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메이플스토리: 더 패러독스(15)-블랙헤븐(7)
천막 안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인간 3명, 안드로이드 2기, 새 3마리. 누구라도 이 광경을 보면 십중팔구 다들 말을 잃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의외로 진지했다. 그들은 블랙헤븐에 들어갈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블랙헤븐에 들어가는 방법은 단 한가지 밖에 없네.
바로, 이 이계 무덤 한가운데에 높게 솟은 중앙 탑을 통하는 거지.
그 탑은 사실 거대한 안드로이드 조립 기계라네. 그리고 그 꼭대기에는 전송 장치가 있지.
그 전송 장치가 안드로이드를 블랙헤븐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거야.
그곳만이 블랙헤븐 갑판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라는 거지,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네.
전송 장치는 안드로이드 머리의 컴퓨터 칩을 검사하도록 되어 있지. 그래서......
"그래서 이걸 만들었잖아."
러스펠이 보기에 무언가 조잡해보이는, 안드로이드 머리를 책상 위에 놓았다. 보기에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그렇지, 이걸 머리에 쓰면, 전송 장치를 속일 수 있는 것일세."
"그럼, 이 뒤는 제가 말해도 되겠습니까?
"그러게, 더듬이."
그 순간, 모두가 입을 막았다. 더듬이라니, 아마 그의 머리에 있는 바보털 때문에 지은 이름이렷다. 모두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의 머리에 있는 더듬이가 그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곧게 서 있었고, 그는 짜증낸다.
"전 더듬이가 아니라 페이러라고 했을텐데요. 하아.... 뭐 어쨌든, 선내에 상륙하면, 이 큐브를 써서 블랙헤븐의 기동을 잠시 정지시킵니다."
"그거, 이거 말하는 겁니까?"
메시어가 주머니에서 큐브 3개를 꺼내놓는다. 페이러는 의아한 듯이 그에게 묻는다.
"그걸 당신이 왜 갖고 있습니까? ..... 아니지, 알 것도 같네요. 뭐 어쨌든, 이 emp가 있으면, 코어의 연결이 잠시 끊어져 방어막이 제 기능을 잃겠지요."
"그런데, 당신 설명대로라면 이건 블랙헤븐 전체를 추락시킬 수도 있는 범위의 폭탄인데, 왜 방어막만 소실시킬 수 있다는 어투로 말하는 거지?"
메시어가 그에 대해 묻자, 페이러가 답한다.
"겔리메르가 emp 하나 방지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그는, 중요 부위에는 emp의 영향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했어. 블랙헤븐 자체를 쓰러트리진 못하죠.
불행 중 다행으로 재료가 부족했는지 중요 부위 보호에만 신경썼나봅니다."
"그럼 정리해보죠. 1. 대장님이 안드로이드 헬멧을 쓰고 블랙헤븐 내부로 침투, 2. emp를 가동시켜 보호막을 일시적으로 마비+ 당신들의 이후 침투. 3. 그 사이에 연합이 들어오길 기다린다. 대충 이정도겠네요."
"리피라고 했나, 설명 고맙군요. 뭐, 말 그대로 입니다. 작전은 그렇게 진행되는 것이죠."
"아니, 아직 의문이 드는데."
메시어가 그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이게 진짜라는 보장이 있나? 당신들이 우리에게 거짓말하는 거라면?"
페이러가 답답한 듯이 한숨을 쉬며 그에게 대답했다.
"그 이야기는 전에 끝났다고 생각하는데요. 말랑이. 어처피 저 전함의 존재는 우리에게도 성가시단 말입니다. 다같이 처리하는게 더 이득이 되지, 굳이 당신들을 방해해서 저희가 얻는 이득이 하나도 없다는 거죠. 믿으면 죽는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것보다 지금 증명하려고 해도 못하고요."
".............뭐, 알겠습니다. 거짓말은 아닌가 보군요."
"그럼 이제......"
쾅!
"....... 누구 방귀 뀐 사람?"
