런 용도 있었나? 세상엔 아직 신기한 것들이 많군."

"아. 라고는 오닉스드래곤이에요. 인간들과의 정신적 교감을 통해서 성장하는 특수한 드래곤이죠."

"그렇군. 하여튼 고맙습니다. 다음에 시간 되면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하하.. 뭘요. 그래도 좋으신 분이라 다행이네요. 그럼 살펴가세요."

사내와 작별을 한 후, 그들은 용의 둥지를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용의 둥지는 길었고, 여러 용들이 나타났지만, 그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 용들의 모습이 안보일 만큼 용의 둥지를 벗어나자,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다 온 것 같은데... 하지만 너도 지쳐보이고, 이만 쉬기로 할까."

그들은 어느 동굴에 들어가 잠시 몸을 쉬기로 했다. 아린은 매우 지쳐보였다. 카인은 모닥불을 피워 주변을 밝힌 후, 아린에게 차를 건넸다.

"그래도 용케 잘 따라오네. 힘들어서 그만두고 내뺄 줄 알았더니."

"그만두긴 뭘.. 이제 거의 다온 것 같은 데 뭐. 근데, 하얀 마법사는 진짜 오멘들이 세상에 나타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걸까?"

"글쎄, 가봐야 알겠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가 누군진 몰라도 그가 진정 그런 것을 해낼 수 있다고 믿기에 사람들이 더욱 찾는 것이지 않을까 싶긴 해. 앞서 용의 둥지에서 그 사내도 그렇고."

카인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그에 대한 소문은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전쟁과 기아, 고아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세계... 확실히 모르는 일이다. 아린 또한 그 말에 동의하면서,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아린이 뭔가 생각난 듯이 입을 열었다.

"저기, 용병. 우리 가족이 되지 않을래?"

"응? 갑자기 난데 없이 무슨 소리야?"

"아... 뭐. 우리 서로 이렇게 여행을 떠나면서 이래저래 든 정도 있고 해서, 또 나중에 누군가가 죽으면, 기억해주는 사람 하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싫으면 안해도 돼. 괜히 말했나 보다. 쉬어!"

아린은 당황했는지 배낭에서 침낭을 꺼내며 말꼬리를 흐렸다. 카인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가족... 이라.."

"아, 그냥 아빠같이 포근해서 했던 말이야. 새겨듣지마."

"나에게도 가족이 있어. 지금 잘 지내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카인은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아린은 추억에 잠긴 그를 보며 마음이 미안해졌고, 카인에게 잘 자라는 인사와 함께 잠을 청했다.

카인에겐 가족이 있었다. 엘린숲 근처... 어딘가에, 그는 페어리의 마을 근처에서 가족과 마주칠까 생각도 했었지만, 그냥 떠나온 자신을 원망할까 싶어 말 없이 떠난 것이다. 그는 밤 하늘의 별들을 보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

.

.

날이 밝고, 그들은 길을 나섰다. 용의 둥지를 벗어나서인지, 용들은 이제 거의 보이지 않았고, 다시 숲으로 진입했다. 숲은 조용히 벌레들이 우는 소리와, 새들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을 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또한, 해는 높이 떠 있는데, 오히려 나무들과 수풀들로 어둡기만 했다. 어두운 숲속을 걷다 보니 빛을 내는 생명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을 보니, 이곳이 평온의 숲이리라. 카인은 생각했다.

깊은 어둠 속에서 카인은 저 멀리 어딘가에서 무언가 빛을 내는 높이 솟은 건물이 보였기에 그곳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했다. 분명 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은데, 점점 가까워 지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그들은 거의 몇 시간을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고, 이윽고 카인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뭐야. 우리 길을 잃은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용병! 용병? 용병!"

"....무언가 필요한가... 그런데 이 길은 맞는 것 같은데... 뭐가 잘못된 거지... 혹시..?"

"길을 잃었잖아! 용병!"

아린이 크게 소리쳤다. 용병은 이내 정신이 들은 듯, 아린을 보았다.

"그나저나 여긴 왜이렇게 어두워..."

"여기 가만히 있어. 내가 혹시 다른 길이 있는지 찾아보고 올게."

"뭐야 그게... 여기 어두운데.. 혼자 두겠다고?"

"걱정마. 금방 돌아올테니까."

"도망가면 넌 내 총에 죽어!"

