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영웅즈 2세대 (양호선생님 힐라, 체육 선생님 매그너스
옥상
나인하트 : 본래 소문이라는 건 불씨와도 같아서, 조그만 부채질을 해주면 더욱 활활 타오르는 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소문을 퍼트리는 것은 위험한 일, 대신 누가 봐도 의심을 할 만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좋겠죠.
데렌 : ?
프리드 : 예를 들면.. 이 날씨에 둘이 사이좋게 감기에 걸렸다거나 하는 상황 말이야?
나인하트 : 네, 그렇습니다.
호크아이 : 나인하트 대원, 역시 우리 <신수교 연애조작단>의 책사다운 의견이야. 좋아, 다음 임무는 감기 옮기기다! 지금 즉시 프란시스 대원은 나와 함께 힐라 쌤을 양호실 밖으로 유인한다. 미하일 대원과 팬텀 대원은 적들이 우리 작전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망을 보도록, 나인하트 대원과 루미너스 대원은 교무실을 마크한다. 그 사이 데렌 대원과 프리드 대원은 양호실에서 감기 바이러스를 입수한다.
데렌 : 감기 바이러스가 학교에 있다고?!
호크아이 : 준비는 됐지? 그럼 양호실로 돌격!
옥상 지붕
엘라 : 흐음~
마리 : 멀어서 뭐라는 지...
엘라 : 소문이 뭐 어쩌구 하면서 감기 뭐 어쩌구 하는 거 같은 데..
마리 : 조용히 따라가죠.
4층 계단
엘라 : 웬 보초?
마리 : 흐음~ 그러게요..
양호실 안
프리드 : 데렌 찾았니?
데렌 : 아니..
엘윈 : 멍멍!
데렌 : ? 엘윈.
엘윈 : 쉿!
프리드 : 찾았어?
데렌 : 아니. (소근소근 : 무슨 일이야?)
엘윈 : (소근소근 : 너 지금 무슨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데렌 : (소근소근 : 재미있긴... 지금 바이러스를 모아야 한단 말이야..)
엘윈 : (소근소근 : 뭐, 바이러스를 모아야 한다고? 아하하, 그것 참 재밌겠는 걸? 모아오면 나에게 보여줘.)
데렌 : (소근소근 : 모아와? 설마.. 으휴.. 만능 더스트군..) (프리드를 잠깐 보고)
더스트 존에 들어간다.
잠시후
데렌 : 다 찾았다.
엘윈 : (소근소근 : 이게 감기 바이러스야? 많이도 모아왔군.) 킁킁… 푸엥취!!!
프리드 : ?
데렌 : (엘윈을 숨기고) 하하하.. 제가 다 찾았어요.
프리드 : 그래. 수고했어.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던데 많이도 찾았네. (미소를 지으며) 그럼 이제 감기 바이러스를 두 선생님들께 옮기면 되겠네. 일단 머그컵에 감기 바이러스를 넣자. 힐라 선생님은 양호실에서 커피하고 화장 고치는 일 밖에 안 하시거든.
데렌 : (속으로 : 그럼 어떻게 양호 선생님이 된 거지?)
머그컵에 감기 바이러스를 넣고
프리드 : 자 다음은 매그너스 선생님인가? 교무실로 가자.
복도
엘라 : 나왔다.
마리 : 내려가는 데요..
엘라 : 쫓아가자.
1층 복도
엘라 : 이번에는 교무실에서 보초를 서네..
교무실
데렌 : (물통에 감기 바이러스를 넣고) 됐다.
프리드 : 자, 그럼 이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면 될 것 같네. 선생님들이 들어오시기 전에 얼른 나가자.
1층 복도
엘라 : 나왔다.
마리 : 전화를 받네요..
데렌 : 여보세요.
핸드폰 : (나인하트) 감기 바이러스는 모두 주입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군요. 일단 복도로 오시겠습니까? 작전이 제대로 수행되었는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도록 하죠.
엘라 : 앗! 이쪽으로 온다.
마리 : 다른 곳으로 가요.
나인하트 데렌과 프리드를 만나서
나인하트 : 감기 바이러스를 마셨다면 지금쯤 슬슬 반응이 올 때가 됐지요. 마침 저기 선생님 두 분이 오시는군요. 쉿, 우리는 모르는 척 기다려봅시다.
매그너스 : 에.. 에취.
