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미하시그] 진짜와 가짜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시크릿레어

추천수4

본 유저수1,701

작성 시간2017.08.17

진짜와 가짜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 순간, 이 세상은 아직 미완성인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이곳은 진짜가 되겠지요.」
 
누군가 말을 건넸다.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건 누군가를 찾았지만,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것은 어린 소녀의 목소리였다.

'저는 누구인가요? 그리고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는 목소리의 주인에게 묻는다. 나의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퍼졌다. 

「당신은 이제부터 '시그너스'입니다. 당신의 기억은 조금 있으면 완전해지겠지요.」

'시그너스......?'

나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처음 듣는 이름이었지만 그것은 틀림없이 나의 이름일 것이다.

「저는 이곳을 만든 자. 검은 마법사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이 세계는 검은 마법사라는 자를 위해서 이곳을 만든 것인가.

「제 이름은 루시드.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다'고 느낀 짧은 순간이었다.

기억이 돌아왔다. 아니 완전히 만들어졌다. 믿기진 않지만 이건 있었던 기억이 돌아온 것이 아니라 마치 제 3자가 보는 시점의 기억처럼 되어 있었다.

그것은 분명 나의 기억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뜻은 나는 진짜 시그너스를 본따 만든 허상.

이 세계가 완성되는 순간, 세계는 거짓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라고 하는 존재조차도 거짓으로 가득 차 만들어진 것.

살아있다. 라니 그것은 나에게 과분한 말이었다.

「후우.......역시 저라도 이건 조금 힘드네요.」

루시드라고 하는, 소녀의 모습을 한 이 세계의 창조자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자아, 이제부터 이곳은 당신의 세계입니다. 시그너스 여제님.」

나에게 자신이 만든 세계를 넘긴 그녀는 웃으며 말한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잘 알고 있을 거예요. 검은마법사님을 위해서 당신은 시그너스가 되는 겁니다.」

......해야 할 일은 잘 알고 있다. 머릿속으로 모든 정보가 들어오고 있었다. 

"우선, 제가 이곳에 만들어진 기념으로 '진짜' 시그너스에게 인사를 해야 겠지요."

루시드는 만족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부터 시작이네요. 후훗.」

그렇게 거짓된 미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짓된 세계가 진짜를 만났다. 소녀는 놀란듯이 나를 보고 있다.

"당신은 누구세요?"

나와 닮은 소녀는 나와 같은 음색의 목소리로 묻는다.

"저는 당신의 미래. 멀지 않은 미래에 검은 마법사의 힘으로 모든 세계를 전부 얻게 될 것입니다."

그 말은 들은 소녀는 슬퍼보였다. 그러나.......

"아니요. 저는 당신처럼 되지 않을 거예요."

소녀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분명, 소녀는 자신의 미래를 보고서 불안한 기색이었지만 소녀의 눈은 심지가 굳었다. 확신이 새겨진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이 정도면 됐어요. 모든 준비는 끝났으니까요.」

루시드는 나에게 돌아오라고 말한다. 아직 하고 싶은 말들이 더 있었지만 이 이상의 대화는 필요없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는 건가.

"검은마법사는 절대적입니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그를 막을 수는 없어요."

정말 짧았던 만남을 뒤로 하고 소녀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하나 해주고서 나는 다시 나의 거짓된 세계로 돌아갔다.

"여제님. 이제야 돌아오셨군요. 기사단장들과 기사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건, 그 소녀의 기억 속, 미하일이라는 남자의 목소리였다.
 
분명 여기에 있는 그도 허상의 존재다. 그뿐만 아니라 이 세계의 모든 이들은 전부 나와 같은 허상의 존재일 것이다.

루시드라는 소녀의 힘은 실로 굉장한 것이었다. 눈 앞에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과 몬스터들은 정말로 존재하고 있었다. 

분명, 모든 것은 거짓된 허상인데도.

"여제님?"

미하일이 나를 다시 한 번 불렀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지는 잘 알고 있으니 어서 그들을 만나러 가야겠네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는 길을 안내하며 말없이 내 곁에서 걷고 있었다.

"...미하일,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계십니까?"

길을 걷던 도중에 그에게 물었다. 쓸떼없는 질문이었지만 그럼에도 그의 대답이 궁금했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제님을 지키는 빛의 기사단장이며 여제님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미하일은 정말로 미하일 답게 대답했다. 

"그렇지만 그건 정말 당신의 생각이 아니잖아요?"