"알았어.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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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과 아린이 그들을 찾아 평온의 숲으로 들어온 그때, 하얀 마법사는 전에 만났던 어둠의 정령들을 만나고 있었다.

"제 연구를 도와줘서 감사합니다. 약속대로, 몸을 만들어 드리지요."

"와! 신난다! 우리야 말로 고마워!"

이내 정령들은 순간 빛이 나더니, 형태가 생겨났다. 하나는 여자로, 하나는 남자의 형태로.

"근데 우리의 이름은 뭘로 하지?"

"한쪽은 오르카, 한쪽은 스우가 어떨까요?"

하얀 마법사가 그들에게 옷을 건네며 말했다.

"오? 좋은 생각인데, 맘에 들어. 봐봐 스우! 우리에게도 몸이 생겼어!"

"그러네. 오르카."

"왜 또 시무룩해? 싫어?"

오르카가 토라진 듯 말했다. 스우는 조금 당황한 듯이 빠르게 말했다.

"아냐. 그냥. 아직 실감이 안나서."

"이제 우린 서로를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있어. 기쁘지 않아? 이제 더 재미난 것을 할 수 있겠는 걸?"

스우의 표정은 기뻐하는 오르카에 비해, 뭔가 슬픈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

"그런데... 오르카, 몸을 가진다는 게, 진짜 좋은 일일까?"

"무슨 소리야 스우, 너도 갖고 싶어 했잖아. 하얀 마법사라는 사람을 동경하면서."

"하지만... 이대로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아닌 것이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하여튼 스우는 걱정도 많아. 그렇기에 좋아하는 거지만. 복잡한 생각은 잊어버려."

오르카는 스우의 얼굴을 두손으로 감싸진 채 말했다. 얼굴이 너무 가까웠는지, 스우는 얼굴이 빨개졌다.

"하하하하하. 우리 스우 부끄럽구나?"

"놀리지마.. 아직 익숙지 않아서 그래. 근데, 오르카는, 우리 둘 중 하나가 육체를 가짐으로 해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할거야?"

"어휴... 그만하라니깐... 음... 뭐.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어. 스우가 없으면, 오르카도 없어. 오르카가 없으면, 스우도 없어. 영원히 나랑 함께 할 거지?"

오르카는 웃어보이며 스우에게 말했다. 스우는 이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응, 오르카가 좋으면, 스우도 좋아."

"그래, 그렇게 웃으라고 히히히. 웃으니 얼마나 좋아. 걱정따윈 나중에 하고, 우선 우리 몸이 생겼으니까 이것 저것 해볼 것이나 생각해."

하얀 마법사는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 육체가 생긴지 얼마 안된 것의 기쁨에 찬 그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순간, 어디선가 총성이 들려왔다.

"무슨 소리지? 이 근처에는 총기를 가진 사람이 없는 걸로 아는데? 무슨 일이지? 하얀 마법사?"

오르카는 의심의 눈초리로 하얀 마법사를 쳐다 보았다.

"글쎄요. 저희 일원은 아니겠지만, 불청객일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가볼 테니, 어디 몸을 숨기고 있으세요."

"왜? 왜 우리가 숨어야 되지? 저기 가면 안돼?"

"아직 몸이 만들어진지 얼마 안된터라 불안정합니다. 다치기도 쉽고요. 가만히 계시면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하얀 마법사는 오르카와 스우에게 그렇게 말해두고, 총성이 들려온 곳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곳엔, 오르카와 스우와는 전혀 다른, 어둠의 정령이 있었고, 거기엔 어린 소녀가 있었다.

"이런 커다란 오멘은 처음 봐... 이번에야 말로 부모님의 복수를..."

아린은 오멘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오멘에겐 아무런 피해도 없는지, 오히려 흥분하여 아린을 덮치려고 했다. 그순간이었다.

"사라져라!"

하얀 마법사는 빠르게 빛의 마법을 써서 오멘이 물러나게 하였다. 반대편에선 카인이 아린을 향해 뛰어오기 시작했다.

"너, 무슨 짓이야? 죽으려고 작정하기라도 했어? 상대가 강한 줄 알면, 도망이라도 치라고!"

카인은 놀란 가슴을 부여잡으며 아린을 질책했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아린은 먼 곳을 쳐다보는 듯 했다.

"하하... 그러게. 근데 아까 그 빛은 뭐지?"

"괜찮으십니까?"