힐라 : 콜록.. 콜록...
엘라 : ? 이 좋은 날 감기? 그것도 단 둘이?
마리 : 그러게요.. 키스라도 했나.. 어머? 왜 그런 눈으로 보세요? 장난이에요. 그런데.. 엄청 부자연스럽네요..
나인하트 : 성공입니다. 이제 교내에 붙은 사진과 함께 소문은 더더욱 커지게 될 것입니다.
데렌 : 그런데 나인하트 형, 갑자기 왜 이렇게 적극적이야? 혹시 형도.....
나인하트 : (파직!) 전! 그저 이 바보 같은 짓을 한 시라도 빨리 끝내고 싶을 뿐입니다. 쓸데없는 생각을 말아주십시오. 아시겠습니까?
마리 : ? 바보 같은 짓?
엘라 : 어? 올라간다.
옥상
호크아이 : 제군들의 활약 덕분에 초기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그럼 다음 작전은.....! 뭐하면 돼. 나인하트?
나인하트 : 소문은 어디까지나 소문인 법. 본인들이 개의치 않는다면 소문은 점차 가라앉게 될 겁니다. 그러니 이제는 본인들이 서로를 인식하도록 할 차례입니다.
호크아이 : 그래, 내가 말하려고 했던 게 그거다! ...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고?
팬텀 : 생각이 없구나..
프란시스 : 저요! 호크아이 대장님,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호크아이 : 프란시스 대원, 말해보게.
프란시스 : 교실 칠판마다 이름점을 써놓는 겁니다! 그러면 양호쌤과 체육쌤도 서로가 운명이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데렌 : 이름점? 그게 뭔데?
프란시스 : 이름점도 모르다니 어리석은 인간. 이 몸께서 친히 알려주지. (종이에 이름점을 그리며) 나와 오르카의 이름으로 이름점을 하면 이렇게....
호크아이 : 6%? 이거 꽤 신빙성 있는 것 같은 데.
나인하트 : 신뢰도가 상당하군요.
팬텀 : 정확한데?
프란시스 : (당황하며) 그, 그럴 리가 없어. 6%라니, 이건 거짓말이야! ... 쿠쿡. 그래, 이건 분명 나와 오르카짱 사이를 방해하기 위한 하찮은 인간들의 발악....
루미너스 : 이상한 소리를 하는 군.
호크아이 : 좋아. 다음 작전은 체육쌤과 양호쌤 이름점을 교실 칠판마다 써놓는 거다. 그럼 데렌 대원은 1층 교무실에서 분필을 공수해오도록! 그때까지 다른 대원들은 이름점을 맞춰보도록 한다. 실시!
데렌 : ....
마리 : 데렌님 혼자 가네요..
엘라 : 으이구.. 더 이상 못 참겠다..
교무실
엘라 : 데렌!
데렌 : ! 누나들...
마리 : 아까부터 쭈욱 봤는데.. 뭐 하시는 거예요?
데렌 : 그게..
엘라 : 데렌..
데렌 : 어? 왜?
엘라 : (살기를 뿜으며) 너 과자 사러간다더니..
데렌 : 아.. 맞다..
엘라 : (이를 앙물로) 아~ 맞드아아~~~~ 맞을 래?
데렌 : (마리 뒤에 숨어서) 자.. 잘 못했어..
마리 : 그래서.. 뭘 하시는 거라고요?
엘윈 : 여. 이번엔 또 뭘 하려는 작전이야?
데렌 : 아, 엘윈 형.. 여기는왜..
엘윈 : 궁금해서 따라와봤지.
데렌 : 그게 분필이 필요해서.
엘윈, 엘라, 마리 : 뭐?
엘윈 : 분필을 구한다고? 이 세계의 분필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나도 궁금한걸?
엘라 : 보나마나 더스트들이 가지고 있겠지. 분필은 내가 맡을 테니 넌 내가 다시 이곳에 오기 전에 과자를 사와라.
데렌 빠른 속도로 뛴다.
마리 : 과자에 한이라도 맺히셨어요?
엘라 : 배고프단 말이야..
잠시후
데렌 : 다녀왔어!
엘라 : 아슬아슬했네.
엘윈 : 그게 이 세계의 분필이라는 거야? 신기하다! 이리 줘봐. 이리!
엘라 : 자.
