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_prolog
prolog
과거 붉은 빛을 뿜어내며 열기를 띄우던 화산은 지금와서는 그 모습을 감추고 그 곳에
새로운 생명의 터전을 만들어냈다.
마치 유리를 녹여 만든듯한 투명한 호수와 주변을 둘러싼 숲은 그 일대를 훌륭한 장관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 거대한 호수와는 어울리지 않는 작은 나룻배가 수면에 파문을 일으키며 고요한 정적을 깨뜨렸다.
배의 주인. 로렌이라는 이름의 청년은 느긋한 휴식을 즐기며 하루를 보내고있었다.
따스한 햇살과 호수위를 달리는 시원한 바람은 주변을 쾌적하게 만들며 로렌에게 수면을 권했다.
평소의 그라면 이 정도 환경에는 반응조차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의 그는 극심한 졸음를 느끼고 있었다.
'몸상태가 이상한걸 이대로라면 위험하겠어...
날씨도 괜찮을것 같으니.. 잠깐정도라면...'
그렇게 그는 자신을 설득하며 이내 눈을 감았다.
그후 배 위는 한동안 정적을 유지했다.
"루시, 이 남자 잠든것같아!"
아무없도 없는 허공에서 무언가 재밌는것을 발견했다는듯이 즐거워보이는 여자아이의 높은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무방비하게 자고있는 로렌에게 다가가 그의 볼을 힘껏 잡아당겼다.
"이거 완전히 잠든 것 같은데? 루시가 있다면 당연할 결과인가."
로렌이 더이상 깨어나지 않을것을 확신한 듯이 투명하던 그녀의 몸은 점점 선명한 색체를 띄웠다.
인간과 비슷한 외형이지만 크기는 인간의 손바닥 정도였고 등에는 나비와 비슷한 푸른색 날개가 존재해
그녀가 인간과는 다른존재임을 보여주었다.
"어머, 새로운 손님인가요?"
방금과는 다른 약간 느긋한 목소리가 들려오며 배 위로 보이지않는 안개를 가르듯이 천천히 한 소녀의 모습이 드러났다
.
연분홍색 단발머리엔 검붉은 장미가 장식되어있는 검은 모자, 어두운 보라색의 드레스는 화려하지만 고귀함을 잃지 않고있었다.
그녀는 인간과 매우 흡사했지만 그녀의 귀는 인간과는 다르게 매우 뾰족했다.
"이번에는 당신인가요?"
잠든 로렌의 얼굴을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은 원망에 차 보이기도 하며, 쓸쓸해보이기도 했다.
"아참 잊고있었군요."
그녀가 앞으로 손을 뻗자 그녀의 손은 허공에서 사라졌다.
잠시후 그녀는 공간안에서 흰색 가면을 꺼내어 로렌의 얼굴에 씌워주었다.
"이게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
그리곤 작게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니까.."
그녀가 로렌에게 가면을 씌우는 모습은 마치
죽은 자의 얼굴에 흰색 천을 덮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에 루시드가 나와서 소재로 삼아보려했는데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