하얀 마법사가 그들 앞에 나서며 말했다. 카인은 그의 침착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하얀 마법사를 쳐다 보았다. 지적인 눈빛과 하얀 머리... 그는 드디어 하얀 마법사를 찾은 것이다.

"하얀 마법사인가? 우리는 널 찾으러 왔어."

"저를요? 무슨 이유인지..? 우선, 잘 찾아오셨군요. 저와 같이 걸으면서 얘기하시죠."

하얀 마법사는 카인과 나란히 걸으며 오로라 신전으로 향하며, 카인이 찾아오게 된 배경과 그가 여기까지 오면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들었다.

"... 그런 일이 있었군요... 페어리들에게 그런 일이 있다니... 인간의 욕심은 진정 끝이 없는 것일까요...?"

"내가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은 그게 아니야. 내가 듣고 싶은건!"

카인은 순간 말을 멈추었다. 카인은 그저 용병으로서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 하얀 마법사를 찾으러 나선 것이지만, 그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훨씬 이롭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런데 그걸 왜 이런 곳에 혼자 틀어 박혀서 연구라는 것만 하고 있느냐. 라는 질문, 하지만 그는 그 질문의 학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속으로 삼켰다. 하지만, 하얀 마법사는 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입을 열었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 명심해야 할 건, 저 혼자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앞의 신전이, 저만을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뭐?"

자신의 속내를 완전히 들키기라도 한 듯, 카인은 당황하며 말했다. 그 순간, 뒤에서 아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다려! 용병! 그리고 하얀 마법사! 뭐 이렇게 걸음들이 빨라... 사람 숨 넘어가겠네 진짜!"

"하하하.. 죄송합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곳인, 오로라 대신전입니다."

그들은 이내 숲을 지나 계속해서 보면서 오던 커다란 신전에 도착했다. 그들은 신전안으로 향했고, 신전의 문 앞에는 마르스가 서있었다.

"마스터... 이 사람들은 대체?"

"저를 찾아오신 손님분들입니다. 마르스. 이분들에게 당분간 지낼 공간을 마련해주시지요."

"네, 알겠습니다... 손님들, 이쪽입니다."

탐탁치 않아 보이는 마르스의 표정과 함께, 카인과 아린은 마르스를 따라갔다. 신전 내부는 밝았고, 여기저기 방이 많은 것 같았다. 마르스는 얼마 걷지 않아 방 하나의 문을 열고, 그들을 들여보냈다.

"마스터 님의 손님이라니까 어쩔 수 없지만.... 저 끝의 방에는 가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마스터께선 한창 빛의 연구의 막바지에 이르신 모양이라, 외부인의 출입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거든요."

"네, 감사합니다. 저흰 이제 좀 쉬겠습니다. 들어가시지요."

카인은 마르스를 보며 말했다. 그러자 마르스는 여전히 탐탁치않은 듯, 눈살을 찌푸리며 문을 닫고는 나갔다. 그가 나가고 발걸음이 완전히 멀어지자, 아린이 안도의 한숨을 팍 쉬며 말했다.

"어휴. 학자 아니라고 고지식하긴. 정말.. 답답해서 못 지내겠네!"

"하하... 학자들이 연구하는 공간에 불쑥 찾아온 불청객이니까. 어쩔 수없지. 신경쓰지마."

카인이 짐을 풀어 놓은 뒤 아린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아린이 문득 생각난 듯 카인에게 말했다.

"아! 맞다 그러고 보니.. 용병! 이거 혹시 전해줄 수 있을까? 아까 생각이 안나서, 미처 주질 못했어."

아린은 배낭에서 무언가를 꺼내 카인에게 건넸다. 뭔가 으스스한 기운이 넘치는 물건이었다.

"그거.. 아까 오멘이 사라지면서 남겼던 흔적 같은 거야. 하얀 마법사는 빛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니, 그걸로 뭔가를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군. 한 번 얘기해 볼게."

카인은 오멘의 잔해를 가지고 방을 나서서 마르스가 가지말라고 했던 방의 문을 두들겼다.

'안에 아무도 없나?'

"무슨 일이시지요?"

들려오는 목소리는 하얀 마법사가 아닌 마르스였다. 그는 여전히 그에게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아, 그게 하얀 마법사에게 전해줄 물건이 있어서..."

"제가 아까 전에 말씀드렸잖습니까... 마스터께선 연구의 막바지에 다다른 참이라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고요. 방해하지 마시란 말입니다.."