엘윈 : (분필을 살펴보며) ... 뭐야? 우리가 살던 세계랑 별 다를 것도 없잖아? 실망이군.
엘라 : 탄산칼슘에 뭘 바라냐?
마리 : 그래서 분필로 뭘 하신다고요?
데렌 : 그게 칠판에 낙서를 할 거야.
엘라 : (우물우물) 낙써?
엘윈 : 재밌는 짓을 하는군. 무슨 낙서를 하려는 거야?
데렌 : 그게.. 이름점이라고..
엘윈, 엘라, 마리 : ... 이름점?
엘라 : (우물우물) 그겡 머양
데렌 : 이름으로 사랑의 궁합을 나타내는 건데.. 음...
‘띵롱!’
데렌 : 문자? 아하! (매힐그라로 이름 점을 그려준다.) 이런 거래.
엘윈 : 이 세계의 주술인가? 마법진 같기도 하고..
데렌 : 나도 잘 모르겠어. 이 세계의 아이들은 이런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야.
엘라 : 별로 못 믿겠는 데..
데렌 : 프란시스가 6% 나왔어.
마리 : 생각보다 신뢰도가 있네요.
엘윈 : 뭐, 잘 이해는 안 되지만.. 아무튼 이왕 하려면...
엘라 : (손가락을 핥으며)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어? 너희 진짜 어설프게 하더라. 그럼 우린..
마리 : 사랑을 이루어지게 한다라.. 재미있을 거 같네요. 우리도 해요.
엘라 : 뭐?
마리 : 1층, 2층, 3층의 교실의 칠판을 모두 낙서로 도배하면 되겠네요. 엘라님은 3층, 데렌님은 1층 전 2층을 맡을 게요. 모두 끝내면 3층 복도에서 봐요.
잠시후
3층 복도
엘라 : 너희 다 했어?
데렌, 마리 : 물론(이죠.)
‘지잉- 지잉- 지잉-’
마리 : ? 여보세요.
핸드폰 : (시그너스) 여보세요. 마리?
마리 : 네, 무슨 일이에요?
핸드폰 : (시그너스) 하루 종일 마리씨를 만날 수 없어서 전화했어요. 어쩐지 나인하트도 보이지 않고, 호크아이도 통 연락이 되지 않네요. 호, 혹시 다시 제가 싫어진 건 아니겠죠? 오즈 씨 말로는 제가 은근 질리는 타입이라고.....? 그런 건가요....?
마리 : ... 시그너스 아가씨.. 친구 사이에도 말 할 수 없는 비밀은 있는 법이에요. 그리고 언니 질리는 타입 아니에요. (속으로 : 오즈님을 그냥...)
핸드폰 : (시그너스) 미, 미안해요. 친구 사이에도 넘어서는 안될 선이 있다고 배웠는데 제가 너무 주제 넘게.....
마리 : 사과할 필요 없는 데..
핸드폰 : (시그너스) 어머, 오즈 씨? (오즈) 전화기 이리 줘봐. 야, 너희 대체 뭐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마리 : 심부름이요.
핸드폰 : (오즈) 애들이 그러는데 너희 동생 데렌하고 남자애들이 어쩐지 수상하게 몰려다닌다고 수군수군 댄다고!
마리 : 네. 그래요.
핸드폰 : (오즈) 신경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는데 비밀은 무슨 비밀!
마리 : 주변에서 수군수군 대니까 신경을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라.. 후훗, (데렌을 바라보며)
데렌 : ?
마리 : 그거 괜찮은 방법이네요. 고마워요. 오즈 언니, 일단 끊어요.
핸드폰 : (오즈) 뭐? 야! 야! (뚝!)
마리 : 데렌님. 저 좋은 생각났어요.
엘라 : 좋은 생각?
마리 : 주변에서 계속 상대방 얘기를 하면 어쩔 수 없이 신경 쓰이겠죠. 그럼 무슨 얘기를 해야 하지?
엘라, 데렌 : ?
마리 : 서로 호감이 갈만한 내용이어야 할 텐데..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쓸만한 정보를 알아내는 게 좋겠어요. 우선 스탄 선생님한테 가보죠. 가요.
엘라, 데렌 : ?? 신났네..
교무실
스탄 : 힐라 선생님과 매그너스 선생님의 공통점?
마리 : 네.
스탄 : 글쎄,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다른 사람들이라 딱히 그런 건 없을 것 같다만, 나이차이도 세 살이나 나고 말이야.
