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메이플스토리: 더 패러독스(23)-마지막 결전(중)
생체 반응 확인, 신속히 제거 요망. 위험등급 s. 신속히 제거 요망.
슈우웅...
"우왓!"
하늘에서, 고철 덩어리 같은 것이 투하되기 시작했다. 저것이 바로 스우의 능력일까? 제법 크기가 나가고 중량도 있어보이는 물체들이다. 이걸 한번이라도 직격했다간 제대로 당하겠지. 일단 하늘을 주시하면서 상대하도록 할까?
지지지직....
"응? 뭔가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데..."
"밑 보세요! 밑!"
메시어가 한 순간 밑을 보자, 자신 밑으로 고압 전류가 흘러 자신에게로 다가가기 일보 직전임을 깨달았다. 메시어는 당황해서 뒤로 물러서나, 페이러의 외침이 들렸다.
"뒤 조심! 뒤!"
뒤에는, 거대 안드로이드가 수직 낙하하고 있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거대 안드로이드에 입이 쩍 하고 벌어진다. 일단 뒤로 가는 것을 멈춰 안드로이드에 짓눌리는 것은 피했다. 그러나... 아직 문제는 남아있다.
"지지지지지.....이익..."
"미치겠네..."
밑에는 전류가 흐르고, 전류를 피하기 위해 밑을 보면 위에선 낙하물이 떨어지고 있다. 정신 없다. 왠지 더 정신없어진 것 같다. 이래선 함부로 다가갈 수가 없다.
".........아오, 그나저나 이 고철들이 계속 쌓여가니 곤란.... 하진 않겠네."
메시어는 떨어진 잔해들을 발판 삼아 올라갔다. 그리고 그 순간, 전기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잔해로 이루어진 발판 위에는 전류가 통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잔해들은 투하 공격을 할 때마다 계속해서 쌓여간다. 그렇다면, 잔해들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전기 공격은 점차 상쇄되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러면 굳이 밑을 보.지 않고 상대하는 것이 가능해지니. 훨씬 수월하게 공략이 가능하다.
"..............."
"이제 전기공격은 소용없을 테니, 좀 편해지겠지?"
"..... 발사."
"뭐?"
그 순간, 하늘에서 초록색 빛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광선이 수직으로 발사되어 바닥으로 쏘아졌다. 메시어는 광선이 몸에 닿기 직전에 간신히 옆쪽으로 굴러서 피했다.
"낙하물에, 전기장판에 이어 이번엔 레이져야?"
"으음... 하나 더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스우에게서 무언가 구체같은 것이 나오더니, 그대로 벽에 튕긴다. 마치 당구의 3쿠션 같이 사방팔방으로, 튕겨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 구체는 더욱 커지기 시작하며 튕겨졌다.
"..... **, 한 번에 하나만 할 것이지. 힘들어 죽겠네."
"길이 스스로 생성되기를 바라는 건 힘든 것 같네요. 그렇다면, 억지로 여는 수밖에. 이러면 제법 마나가 많이 들겠지만.... 뭐, 그런 거 따질 때는 아니겠죠?"
"...... 그거 쓰려고?"
"예, 그겁니다. 셋 세면 그냥 돌진하세요. 하나.... 둘.... 셋!"
페이러는 손을 치켜들더니, 그 순간, 갑자기 떨어지던 물체들이 일제히 멈추고, 벽으로 튕기던 구체도 멈췄다. 그리고, 바닥으로 쏘아지던 레이저는 방향을 틀더니 벽으로 발사되기 시작했다. 페이러는 이 방 전체에 마나를 흩뿌려, "박탈"을 발동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 틈을 타서, 메시어는 아무런 방해 없이 스우에게 돌진했다.
"하앗!"
"........."
그러나, 눈이 있는 이상 일직선 돌진을 못 피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스우는 몸을 옆으로 돌려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갑자기 오른발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느꼈다. 그가 다리 쪽을 보자, 다리에는 전선의 줄이 묶여있었다. 그리고 곧 이어 다른 쪽 발이 똑같이 전선줄로 묶였고, 이어 스우에 등에는 무언가가 닿는다. 그것은 바로 뭉쳐진 잔해들. 그리고 뭉쳐진 잔해들이 곧바로 스우에 하체를 완전히 파묻어, 옴싹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
스우는 눈에서 안광을 내며, 자신의 주변으로 역중력장을 발생시켜, 다리에 뭉쳐진 잔해들을 치워내려고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자신 주변으로 역중력을 발생시켜 잔해를 치워내려고 했다면, 그건 큰 오산이 아닐까 싶네요. 제 능력은 본디 마법을 빼앗는 능력이지만, 마법 그 자체를 자신의 소유로 만들어 자유롭게 조종할 수도 있죠. 전 그 컨트롤에는 도가 텄고요. 그러니까. 비마법체를 마법으로 속여서 쓸 때에는, 염력이 된다는 뜻입니다. 중력의 힘으로 염력을 떨쳐내긴 힘들걸요."
