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메이플스토리: 더 패러독스(14)-블랙헤븐(6)
너희들은 지금 큰 착각을 하고 있어.
너희의 작전은 들킨게 아니야.너희를 기다리던 것은, 함정이 아닌, 스우님의 결계라고!
블랙헤븐에 스우님이 타고 있다는 건 몰랐겠지? 당연하지, 그건 설계도에 안 나와 있으니까.
블랙헤븐이 어떻게 공중에 떠 있겠어?오르카님의 힘을 흡수한 스우님의 힘 때문에 가능한 일이야.
몸이 기계이고, 기계가 곧 몸! 블랙헤븐이 곧 거대한 스우님이라 볼 수 있지.
스우님의 결계는 블랙헤븐 전체를 촘촘히 감싸고 있어. 블랙헤븐에 구멍 따윈 존재하지 않아. 말 그대로 확장된 스우님의 육체나 다름없으니까.
하지만, 딱 하나.... 정말로 딱 하나.... 재미있는 점이 있어.
블랙헤븐의 병력 말이야. 어디서 그렇게 쏟아져나오는지 궁금하지 않아?
블랙헤븐 내부에서 나오는 거 아니였냐고? 땡! 틀렸어!
블랙헤븐의 병력은 내부에 합재되어있는게 아니야! 어디선가 소환되는 거지!
"그래서 그곳이... 이곳이다. 그런 말이었나."
메시어의 주변에 있던 것은 거대한 기계들, 아니 골동품? 안드로이드들, 폐기처리된 기계들. 이곳은 기계들의 처리장. 기계들의 무덤인 것이다.
이러한 광경에, 메시어는 잠시 말을 잃었다.
"..... 뭐, 이 재료들이라면 그렇게 많은 로봇들이 나오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겠네."
메시어가 계속 걸어가려는 찰나,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누구야?"
대답은 없었다.
"나와, 몰래 쫓아오고 있는 것, 알고 있어."
역시 대답은 없었다.
"...나오지 않으면, 내가 가는 수밖에."
메시어의 말이 끝나자, 뒤에서 누군가가, 아니, 3명의 익숙한 녀석들이 나왔다. 그를 따르던 궁병 3남매였다.
"짜잔! 이 몸 등장!"
"너희들..... 어떻게?"
"오랜만이에요! 대장."
"히히, 우릴 두고 어딜 가려는 거야? 대장."
"...... 굳이 날 따라올 필욘 없을 텐데. 난 더이상 대장도 아니고."
"무슨 소리야 대장. 우리에게 대장은 대장이야!"
메시어는 그들을 보면서, 살짝 얼굴에 미소가 드리워졌다.
"좋아, 같이 가 줄 수 있겠어?"
"물론이지!"
"물론이에요!"
"물론이야!"
"좋아, 가자."
"오우!"
그렇게, 4명은 기계무덤 탐사를 시작했다. 프란시스가 말한 이 기계무덤에서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그들이 발걸음을 뗀지 좀 되자, 무언가 보이기 시작했다.
"대장, 저 움직이는 깡통들은 뭐지? 여기엔 고장난 기계만 오는게 아니었나?"
안드로이드다. 무언가를 찾고 있다. 그 로봇은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반복했다.
"도주중인 안드로이드 탐색 중, 도주중인 안드로이드 탐색 중."
"아마, 다른 걸 찾으러 온 것 같은데?"
"들키면 곤란하겠지? 몰래 가는게...."
"침입자 발견! 침입자 발견! 신속히 제거하라! 신속히 제거하라! 주변 안드로이드들은 침입자를 제거하라!"
"히이익!!! 들켰나?"
"오라버니, 우리가 아닌 것 같아요."
"그럼 누구야?"
그 순간, 누군가 맹렬하게 뛰어가고 있었다. 아니, 두 명이다. 두 명이 맹렬하게 무언가에게 도망치고 있었다. 그 두명은,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었다.
베레모 모자에 총을 들고 있는 남자와, 백발머리에 우산을 든 남자. 그리고, 뒤에서 쫓아오는 족히 200기는 되보이는 전투형 안드로이드들.
거대 안드로이드들, 온갖 안드로이드들이 그들을 맹렬히 쫓고 있었다.
"침입자, 제거하라! 침입자, 제거하라!"
"저거, 그 두사람 아니야? 왜 저기 있는거야?"
"우리 알 바는 아니잖아! 일단 숨어!"
4명은 기계들 뒤에 몸을 숨겼고, 그들의 추격전을 지켜보았다. 20초 뒤, 그들은 눈 앞에서 사라졌다.
"후아아.... 놀래라."
"오라버니, 경비 안드로이드들이 전부 저쪽으로 간 것 같은데요?"