마리 : 어머~ 나이차이도 세 살이나 나는 군요~
스탄 : 회의 시간에도 어찌나 싸우던지.. 개와 고양이 같다니깐. 한 번 싸우기 시작하면 도저히 말릴 수가 없어.
데렌 : 듣자하니 기물파손과 수업방해가 엄청 난다고 하더라..
스탄 : 혹시 모르지. 학교 바깥에선 의외로 친하게 지낼 수도? 경비 양반을 찾아가보면 좀 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게야.
엘라 : 경비 양반이라면.. 구관 앞에 서있던 그 덩치 큰 경비 아저씨를 말하는 건가?
마리 : 네. 감사합니다.
구관 앞
에릭손 : 두 선생님의 공통점?
마리 : 네.
에릭손 : 그거야 둘 다 성격이....! 아, 아니야. 어쨌든 두 분은 정말 닮은 구석이 없어. 출근시간과 퇴근시간도 완전 다르다니까.
마리 : 그래도 혹시 바깥에선 친하게 지내시지 않나요?
에릭손 :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며칠 전만 해도 서로 주차 공간을 침범했다고 상대방의 차를 들이받으려 하질 않나.. 어휴.
엘라 : (조금 놀란 표정으로) 그러고도 멀쩡해?!
데렌 : (조금 놀란 표정으로) 엄청나네..
마리 : 그래도 둘이 이어질 가능성은..
에릭손 : 둘이 이어질 가능성? 그런 건 전혀 없다고 보는데.. 그런 건 이 아저씨에게 묻지 말고 너희 학교의 예쁘장한 여자애한테라도 물어보는 게 좋지 않겠어?
엘라 : 그렇게나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다니..
마리 : 그럼 오르카 언니에게 물어보죠.
데렌 : ? 왜 하필 오르카 누나야?
마리 : 예쁘장한 언니는 오르카 언니 밖에 없으니까요. 후훗.
데렌 : 아...
2학년 교실
오르카 : 힐라? 매그너스? 그게 누구? 오르카는 그런 거 몰라.
엘라, 데렌 : 하긴..
오르카 : 근데 너, 왜 오르카한테 먼저 톡 같은 거 안 하는 거야?
마리 : (고개를 갸우뚱하며) 톡?
엘라 : 흐음.. 혹시 마리의 톡을 기다렸어?
오르카 : (얼굴이 빨개지며) 아, 아니 누가 재 톡 같은 거 기다렸대? 그런 거 아니야! 오르카 기분 나빠. 갈래!
오르카가 떠난다.
엘라 : 성질머리 하고는..
마리 : 하지만 귀엽잖아요. 부끄러워하는 것 좀 봐요.. 후훗.
데렌 : 아무래도 오르카 누나에게 얻을 정보는 없어 보이네.
마리 : 그럼 이리나님한테 가요. 솔직히 오즈님이 더 귀엽긴 하지만.. 지금은 만나고 싶지 않네요.
3학년 교실
이리나 : 야, 너희 요즘 바쁘게 돌아다니 다면서? 호크아이 무슨 기밀작전이니 뭐니 헛소리 하던데.
데렌 : 그보다 힐라 선생님과 매그너스 선생님의 관계 말이야..
이리나 : 뭐어? 힐라 선생님과 매그너스 선생님? 말도 마! 두 사람은 완전히 물과 기름이야. 그렇게까지 안 어울리는 사람도 드물걸?
마리 : 호오~
데렌 : 그 둘을 이어주겠다네. from 호크아이가.
이리나 :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둘을 이어주겠다고? 포기해. 포기해.
데렌 : 진짜 포기하고 싶다..
이리나 : 그런데 말야.
엘라, 데렌, 마리 : ?
이리나 : 남녀관계의 가장 재밌는 점이 뭔 줄 알아? 그건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자꾸 생각이 난다는 거야.
마리 : 흐음~
이나 : 아무리 상대방에게 마음이 없어도, 누군가가 옆에서 자꾸 부추기면.. 자기도 모르게 자꾸 그런 쪽으로 생각이 들거든? 무슨 느낌인지 알지? 응?
마리 : 뭐.. 대충..
엘라 : 좀 알겠군..
이리나 : 예를 들면 나도.... (말을 삼켰다) 아오, 별 쓸 대 없는 말을 할 뻔했네. 아무튼 그렇다고.