말도 안되는 트집일 수도 있는 내 말에 그는 당황한 듯이 발걸음을 멈추고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아닙니다. 저는 여제님의 기사......."

"그건, 진짜 미하일이지 당신이 아니예요. 알고 계신 건가요? 당신뿐만 아니라 저도 그리고 다른 이들, 그리고 이 세계 전부.......거짓으로 가득찬 허상이란 말이예요."

미하일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을 나에게서 돌렸다. 그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하일은 그 누구보다 여제를 아끼고 언제나 그녀를 소중히 지킬 수 있는 그녀의 기사이지만 그것은 분명 진짜 미하일의 모습. 그렇다면 내 눈 앞의 있는 그는 그저 그의 모습을 본따 만든 허상에 지나지 않지.'

나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그저 허상일 뿐이었다. '살아있다' 라는 말이 과분한 존재.

남의 것을 전부 빌려와서 거짓과 함께 만든 기억과 진짜 세계에는 존재할 수도 없는 허상의 몸.

그럼에도 그 기억에 매달려서 나는 그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 그에게 무엇을 듣고 싶었던 것인가.

"제가 진짜가 아니라도, 여제님이 진짜가 아니라도, 저의 생각마저 제 것이 아니라도, 전부 거짓과 허상뿐인 세계라면 분명, 저는 미하일로 살아있는 것이겠지요."

미하일이 다시 나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을 말하는 것 같았다.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나는 그에게 되물었다.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그저 존재한다. 라고 보는 것이 옳은 것일 수도 있지만 저는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저도 여제님도 그리고 전부 다."

내가 생각해 온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그렇기에 좀 더 듣고 싶었다.

"그렇지만 이런 것이 살아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거짓과 허상은 절대로 진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살아있다는 건 우리에겐 과분한 것입니다. 살아있다. 라는 것은 진짜에게만 어울리는 말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나의 생각을 처음으로 말했다. 이런 대화를 하는 것도 진짜의 생각과 감정 덕분일 것이다. 

내가 다시 돌아왔을 때, 미하일이 처음으로 맞이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진짜가 아니더라도 괜찮치 않을까요? 허상이라도 거짓이라도 지금 저는 이렇게 존재하면서 진짜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믿음이라는 것을 그는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찾고 싶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이 세계에 태어나 처음으로 느낀

살아있다.

라는 감각을 믿고 싶어서 이렇게까지 부정한 것일지도 모른다.

"미하일, 그렇다면 저는 이곳에서 시그너스라는 에레브의 여제로 있어도 되는 걸까요?"

나의 목소리가 떨고 있었다. 조급하게 대답을 재촉하는 듯이 나는 그에게 묻는다.

"물론입니다. 저는 당신의 기사니까요."

미하일이 긍정한 것만으로도 나는 살아있다는 그 감각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진짜 시그너스의 생각과 감정에 매달린 끝에 얻은 답이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살아가는 것이겠지. 이 거짓된 허상 속에서 다른 허상들과 마찬가지로 나의 역할을 다하며 살아간다.

진짜가 있기에 가짜가 있어서, 그저 존재하기만 해도 가짜는 또 다른 진짜가 되어있는 것이라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나쁘지 않겠지.

나의 거짓되고 허상의 세계에서 나와 같은 허상의 미하일을 만나 대화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 

그리하여 겨우 이 삶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후희없이 나의 역할을 끝마칠 수 있게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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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문은 최고입니다!

미하일×시그너스 소설을 쓸 때, 미래의 문은 정말 좋은 소재라서 저는 영 좋지 않은 필력을 끌어다가 소설을 계속 쓰고 있습니다.

이번 미하시그 소설은 레헬른에서 나온 방독면의 스토리 보고서 미래의 문 시그너스 여제님이 생각이 나서 여제님이 자신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을 글로 적어보았습니다.

덤으로 미하일을 추가하여 넘나 좋은 커플 대화를 그리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은 느낌입니다ㅠ

게다가 주제가 너무 심오해서 글 쓴 저도 이렇게 써도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잘 부탁드립니다. (돌은 던지지 말아주세요...)

이제 방학 버프가 끝나가는 시기라서 글 한 번 올리고 갑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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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 캐릭터 아이콘시크릿레어 Lv. 257 제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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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캐릭터 아이콘아란느님짱짱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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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릭터 아이콘차칸곰돌잉 2017.09.11

    재밌어요 담편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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