"뭔가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것 같은데..."

마르스는 그 말에 카인이 들고 온 것을 보았고, 이내 눈살을 찌푸렸다.

"뭡니까? 이 기분나쁜 물건은? 하..."

"어둠의 몬스터에게서 나온 것인데, 혹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 뭐.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마스터께선 아마 대신전의 옥상에 있을 겁니다. 혼자서 숲을 산책을 하시거나, 아니면 옥상에서 사색에 잠기는 일이 많거든요."

카인은 마르스에게 감사를 표하고,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라갔다. 옥상은 밤하늘의 별빛이 쏟아지고, 조용히 바람이 불어 생각에 잠기기 좋은 곳이었다. 멀리 비치는 오로라를 보고 있는 하얀 마법사는, 무슨 생각에 잠겨있는지 알 수 없었다. 카인은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 하얀 마법사?"

"음? 아... 당신이군요. 무슨 일이시죠?"

"일행이 이런 물건을 줘서, 혹시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갖고 왔는데, 한 번 보겠어?"

카인은 그에게 오멘의 잔해를 건넸다. 그러면서, 아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말했다.

"..그렇군요. 긴박한 상황에서도 그녀의 침착함은..."

"그나저나 날도 추운 데 밖에서 뭐하는 거야? 다른 사람들 걱정하겠다."

"이 곳은, 빛과 어둠을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이지요. 여기만큼 좋은 곳도 없고요. 빛은 어둠을 깨야 나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둠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 의문에 답할 수 있겠습니까?"

"글쎄, 그건 모르겠는데?"

"당신은 신을 믿습니까?"

"갑자기 무슨 사이비교주같은 소리야...?"

"신을 믿지 않는다면,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자신의 힘? 돈? 권력? 그것도 아니라면, 결국 무엇을 믿겠습니까?"

"글쎄... 난 나의 신념은 믿지. 가끔 나의 행동에 후회할 때도 있지만 말야."

"아무래도, 자신의 신념을 믿는 사람이 많겠죠. 자신의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러한 신념을 믿고 행동을 하여서 후회가 없을 삶을 산다면..."

"하하하..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뜬금없이 신이니, 신념이니..."

"그겁니다. 전, 이 세상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공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하여, 빛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지요. 저는 여러 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범하지는 않지요. 저는 이 세상의 모든 진리의 끝에 닿아, 저 스스로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군... 근데 그게 어둠의 근원과 무슨 관계이지?"

"아까도 말했듯이 빛은 어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요. 어둠의 근원을 알게 되면, 그로부터 빛을 더욱 뿜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겠지만... 어둠의 근원을 아는 것이, 꼭 빛을 만들어내리라는 보장은 없잖아?"

"어둠이 많으면 많을 수록, 빛은 더욱 돋보이는 것이지요. 때문에 빛에 대한 연구 못지 않게 어둠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그 아이가 가져온 이 물건 또한, 그 근원을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감사합니다."

그 말을 마치고, 하얀 마법사는 추우니 이만 내려가자는 말을 했다. 빛과 어둠의 연구는 동시에 이루어 져야 한다라... 진짜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이 어둠 속에서 빛을 꺼낼 수 있긴 하겠지. 카인은 그가 그리 위험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의 눈은 여전히 지적이고 선했다. 때문에 카인은 오로라신전에 머물면서 하얀 마법사의 연구를 조금씩 도와주기 시작했다.

.

.

.

하얀 마법사의 연구를 도와주면서, 오로라신전의 사제들과 마르스는 카인을 마치 종부리듯 심부름을 시키기 시작했다.

"어이 거기 용병양반!"

"누구...더라?"

"이름 정도는 기억해주세요 좀... 비어완이라고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딸내미만 보느라 주변에 관심이 너무 없는 거 아닌가요? 그래... 나도 아내와 자식들이 있었지..."

"뭐야. 용건 없으면 바쁘니까 나중에."

"아! 제가 발광박쥐라는 생명체를 연구하고 있는 중인데 그것이 어떻게 빛을 내는지.... 그 빛을 내는 물질을 가져다 주실 수 있을까요?"

"뭐야? 너네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맨날 나만 시키고."

"쿨럭쿨럭. 그게 저희는 학자라 박쥐들에게 막..."

"어휴... 그러면서 무슨 연구를 하겠다고.. 알겠다. 금방 갔다 올게."