마리 : .... 좋은 힌트네요. (속으로 : 그런데.. 누굴 까.. 이리나님이 좋아하시는 분이.. 이카르트? 미하일? 아니면.. 에이 설마..)
잠시후
교무실 앞
데렌 : 뭐하려고 교무실로 가?
마리 : 후훗. 여기서 잘 보고 계세요.
엘라 : 불안한데..
교무실 안
매그너스 : 어이, 넌 또 뭐야? 오늘 따라 왜 이리 애들이 많이 기웃거리는 거야? 여기 꿀이라도 발라놨나?
마리 : (매그너스에게 한걸음 다가가서 반짝이는 눈으로) 선생님, 우연을 믿으십니까?
교무실 문 뒤.
엘라 : 엥?
데렌 : 도를 아십니까?
교무실 안
매그너스 : (황당한 표정으로) 엉? 그건 또 뭔 헛소리야?
마리 : (매그너스에게 천천히 다가가면서) 수세기에 걸친 인류의 시대에서 이렇게 같은 시대에,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 이렇게 같은 지역, 같은 학교에서 함께 지낼 수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매그너스 : (당황하는 표정으로) 너 어디 아프냐?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마리 : (점점 더 다가가며) 하지만 더 놀라운 우연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죠.
매그너스 : (불안한 표정으로 조금 뒤로 물러난다)
마리 : (점점 더 빠르게 다가간다) 만약, 매일 같은 학교로 출근하고, 같은 학교에서 퇴근하면서도 한 번도 부딪치지 않았다면 그거야 마로 우연을 넘어선 운.명. 일겁니다.
교무실 문 뒤
엘라 : 에엥?
데렌 : 뭔 소리야?
교무실 안
매그너스 : (황당한 표정으로) 운..... 명?
마리 : (매그너스 가까이 가서 눈을 맞추고) 그렇습니다. 운명.
매그너스 : (뒤로 물러나다가 벽에 붙어서 두려운 표정으로) 그만 다가와. 인마! 부담스러워!!
마리 : (세 걸음 다가가서) 운명.. 그것은 거스르려 해도 거스를 수 없는 것이죠. (매그너스의 손을 잡고) 혹시 선생님 주변에 운명의 상대가 있다면 놓치지 말고 꼭. 잡으세요. (손을 놓고) 그럼 전 이만.... 후훗.
마리 돌아간다
매그너스 : (가는 마리를 보며) 그건 또 무슨 말... 야!
마리 교무실 밖으로 나간다.
매그너스 : (황당한 표정으로) 저 게딱지같은 놈은 대체 뭐야? (생각에 빠져서) 운명... 운명이라....
1층 복도
엘라 : 저딴게 통할 줄이야..
데렌 : 뭐야? 그 사이비 종교 같은 말은?
마리 : 호호호, 매그너스 선생님은 맹한 구석이 있어서 이러면 넘어갈게 뻔하거든요. 후후훗. 그럼 다음은 힐라 선생님이네요. 가죠.
엘라 : 그쪽은 쉽지 않을 거 같은 데..
마리 : 걱정 마시고 그냥 구경이나 하세요.
양호실
힐라 : 어라.. 너는?
마리 : 후후훗.
힐라 : 너도 혹시 체육시간에 다쳐서 왔니?
마리 : (아파보이는 표정으로) 아뇨. 점심시간에 급식을 급하게 먹었더니 체한 것 같아서요.
양호실 문 밖
엘라 : (속으로 : 역시 마리야..)
양호실 안
힐라 : (화장을 하며) 그래? 거기 서랍에 빨간약 있으니까. 아픈 데에다가 발라.
양호실 문 밖
데렌 : (속으로 : 빨간약이 무슨 만병통치약이야?)
엘라 : (속으로 : 포비돈-요오드 용액이 만병통치약은 아닌데...)
양호실 안
마리 : 네, 그런데 선생님. 혹시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20대 초반이시죠?
양호실 문 밖
엘라, 데렌 : (속으로 : 어떻게 저런 거짓말을....)
양호실 안
힐라 : (웃으며) 어, 어머 애도 참. 20대 초반은 무슨. 낼 모레만 서른이야. 애, 호호호. (서랍에서 소화제를 꺼내주며) 아, 여기 소화제 있으니까 이거 먹으렴.