"그거 참 대단한 방귀군요. 아마, 우려했던 일이 터진 것 같네요."
그들은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역시는 역시였다. 안드로이드들이 그들을 둘러쌌다. 몇기나 될까, 한 수십? 수백? 어쨌든 상당히 많은 양이 그들을 포위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적 발견, 적 발견, 제거하라. 제거하라."
"히익! 너무 많은 거 아니야?"
"왜들 그러냐? 아마추어같이. 익숙한 거 아니었어?"
"포화 개시! 포화 개시!"
수많은 안드로이드들은 그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총알, 미사일들이 사방에서 그들을 향해 날아갔다. 이 정도의 양의 폭격이면 꽤 위험하다. 막는 것도
좀 위험한데..... 그렇게 그들에게 공격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10m, 5m, 2m, 1m......?
"물량전으로 저에게 싸움을 거는 것은, 저를 도와주는 것 뿐입니다. 뭐, 저 깡통들이 알 턱이 있나."
페이러는 손을 펴 공격을 멈추었다. 마치 염력을 사용한 것만 같은 그런 광경. 총알과 미사일이 둥둥 떠, 그들에게로 닿지 않았다. 그리고, 날아온 공격의 궤적을 그대로 역방향으로 돌려주었고,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의 공격에 자신이 당하게 되는, 역공격에 휩싸여 페이러의 말마따나 진짜 깡통이 되고 말았다.
"우와......."
"뭘 넋 놓고 계십니까? 공격해야죠."
이로서 순식간에 전세 역전, 그들은 기세좋게 안드로이드들을 하나하나 고철덩어리로 만들어갔다. 수 백기의 안드로이드들은, 그렇게 그들에 의해 엿장수에게 줄 만한 고철로 변했다. 뭐, 이 정도 고철이면 한 엿 200개는 먹겠네. 아니, 무슨 소리야 그게.
".... 끝났네요. 다들 괜찮나요?"
"아직 눈 한짝이 붙어있는 걸 보니 괜찮은 것 같네."
"여보....."
"하하... 여기도 이제 들켜버린 모양이야. 이제,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군."
"아 맞다, 떠나기 전에 잠깐, 당신들은 안드로이든데 감정을 가진 특이한 케이스란 말이지. 처음 만났을 때 이걸 물어보려다 타이밍을 놓쳤지, 어떻게 감정을 가지게 된거지? 그 여자에게 들려주면 좋아하겠군."
러스펠의 질문에, 외눈이는 한쪽밖에 없는 눈을 감으며, 그 때의 일을 회상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폐기처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지.
그때 우린 아무것도 몰랐어. 그저 순서와 명령만을 따를 뿐이었네.
그렇게 우리는 줄을 서서 분해될 차례만을 기다리고 있었지.
우리 앞에는 더 어린 안드로이드도 있었다네. 그 아이와 얘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금세 가까워 진거야.
정말 귀여운 아이였어. 그땐 누군가와 가까워 진다는 것이 우리에게 생긴 변화라는 것을 몰랐지.
그리고, 머지 않아 우린 처분 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어.
관리자는 우리의 변화를 눈치챘고, 처분을 앞당겨버렸지, 그 아이가 먼저였고, 우린 막을 수 없었네.
우린 관리자가 한 눈 판 사이 겨우 이 컴퓨터 칩만 챙긴 채 도망쳤어. 그후로 계속 이런 쫓기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네.
이 컴퓨터 칩.... 이건 어쩌면 우리 첫 번째 자식이 될 수도 있었던 그 아이의 것이네.
"..............."
"하하.... 그런게 아니야. 우리가 원하는 건 복수 같은게 아니네, 그저, 더이상 고통받는 우리같은 안드로이드들이 없길 바랄 뿐."
"그래, 이제 이 비극을 끝내줬으면, 좋겠어. 단지 그 뿐이야."
그들의 말을 듣고, 그들은 침묵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말을 뗀건, 메시어였다.
"이제 가봐야 겠네요. 겔리메르를 쓰러트리면, 더 이상 당신들같은 안드로이드가 고통받지 않겠지요. 그럼 감사했습니다. 이만."