숲은 빛을 내는 생명체들로 가득했지만, 발광박쥐를 찾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그들을 해치운 후, 빛을 내는 물질을 가져왔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매우 빠르시군요. 아. 마르스님께서 아까 찾으시는 것 같던데, 한 번 가보시죠."

"에효. 무슨 니네들은 하인들이라도 고용하지 나만 부려먹냐."

"하하하.. 학자가 무슨 돈이 있습니까. 전부다 여기저기서 받는 지원금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지요."

비어완은 머쓱한 듯 말했다. 카인은 그를 떠나 마르스의 방을 찾았다. 그는 뭔가 불안해 보였다.

"어이, 불렀다면서? 무슨 일이야?"

"아, 당신이군요. 저도 빛의 연구를 하는 참인데, 저기 숲에 있는 글라시움을 건드렸다가 그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긴 한데... 근데 글라시움이라면 그 돌덩이 말하는 거 아냐?"

"네, 제가 그 것을 연구하려고 돌을 찍는 순간, 거기서 빛의 정령들인지 새어나와 저를 공격하더군요. 급히 피했지만."

"그래서? 내가 그걸 물리쳐 달라?"

"말하자면 그렇지요. 거기서 글라시움 조각을 조금 가져오시면 더 좋겠구요. 용병인데 힘쓸 곳이 있는데 힘을 쓰셔야죠 암."

"어휴. 너는 진짜 시간이 지나도 마음에 안든다. 알겠다. 갔다 올게."

카인은 다시 신전 밖으로 나와, 빛나는 광물 앞에 섰다. 곡괭이를 들고, 그것을 찍으려고 드는 순간, 빛의 정령들이 새어나왔다.

"아으 눈부셔. 너희에게 원한은 없지만, 조금 주렴!"

빛의 정령들은 그를 일제히 공격하기 시작했으나, 그는 그들을 기절시키고 광물을 캐냈다.

"어휴... 진짜 이것들은 연구에 미쳐버린 종자들 같구만. 제대로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무슨..."

카인은 투덜거리며 글라시움 조각을 들고 신전으로 들어갔다. 마르스는 기쁜 듯했지만 여전히 표정이 어두웠다.

"왜? 너무 작아? 더 가져와야 돼?"

"아... 그게 아닙니다. 제가 오늘 아침에, 일행분이 하도 마스터를 뵙게 해달라고 하면서 빨리 빛의 연구를 끝내달라고 하기에 질책한 게 마음에 걸려서..."

"아린에게 뭐라고 했기에?"

"마스터는 일행분을 만나고 할 만큼 한가한 분이 아니다. 그는 이제 빛의 연구를 끝내가고 있기에, 방해말고 썩 꺼지라고.."

"에효... 넌 입이 문젠 거 같다 할튼... 그래서 뭐 어쩌게?"

"제가 가긴 그렇고, 당신이 이걸 전해줄 수 있겠습니까? 어린 애들은 이런 것을 좋아한다는 군요."

"뭐야... 이 이상한 사탕은? 알겠어. 말해**."

카인은 마르스에게 안심하라고 말한 뒤, 아린의 방 앞에 도착했다.

"아린, 자?"

방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인기척이 없었다. 무슨 일이 있나? 카인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내 그는 문을 열어제치고 안에 들어갔다. 방안에는 방금 써놓은 듯한 편지가 놓여 있었다.

'하얀 마법사는, 우리가 생각한 것 만큼 세상을 밝게 만들어 주는 사람이 아닐 것 같아. 마르스 아저씨의 말을 들어보니, 그냥 연구에만 매진한다고 다른 것이 간섭하는 것을 되게 싫어 하는 것 같은데, 용병은 좋아하는 것 같더라. 몰라, 난 그냥 여기를 떠나서 어둠을 물리칠 방법을 알아보겠어. 그럼, 잘있어. 용병.'

"이 무슨.... 아린!"

문을 박차고 나가자, 밖에서 걱정하고 있었던 마르스가 그를 보며 말했다.

"무슨 일인가요? 혹시?"

"그래, 여기를 떠났어! 지금 너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만, 우선 애를 찾는 게 급해!"

