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신수국제학교에 어서오세요![13.모르는 것들이 얽혀서]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루시헤르

추천수1

본 유저수1,202

작성 시간2017.07.22

" ...졸려 ... "

 

 

에반이 크게 한번 하품을 했다. 괜찮다면서 과거의 자신이 늦게까지 농땡이를 피운 결과였다. 으아아, 이러는 게 아니었는데... 어느새 학교 근처까지 도착한 에반이 중얼거렸다. 늦잠을 잔 것 치고는 알람시계의 도움을 통하여 간신히 일어난 덕에 평소의 도착 시간과 크게 다를 건 없었다. 그나저나 공부 하기 싫다... 아직 학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으면서도 그렇게 생각했다. 기력이 없다는 듯한 눈으로 멍하니 앞을 보고 걸어가고 있다가, 익숙한 뒷모습을 발견하고는 금세 총총 달려가 그 주인에게 반갑다는 듯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은월 선배! "


"어? 아, 에반이구나. 안녕. "

 

갑작스런 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친절이 대답해주자 에반이 살짝 미소지어 보였다. 그에 보답이라도 하듯 희미하지만 입꼬리를 올려보이자 에반이 그것을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그의 머리카락으로 돌렸다. 뒤에서 한번에 알아볼 수 있었을 만큼 특유의 고동색에 가까운 머리카락은 어깨를 지나 허리 가까이에 와야 끝을 볼 수 있었다. 조용히 그걸 바라보다가 은월이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는 듯 에반에게 물어보았다.

 

" ...왜 그래? 무슨 문제라도 있어? "


" 아, 아니. 곹 여름인데 그러고 다니면 안 더워요? "


" 으음.. 안 덥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머리끈은 하고 다니고 싶어서. "

 

아... 작게 탄성을 내뱉으며 그의 머리카락을 다시금 바라보았다. 반묶음으로 묶여진 머리끈은 빨간색이였다. 언뜻 보면 안 어울릴 법도 했으나 그에게 잘 어울리는 색 같았다. 물건에 애착이라도 있는 건가? 살짝 궁금증을 품었지만 입 바깥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에반은 어느새 멍하니 그의 머리끈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은월이 에반의 어깨를 툭툭 쳐 주었다. 혼이 나간 사람처럼 있던 에반이 정신을 차린 듯 말했다.

 

" 형? "


" 에반, 여기 운동장이야. 이제 그만 교실로 가야지. "


" 아, 맞다. 미안해요 형. 실례했어요! "


" 미안할 거 없어. 조심히 잘 가. 오늘 동아리때 보자. "

 

은월이 작별의 뜻으로 간단한 손인사를 하자, 에반도 크게 팔을 흔들며 그와 작별했다. 아무런 문제 없이 에반은 교실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걸리는 것이 있다 하면 그의 머리끈이였다. 왠지 모르게 두고두고 생각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곧, 교실로 들어와 자리에 앉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그 사이에 이를 본 것인지 뒷쪽에서 스우가 다가와 그에게 말을 꺼내었다.

 

" 무슨 일 있었어요? "


" 아, 그게.. 조금 복잡해서.. 뭐랄까.. "


" 미술부 때문이에요? "


" 아니, 그것도 아예 없는 건 아닌데... "

 

이를 기회로 삼기라도 하는 듯, 그가 머릿속을 정리했다. 스우가 언급했던 미술부는 옆으로 잠시 미루어두고. 등교할 때의 은월의 머리끈도 신경쓰이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역시나 제일 신경 쓰이는 것은..

 

' 샌님? '


' 루미너스, 어디 가? '


' 신경 쓰지 마. '


' 아니, 아무것도 아냐. 일단 이건 우리 선도부가 관리해서 나중에 주인한테 돌려주도록 할게. 네가 갖고 있어봤자 주인을 빨리 찾을 것 같지도 않고, 그렇지? '


' 아...? 네, 네. '

 

역시, 루미너스 선배와 만년필 정도인가... 그날 들었던 것이 마치 꿈처럼 다시금 생생히 들려오는 것 같았다.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하려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이였다. 그 점이 조금 서운했다. 분명 말 못할 일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자신만 아무것도 모르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언제 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피해를 입힐 것만 같았다. 친해지고 싶었는데, 힘들 것만 같아서 표정이 어두워졌다. 비록 속마음을 읽는다거나 그런 능력은 없었지만, 그의 상태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스우도 이내 자신의 자리로 물러갔다.

 

-

 

" 어서 와, 에반. "


" ..어서 와라. "


" 샌님, 무섭게 " 어서 와라. " 가 뭐냐? 여기가 무슨 조직 폭력배단이야? "


" 좀, 좀. "

 

...이 사람들, 방금 전 까지 인사하고 있지 않았던가? 갑작스레 부실 문을 열자마자 시작될려는 다툼과, 재빨리 그를 눈치채고 중재하는 소리에 조용히 그들을 바라보며 들어와산 이내 구석에 가방을 놓고선 낄 수 없을 것만 같은 대화에 기가 눌려 아란 옆에 조용히 앉았다. 부실을 둘러보니 아직 은월은 오지 안은 모양이였다. 은월 선배도 있으면 그나마 안심일텐데... 작게 중얼거렸다. 그걸 본 아란이 피식, 하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에반이 제 모습을 보고 웃는 듯한 소리에 속으로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며 아란을 바라보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두 사람의 싸움을 구경하고 있던 아란은 말리고 있던 메르세데스에게 눈빛을 보내고선 에반에게 나지막히 말하였다.

 

" 에반, 아직 익숙하지 않을테니 귀 막아라. "


" 네? 갑자기 그게 무슨.. "


" 너희 두사람 다! 조용히 좀 못해? 내가 그만 하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 "


" 으, 으아아..?!?! "

 

아란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옆에서 두 사람을 중재하는 메르세데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갑자기 들려온 지나치게 선명한 목소리에 되려 에반이 겁을 먹었는지, 히끅. 하며 딸꾹질까지 해가자 그제서야 세 사람이 입을 다물고 에반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 어쩌냐? 애 울리겠다. "


" 아, 아, 히끅, 아란 선배! "


" ...미안해, 에반. "


" ... "


" ... "

 

에반이 울상을 지으며 아란을 쳐다보았다. 뒤이어 메르세데스가 정신을 차리고는 에반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싸움의 장본인들은 입을 다물었다. 여기서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어떤 꼴을 당할지 그 누구도 몰랐다. 잠시 후, 은월이 들어왔다. 그는 무어라 말을 할려 했으나, 이내 그만두었다. 도무지 이 상황을 깨고 인사를 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였을까.

 

그가 이 상황을 파악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눈썰미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이해해버린건, 분명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다. 은월이 조용히, 놀라있을 에반 곁에 다가와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

실수로 잘못 올렸다가 삭제하고 다시 올리려니 비슷한 내용의 글은 올릴 수 없다고 해서...한동안 방치해두었던 (...)부계정으로 올려봅니다

그보다, 이거 엄청 오랜만이네요. 무통보 잠수를 거의 반년 이상씩이나 탔으면 발전이 있어야 하는데..

조금 아쉽네요. 기억해주시는 분들은 있을려나...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루시헤르 Lv. 168 엘리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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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캐릭터 아이콘ZeroH3 2018.10.04

    최근에 우연히 접하게 되어서 재미있게 읽고 있는 한 독자입니다. 좋은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좋네요 ㅎㅎ 다음 글들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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