그들은 피난처를 떠나며, 천천히 중앙 탑으로 향해갔다. 그들은 점점 높게 올라가고 있었다. 저들이 해낼 수 있을까? 외눈이는 잠시 의문을 가졌지만, 저들의
등에서 보이는 기운이, 왠지 해낼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어서, 당연히 해낼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신들을... 믿네. 부디 겔리메르를 막아주게."
그리고 30분 뒤, 중앙 탑.
"호오, 여기로 블랙헤븐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는 거지? 근데... 크흡흡.... 아 잠깐... ㅋㅋㅋㅋㅋ"
페이러와 러스펠은 잠시 웃음을 터트린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안드로이드 헬멧을 쓴 메시어는 무언가 우스꽝스러운 그런 형태였으니 말이다.
"웃지 마십시오."
"우스꽝스러운 걸 어떡합니ㄲ... ㅋㅋㅋㅋㅋㅋ."
"대장, 신경쓰지 마세요. 대장은 지금 멋있으니까!"
"그래, 고맙다."
그리고, 그는 중앙 탑의 문을 열었다. 중앙 탑의 호스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그리고, 그는 이내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 블랙헤븐을 쓰러트리러 가는 영웅의 모습이 조잡해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가 성공하길 빌었다.
"대장, 무사해야해!"
"그럼, 이제 패러독스, 우리도 준비하지."
패러독스는 우산을 날개로 변형시키고, 러스펠을 태우며, 하늘 높이 날아올라갔다. 그들은 하늘 위로 올라가 점점 작아지며, 마침내 시야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3명은, 각자의 준비를, 의지를 다지며 블랙헤븐을 향해 올라가고 있었다.
몇 분 뒤, 에델슈타인의 상공.
안드로이들이 하나하나 조립되어 올라오고 있었다. 그것들을 보며, 블랙윙의 감시자들은 아주 흡족한 미소를 띄었다.
"봐봐, 이렇게나 많은 병력들이 그냥 조립되어 올라오잖아. 연합을 이기는 건 시간문제라니까?"
"우리가 이걸 감시할 필요도 없잖아? 불량 몇개 있어봤** 뭐. 어차피 다시 조립되어 올라오는데."
그런데, 그들의 눈에 좀 이상한 안드로이드가 띈다. 뭔가 조잡해 보이는, 옷 같은 것도 입고 있고. 뭐지? 그들은 생각했지만, 이내 관뒀다.
"뭐야 저건, 불량품인가? 됐다. 아무거나 조합하다 보면 저런 것도 나오나 **."
그리고, 얼마 더 가자, 안드로이드를 검수하는 한 감시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그 조잡한 안드로이드를 향해 불렀다.
"24601, 앞으로 나와!"
그러나 아무 대답이 없었다.
"뭐야? 불량품인가? 앞에서 검수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월급을 더 줄것도 아니면서! 아오 짜증나.... 폐기 처분이다. 너희 둘, 저거 갇다 버려."
"갇다 버리라니, 너무한데? 그거."
그 안드로이드는 스스로 머리 부분을 벗었다. 그리고, 감시자들은 경악했다. 그건 안드로이드가 아닌, 안드로이드로 위장한, 침입자였다.
"적이다! 저 녀석을 제압해!"
안드로이드들은 메시어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메시어는 주머니에서 큐브를 꺼내, 그것의 스위치를 눌렀다. 안드로이드들은 그에게로 다가가, 팔을 붙잡았으나, 이내 작동이 멈춰버린다. 그리고, 그건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내는 기계 또한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모든 기계들이, 멈춰버린 것이었다.
"..... 뭐, 진짜였네. 그럼, 더 쉽지 뭐. 자, 어디 한번, 가 볼시까?"
다음 회에 계속.
<베레모 모자를 벗은 러스펠>
렌피렌 2017.07.11
페이러와 러스펠은 정말 친절하네요. 오늘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다음편 기대할 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