".......!!!"
"아, 물론 앞에서 말했다 시피, 텔레포트 사용도 안됩니다. 제가 막고 있거든요. 텔레포트의 소유권을 뺏어서."
"하아앗!"
기합소리와 함께, 메시어의 검이 빠르게 스우의 옆을 베고 지나갔다. 검에 베여진 다음 순간, 일제히 스우의 공격이 멈췄다. 레이저도, 구체도, 물체도 일제히 소환을 멈춘 채. 그리고, 스우는 몇 초 서있나 싶더니, 이내 무릎을 꿇고, 그대로 앞으로 쓰러져 버린다. 쓰러져 버린 스우 앞으로, 메시어와 페이러가 다가간다.
".......끝났나."
"예, 뭐 그런 것 같네요. 움직이지도 않고."
"이제 블랙헤븐도, 끝이겠지."
".........."
그러나, 페이러에게는 아직 끝이 아니다. 일단 블랙헤븐 공격이란 목적은 같을 지 언정, 그에게는 또 하나의 임무가 있었다. 스우를 빼돌려야 하는 임무. 그러나, 지금 스우를 빼돌리려면, 반드시 메시어가 방해가 될 것이다. 게다가, 우산의 비행 기능은 고장나고, 자신의 마나 또한 꽤나 소실되어 장거리 텔레포트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 그 전에, 메시어를 쓰러트릴 수 있는 지도 의문이다. 스우를 한 방에 죽이진 않았기 때문에 다행이지만, 페이러로서는 지금 상황이 꽤나 난감한 것이다.
'.... 어쩌지? 전면전은 사실 승산도 없고, 저 자는 꽤나 강하다. 솔직히 러스펠 정도가 와도 쓰러트리기 힘든데.... 후일을 도모할까.... 아니면...."
페이러는 천천히 메시어의 뒤로 접근했다. 메시어가 스우에 완전히 정신이 가 있어서, 페이러의 등 뒤 접근은 눈치채지 못했다. 페이러는 바로 뒤까지 접근해, 우산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 그래, 적당히 기절시키고, 빼돌린다!'
그렇게, 페이러가 그대로 메시어의 머리를 향해 우산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치려고 한 순간,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으으윽.........."
"어?"
메시어가 스우의 움직임을 보고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메시어를 기습하기 위해 준비했던 페이러와 부딪혔고, 페이러는 맞고 뒤로 넘어졌다.
"꽥!"
"어, 뭐야. 뭔가 부딪혔는데.... 너였냐. 괜찮냐?"
"으윽... 왜 갑자기 움직이는 겁니까!(기습 실패인가? 아놔...)"
"그보다, 앞을 봐. 깨어난 것 같다."
"깨어나다니, 뭐가...."
앞을 보니, 스우가 배를 움켜쥐고 간신히 일어서 있었다. 그러나, 그 모습이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지금 서 있는 것조차 상당히 힘들어 보이는 모습. 둘은 다시 무기를 꺼내 스우를 완전히 기절시키려고 다가갔다. 그러나....
"으윽........"
스우는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근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뭔가 남았다는 거야?"
"...... 이거... 좀.. 위험할 것 같네."
주변이 더더욱 심하게 흔들리고,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 방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점점 굉음은 커져가기 시작하고, 스우는 괴로워하며 머리를 부여잡기 시작했다.
시스템 에러... 시스템 에러.... 치명적 오류 발생.... 으윽.... 뭐지? 뭐야... 뭐지...? 나는... 누구지? 나는....으윽... 머리가 아파.... 으윽....
쿠구구구구구우우우.....
"***, 무너진다!"
나는 누구지? 나는 누구지? 나는 누구나는누구나는뭐지나는뭐지나는나는나는난난난난난난난난난난난뭐뭐뭐뭐뭐뭐뭐뭐뭐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
스우의 마지막 비명이, 코어가 있던 이 방과 함께, 모조리 날려버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폭발과 함께, 모든 것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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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끄으으....."
두 명은 폭발에 휩쓸려 잠시 날아간 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후, 주변을 둘러보았다. 코어를 둘러싸던 벽은 부서져 있었다. 벽이 부서져 보인 것은, 붉은 하늘이었다. 그러니까, 이곳은 블랙헤븐의 갑판이었다.
"괜찮습니까?"
"어떻게... 된.. 거지?"
"분명, 폭발과 함께 스우가.... 아니 잠깐, 스우는 어딨죠?"
".........."
그리고, 바로 앞에, 굉장히 이질적인 기운을, 뭐든지 삼켜벌릴 듯한 그런 기운을 펼친, 인간... 아니.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있었다. 그 무언가를 바라본 두 명은 무기를 겨누어, 바라보었다.
".....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
"클라이막스인가...."
그 무언가는, 그들을 보고는, 무표정으로 바라본 뒤, 마지막 한 마디를 남겼다.
말살하라.
다음 회에 계속.
렌피렌 2017.07.30
너무 표현력이 좋아서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다음편도 기대할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