카인은 급히 신전 밖으로 나갔다. 어디로 갔는지는 모른다. 아린이 무사할까. 머릿속엔 온통 그 생각 뿐이었다. 가족... 어쩌면 그는 딸이기도, 좋은 친구이기도 한 존재였다. 숲을 지나면서 보니 빛을 내뿜는 생명체들은 온데간데 없고, 오멘들이 득실댔다. 오멘들이 많다니? 그는 혹시나 아린이 그들 사이에 있는지를 빠르게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아린은 그들 사이에 있었고, 기절해 있었다. 카인은 오멘들을 빠르게 지나쳐, 아린을 구해냈다.

"아린! 정신차려! 아린!"

"용병... 도망쳐.. 여긴... 하얀 마법사는..."

아린은 다시 정신을 잃었다. 그녀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녀를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는 게 우선이었다. 카인은 그녀를 업고 다시 신전으로 돌아와 걱정스런 눈빛으로 서있는 마르스를 안심시킨 후, 아린을 데리고 침대에 눕히고, 한동안 깨지 않는 그녀 곁을 지키면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대체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이 신전이, 하얀 마법사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한참을 생각하던 카인은, 이내 한 생각을 해냈다.

여기는 유난히 어두운 것, 몇 년 전부터 오멘이 발생하고, 하얀 마법사가 연구를 시작한 것도 시기가 거의 동일한 것, 또한 마지막으로... 그가 카인 일행이 하얀 마법사를 찾아왔을 때 옥상에서 나누었던 대화들... 아무래도, 하얀 마법사는 위험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들자, 카인은 급히 방을 나서 마르스를 찾았다.

"무슨 일이시죠? 아이는 깨어 났나요?"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야. 하얀 마법사는 지금 당장 연구를 멈추어야 해. 하얀 마법사는 어디있지?"

"마스터께선 지금 연구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당신조차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내 말 안들려? 지금 당장 하얀 마법사는 연구를 멈추어야 한다고!"

"밖이 소란스럽군요."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하얀 마법사의 목소리였다. 그런데, 이전의 침착하던 목소리가 아니라, 뭔가 무겁고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목소리였다.

"제 연구는 실패했고, 동시에 성공했습니다. 궁극의 빛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마.. 마스터? 그게 무슨?"

"하지만 궁극의 어둠은 존재하죠. 그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마스터, 실망하실 필요 없습니다. 안색이 안좋아 보이시는 군요. 좀 쉬시지요."

"비어완! 안돼! 피해!"

마르스는 비어완을 감싸며 말했다.

"이미 늦었어!"

빛으로 빛나던 신전은 순식간에 어둠이 엄습했고, 그들은 정신을 잃고 모두 쓰러졌다.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하지만 여전히 어둠은 그대로였다. 깨어난 카인은, 주변을 살폈다. 마르스와 비어완은 아직 기절한 상태였지만, 그는 그들에게 말을 걸었다.

"누구... 시지...? 아. 용병이시군요.... 하하하... 인생은 알 수 없군요... 빛을 연구하는 사람이, 빛의 마법사에게 빛을 잃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 데요...."

비어완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가족들을 내팽개 치고 연구를 한 결과가 이러한 꼴이라니... 미안해.... 케이트... 아직 태어나지 못한 아이에게도..."

"아직 죽진 않을 거야. 괜찮을 거야.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카인은 비어완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런 말을 했지만, 비어완은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하하.... 오멘의 잔해를 보았을 때,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느꼇지만... 늦었군요... 죄송합니다. 지금이라면... 그를 막을 수 있을 지도...."

마르스는 카인에게 매달리는 듯이 말했다. 끝까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도 그 희망으로. 길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희망은 쉽게 부서지는 것일까. 신전 밖으로 나서자, 주위엔 연구원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들 만이 보였다. 그들의 숨은 이미 옅어져 있었다.

"전부... 죽여 버렸나? 자신을 따르던 사람들을 모두? 너가 말하던 이상이라는 게... 이런 것이었나?"

숲을 향해 나서는 순간, 빛을 내뿜는 생명체들은 눈을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고, 오직 어둠으로 가득한 생명체들 만이 그의 앞을 막고 섰다. 카인은 그들을 헤치고 길을 뚫으려 하자, 이내 어둠으로 가득한 생명체들은 물러가고, 앞에는 빛의 결정체가 보였다.

"이건...?"