"오, 이런걸 보고 땡잡았다 하는건가? 얼른 가자!"
그들은 경비가 사라진 지역을 탐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저 쪽을 보면서 메시어는 의문이 들었다.
"뭐지? 저 사람들, 왜 여기에 나타난 거야?"
한편, 그 시각
도망치는 두 남자는 당연히 페이러와 러스펠이었다. 그들은, 안드로이드들에게서 맹렬히 도망치고 있었다. 맹렬한 추격자와 도망자. 그 광경은 마치 좀비 아포칼립스를 보는 것만 같았다.
"아 진짜! 러스펠! 그냥 숨어들어가면 되는데 왜 굳이 부숴서 이 난장판을 만들어요!"
"미안해! 나도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어!"
"게다가 에레브에 볼 일 있는 것 아니었어요? 왜 다시 저한테 와요?"
"볼일 끝났고, 그 분께 연락이 왔어. 너와 붙어있으랜다."
"말하는 사이에, 몇 기 더 불어난 것 같네요."
이제 약 300기다. 그들은 광역 어그로를 끌며 달아나고 있었다. 멈출 수도 없다. 멈추는 순간 안드로이드들에게 당할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도망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야, 너 날 수 있잖아! 날아서 도망치면 안 돼?"
"날아서 도망치면 우산을 못써요! 게다가 300기가 저 하나를 집중공격할텐데! 저기 봐, 총 들고 있잖습니까!"
"그럼? 이렇게 계속 뛰냐?"
"....... 아 맞다! 그거!"
페이러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큐브다. 그는 큐브의 스위치를 누르고, 뛰었다.
"5, 4, 3, 2, 1!"
5초가 지났다. 그는 그 순간 안드로이드들에게 큐브를 던졌다. 그 큐브는, 강력한 전자파를 발생시켰다. 그 순간, 안드로이드들은 달리는 모양 새 그대로 멈추어,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앞에서 넘어지자 뒤에서 오던 안드로이드들이 걸려 넘어져, 그렇게 연쇄 도미노처럼 차례차례 깔려 동작을 멈추었다.
"휴우......"
쾅!
폭발음이다. 러스펠이 수류탄을 여러 개 던져 로봇쪽을 향해 폭발시킨 것이다. 이제, 완전히 리타이어다. 더이상의 술래잡기는, 이제 끝났다.
"헤엑.... 헤엑....."
페이러는 거칠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헛구역질 또한 나오는 것 같았다.
"야, 고작 그 정도 뛰어놓고 뭘 벌써 지치냐."
"당신은 괜찮을 지 몰라도, 전 아니거든요? 10분 가량 전력질주했잖습니까!"
"그러고도 네가 레시어의 간부냐? 체력을 길러."
"애초에 총만 안 쐈어도 뛸 일은 없었잖습니까!"
"대선배의 가르침이다. 좋게좋게 받아들여."
체, 가르침은 무슨. 러스펠은 항상 무엇이든지 건드려보는 신중함과는 거리 먼 사람이다. 그러니까, 그의 전투력이 나보다 뛰어나도, 그 분께서 절대로 잠입 임무는 안 맡긴다. 대놓고 어그로 끌어버려 난장판을 만들게 뻔하니까.
"근데... 여기는 어디죠?"
도망치다보니, 지금까지와는 좀 다른 광경이 보였다. 무언가, 야영지 비슷하게 보이는 장소. 여기에 사람이라도 사나? 둘은 의아함을 느꼈다.
"여기에 사람이라도 사나?"
"잡동사니만 있는 쓰레기 무덤에, 사람이 살리는 없을텐데."
위이잉.....
둘은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갔다. 그리고, 소리에 근원지에 다다르자, 무언가가 보였다. 왠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 뭐지? 저게....."
그 순간, 그 누군가가 움직였다. 그리고, 페이러와 러스펠 쪽으로 향했다. 둘은 무기를 정비, 여차하면 친다는 생각으로 공격태세를 갖추었다.
"하나... 둘.... 셋!"
30분 뒤, 메시어 일행.
"히히... 구피 형은 방귀쟁이래요!"
"오라버니들 이제 그만 하세요."
"리피는 못맡았다고 하잖아!"
"자꾸 그렇게 큰 소리내면, 안드로이드들이....."
"적 발견! 적 발견! 신속히 제거하라!"
아,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안드로이들이 순식간에 이쪽을 포위하고 말았다.
"거봐요! 들켰잖아요!"
"히이익!!! 미안해!"
"너희들, 싸울 시간 없어, 일단 이것들부터 해결하자!"