양호실 문 밖
엘라, 데렌 : (속으로 : 누가 봐도 서른 넘은 거 다 알겠구만..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양호실 안
마리 : (놀란 표정으로) 정말요? 세상에.. (밝게 웃으며) 저는 처음에 학생이신 줄 알았어요. 후훗.
양호실 문 밖
엘라 : 그건 좀 심하다..
데렌 : 맞아..
양호실 안
마리 : 그럼 학교에서 힐라 선생님이 선생님들 중에서 제일 어리시겠네요. 다음이 매그너스 선생님인가?
힐라 : .... 그, 그렇겠지 아마. (딴청을 피운다)
마리 : (속으로 : 호오~ 걸렸어..) 흐음..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보고 세 살 차이는 결혼식부터 올린다던데.. 중얼중얼...
힐라 : ?
마리 : (웃으며) 아무 것도 아니에요. 후후훗. 체한 게 좀 가라앉네요!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힐라 : 그, 그래. 가봐.
마리 : (나가다 멈춰 서서 힐라를 보며) 아참. 그거 아세요? 매그너스 선생님이 힐라 선생님이랑 딱 세 살 차이라면서요?
힐라 : 응? 그... 그래?
마리 : (미소를 지으며) 그것 참 신기하네요. 저희 부모님도 세 살 차이시거든요! 저희 사촌도 세 살 차이의 남자와 결혼한다고 하더라고요!
힐라 : .....?
마리 : 그럼 전 진짜로 이만.. 후훗.
마리가 나간다.
힐라 : 제 정말 어디 아픈 거 아냐? 흐음...
1층 복도
마리 : 휴우.. 좋았어...
엘라 : 너 참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구나.. 나중에 장래가 걱정된다..
‘지잉- 지잉- 지잉-’
데렌 : 응? 여보세요.
핸드폰 : (미하일) 데렌, 어딜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 거야? 한참 찾아 다녔어.
데렌 : 그게.. 그러니까...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핸드폰 : (미하일) 운명? 세 살 차이는 결혼식부터 올린다고? 정말 그 허무맹랑한 거짓말을 선생님들이 믿었단 말이야?
마리 : (핸드폰을 빼앗고) 그럼요.
핸드폰 : (미하일) 너, 보기보다 거짓말에 꽤 재능이 있나 본데.
마리 : 후후후. 별 말 씀을요.
엘라 : 칭찬 아니야.
마리 : 그보다 한가하게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에요. 이쯤에서 굳히기 들어가죠.
핸드폰 : (미하일) 굳히기?
잠시후
1층 복도
팬텀 : (소근소근 : 온다!)
호크아이 : (소근소근 : 준비해!)
힐라와 매그너스가 지나간다.
미하일 : (국어책 읽는 말투로) 너, 너희 그거 들었니.
프리드 : 응? 뭘?
미하일 : (국어책 읽는 말투로) 오르카는 사람을 한 번 보면 저얼~대로 까먹지 않는 거 다들 알고 있지?
호크아이 : (국어책 읽는 말투로) 그래. 맞아. 오르카는 절대 안 까먹어.
루미너스 : (국어책 읽는 말투로) 그런데 오르카가 힐라쌤이랑 매그너스쌤만 기억을 못한데.
힐라, 매그너스 : !
프리드 : (웃으며) 우와. 그거 되게 신기하다!
나인하트 : (국어책 읽는 말투로) 그런걸 운명이라고 하는 거 아닙니까?
힐라, 매그너스 : .......
서로 지나가면서 의식하고 지나간다.
매그너스와 힐라가 가고
호크아이 : 봤어? 봤어? 서로 의식하는 거! 이거 완전 제대로 썸인데!
미하일 : 우리 연기력에 먹힌 게 틀림없어! 이 참에 연극부나 들어갈까?
마리 : 장난이라도 그런 말을 실례에요.
엘라 : 어떻게 프리드 오빠 빼고 다 어설프지?
팬텀 : 들킬 까봐 가슴 조였네.
프란시스 :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왜 이 몸은 대사가 한 마디도 없는 거냐!
나인하트 : 다음부터 이 따위 짓 제게 시키지 마십시오.
루미너스 : 동감이다.
잠시후 옥상
프란시스 : 나인하트 대원, 다음 작전을 말해보게.