하얀 마법사가 항상 지니고 다니던, 빛의 결정체... 하얀 마법사는, 자신이 갖고 있던 마지막 한 줄기의 빛마저도 버리고 무엇을 찾으러 갔다는 말인가... 더 앞으로 나서기는 두려웠다. 하지만, 막으려면 지금 뿐일지도 모른다.

"하얀 마법사! 어디있나! 지금 당장 나와!"

하얀 마법사는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가 알던 하얀 마법사가 아니었다. 이미 그는, 광기어린 눈빛을 갖고 있었다.

"하하... 마지막으로 한 번 보고 싶었어. 하얀 마법사. 아니, 지금 모습을 보니 그렇게 부를 수도 없겠군. 검은 마법사."

하얀 마법사는 그를 보며 조소를 보냈다.

"절 막으시려는 겁니까? 지금 그럴 수 없다는 건... 본인이 더 잘 아실 텐데요?"

"그래. 나도 널 막을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어. 와라. 도망칠 생각은 이제 없으니까. 너에게, 친구로서, 잊지못할 기억을 선사해주지."

카인은 검을 고쳐잡았고, 하얀 마법사는 자신의 지팡이도 필요 없이, 맨손으로 그를 맞았다.

.

.

.

한편, 신전 안에서 아린은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항상 밝게 빛나던 신전은 어느샌가 어두워져 있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린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서... 설마... 용병?!"

아린은 방을 나서 카인을 찾기 시작했다. 방을 나서자, 쓰러진 마르스와 비어완이 보였다. 마르스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고, 비어완은 아직 숨은 붙어 있는 듯 했다.

"용병.. 말씀이신가요... 모릅니다... 하얀 마법사는... 이제 막을 수 없는 존재일지도..."

아린은 신전 밖을 나섰다. 연구원들이 여기저기 쓰러져 있었다. 빛을 내뿜는 생명체들이 그들을 감싸긴 했어도, 그들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았다. 빛을 내뿜는 생명체들은 아린이 무엇을 찾는 지 알기라도 하듯, 카인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용병..."

카인은, 고개를 들 힘도 없어 보였다. 그는 아린을 보며 살며시 미소지었다.

"나보고는 목숨을 아끼라며! 상대가 강한 줄 알면 도망이라도 치라며! 용병은 대체 뭔데! 왜 그래야만 했는데!"

아린의 말에, 카인은 힘없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접혀진 종이 하나를 꺼내 아린에게 건넸다.

"'하얀 마법사, 아니 검은 마법사가 세상을 파괴할 것이다. 메이플 월드 전지역에 경고를 알려다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야! 용병! 네 몸이나 잘 간수하라고!"

카인은,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으며 아린의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고는, 숨을 거두었다.

"용병? 용병?! 죽으면 안돼! 용병!!!!!!! 날 두고 가지마... 용병!!!"

아린은 카인의 시체를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하지만 카인은 힘없이 흔들거리기만 할 뿐, 더이상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이내 마음을 추스른 아린은, 카인의 유언이 적힌 쪽지를 들고, 일어섰다. 그녀의 옆에는, 하얀 마법사가 지니고 다니던 빛의 결정체가 있었다. 그녀는 조금 꺼림칙하긴 했지만, 우선 그 결정체를 오로라신전에 가져다 주기로 했다.

"이게... 뭐죠? 빛의 결정체...? 아... 검은 마법사가 들고 다니던... 이건 제가 엄중히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당신은, 어디로 가시나요?"

숨이 돌아왔는지, 비어완은 그녀에게서 빛의 결정체를 받아들고는 물었다.

"그의 유언을 받아들여야죠. 어딘가에 있을 그의 의지를 이어 받을 아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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핳...?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십니다... 우선 하얀 마법사... 를 넘 오래 끈 것이 아닌가 싶긴 한데.... 오래 끌려고 그런 게 아니라 제가 요새 기술 배우고 뭐하고 하다 보니... 이래저래 바빠서... 겜도 접할 시간이 잘 없어요...  일상이 우선이긴 하죠.. 안 그래요? 이제 여기까지가 프롤로그... 가 아닌가 싶긴 합니다만. 또 넣어야 할 내용들이 많다 보니.. 머릿속도 좀 복잡하네요. 요번은 하얀 마법사 편을 끝마치려다 보니 이전 보다는 길기도 하고... 또 오랜 기간이다 보니... 하하... 필력은 여전히 안 좋지만, 가끔 끄적이면서 다시 시작할 게요..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밭일가요 Lv. 262 엘리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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