4명은 포위당한 채로 분투했다. 그들의 주위에 안드로이드들이 고철이 되어 쌓여갔지만, 보충되는 인원은 점차 늘어갔다. 쓰러트려도 쓰러트려도 줄어들지를
않았다. 아니,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다.
"히익!!! 어쩌죠! 계속 늘어나는 데요!"
그 순간,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봐! 자네들!! 이쪽으로 피하게나!"
무언가 목소리가 들렸다. 뭐지? 하지만 의심할 틈은 없다. 일단 피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목소리의 근원지로 달려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드로이드들은 추격을 멈추었다.
"헤엑~ 헤엑~ 죽는 줄 알았네...."
"이봐, 자네들, 큰일날뻔 했어."
그 목소리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근데 보니... 한 눈이 빠져있고, 푸른색에. 무언가 얼빵한 모습.... 그리고 안드로이드인 형체.
"핫핫핫.... 눈 빠질 듯이 뛰더니 멀쩡하구만, 뭐, 내 눈은 멀쩡하지만."
"히익! 대장, 전투명령을!"
"아니야, 이 분은 왠지 느낌이 달라."
파란색의 안드로이드는 자신의 소개를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은 외눈이라고 밝혔고, 이어 우리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다.
"예, 전 메시어입니다. 이쪽은 구피, 돌피, 리피입니다."
"메시어? 그 이름 이상하구만, 내가 다시 새로 지어주지."
"괜찮습니ㄷ...."
"그래, 말랑말랑하게 생겼으니 말랑이! 어떤가!"
"잠깐! 말랑이라뇨!"
"하하하... 맘에 들 줄 알았네, 내 가족들도 다 내가 이름을 지어줬다네."
"그거 심히 걱정되는 군요."
"아, 근데.... 저 안드로이드들이 쫓는 안드로이드가.... 당신을 말하는 겁니까?"
"자네, 눈썰미가 좋구만. 그렇다네, 나 말고도 내 가족을 쫓고 있지."
"안드로이드가 안드로이드를 쫓아요? 왜?"
"하하하.... 말하자면 긴데 말이지...."
"짧게 부탁드립니다."
메시어의 단호한 발언에, 외눈이는 멋쩍은 듯이 대답한다.
"감정을 이해했기 때문이라네."
"감정요?"
"이 쪽으로 오게나, 거기서 이야기를 진행하지."
외눈이는 4명을 이끌며 어느 공간으로 갔다. 그 곳은, 왠지 사람이 살만한 장소의 야영지 비슷한 느낌의 공간이었다.
"이 공간은....대체?"
"어머? 당신 또 뭘 주워온 거에욧? 아니, 사람하고 닭?"
"오, 내 아내 삼손이.... 이 쪽은 손님이라네. 이쪽은 말랑이."
"글쎄. 메시어....."
"오, 말랑이라니 이름이 너무 예쁘네요. 반가워요. 저는 삼손이라고 해요."
"하아아..... 예, 말랑이입니다."
"그나저나, 오늘은 손님이 많네요! 방금 두 명도 그렇고."
"방금 두 명이라뇨?"
"아! 그게~"
"음? 누군가 왔습니까?"
"무슨 일이지?"
두 명이 천막에서 나온다. 그리고, 나오자 마자, 먼저 온 손님들과 나중에 온 손님들은 서로를 향해 전투태세를 갖춘다.
"여제 납치범! 네가 여기엔 무슨 목적이냐!"
"지금은 별로 마찰을 일으킬 생각은 없는데 말이지."
"너희들, 여기엔 무슨 목적이냐!"
"그걸 굳이 말해줘야 하나?"
이상한 기류가 감돈다. 일촉**. 그러나, 외눈이와 삼손이는 즐거운 듯이 그들을 보며 말했다.
"어머, 아는 사이인가요? 그럼 더 좋네요! 같이 안으로 들어오세요."
"이 놈들은! 그게!"
"지금 마찰을 일으켜봐야 난장판밖에 더 되겠어? 게다가 지금은 적대하고 싶지도 않아. 아무 일도 안 일으킬테니, 지금은 경계를 풀어."
"............."
6명의 주위에 겨우 긴장감이 물러갔다.그리고,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이 날의 이 사건이.... 누가 알았으랴. 앞으로의 운명이 크게 달라지는 사건임을.
다음 회에 계속.
<러스펠의 펜던트 안에 있는 아내의 사진, 사르테>
렌피렌 2017.07.09
글을 읽으면서 쭉 상상하다 보니 러스펠과 페이러가 뛰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 웃게 되네요. 그런데 작가님은 언제 봐도 그림의 특징을 잘 살리시네요. 전 그것 조차 안 되서 그림을 못 그리는 데.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