나인하트 : 이쯤에서 구체적인 사건 하나쯤은 있어야겠죠.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위기 상황에서 사랑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긴장으로 심장박동 수가 빨라지면, 이를 사랑의 두근거림과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하죠.
엘라 : 연구 했냐?
마리 : 말하자면 흔들다리 효과군요.
루미너스 : 일단 매스너스 선생님을 양호실로 보내는 게 좋겠군. 둘이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하니까.
팬텀 : 샌님 바**?
루미너스 : (파직!)
팬텀 : 매그너스 선생님을 어떻게 양호실로 보내냐?
마리 : ?
미하일 : 그거 보통 일은 아니겠는데. 체육쌤 지난번에 우리가 넣은 감기 바이러스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감기에 걸렸대. 완전 건강체질이라 양호실에 갈 일이 없어.
마리 : 어머나..
데렌 : 그 정도로 건강해?
프란시스 : 쿠쿡, 그렇다면 내가 흑마술을 사용해서....
마리 : 그럼 별 수 없네요. 기절이라도 시키는 수밖에..
“?!”
엘라 : 뭘 시킨다고?
마리 : 아. 마침 학교 정문에 선생님이 보이네요. 그런데 어떻게 기절 시킬까요.. 흠음... 일단 내려가봐요.
엘라, 데렌 : 불안해..
엘라 : 우리가 마리를 쫓아 갈 테니 너희는 여기서 기다려.
잠시후
정문
마리 : 선생님~
매그너스 : 엉? 또 너냐?
마리 : (웃으며) 죄송해요~ 다~ 선생님을 위한 일이에요. 후훗.
매그너스 : (불길한 표정을 지으며)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마리 : 후후훗.
마리 축구부 부장한테 간다.
마리 : 저기요~ 축구공 좀 빌려주실래요?
엘라, 데렌, 벨데로스 : ?
벨데로스 : 축구공? 몇 개쯤?
엘라 : 설마..
마리 : 넉넉잡아. 흠.... 200개쯤? (엘라한테 신호 : 각각 100개 어때요.)
엘라 : 저 녀석... 재미있을 거 같다.
데렌 : 뭐요?!
‘뻥! 퐉! 뻑! 퍽! 뻑! 퍽! 퍽! 퍽! 퍽! .....’
데렌 : 기절이 아니라 사람이 죽겠네..
잠시후
매그너스 :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대체 어떤 놈이야?! 잡히기만 해봐. 운동장 백 바퀴를 오리걸음으로 돌게 해줄테다!
나무 뒤
마리 : 체..
엘라 : 대단한 맷집이네.
데렌 : 멀쩡하다는 게 신기하다.
마리 : 아무래도 이 방법으로는 안 되겠어요.
1층 복도
마리 : 흐음... 루나님이라도 부를까요?
엘라 : 그럴까?
데렌 : 기절이 아니라 살인 계획 세우는 거지?
‘지잉- 지잉- 지잉-’
엘라 : 응? 에이.. 여보세요.
핸드폰 : (프란시스) 후후후, 어리석은 인간이여. 내.....
엘라 : 끊는다.
핸드폰 : (프란시스) 야, 야. 잠깐! (뚝.)
‘지잉- 지잉- 지잉-’
엘라 : 어.
핸드폰 : (프란시스) 너는 왜 사람 말을 듣지도 않고 막 끊고 그러냐?
엘라 : 아, 사람이었어? 나는 또 마왕의 전화인 줄 알았지.
핸드폰 : (프란시스) 쿠쿠쿠. 내 정체를 알아채다니. 죽어 줘야겠....
엘라 : 끊는다.
핸드폰 : (프란시스) (당황한 목소리로) 알았어. 알았다고! 그럼 엘라 대원, 데렌 대원, 마리 대원, 임무는 완수했나? 대장님께서 즉시 보고하라고 하셨다.
엘라 : 이쪽도 마음에 안 들긴 마찬가지지만 넘어가주지. 기절시키려고 축구공을 여러 번 급소에 명중시켰는데 끄떡도 없어.
마리 : 아무래도 이 방법으로는 안 될 것 같아요.
핸드폰 : (프란시스) 그렇다면 이 프란시스님께서 나설 때가 될 것 같군. 지금 빨리 3층 과학실로 와라. 나의 연금술 실력을 보여주지.
엘라, 마리, 데렌 : 연금술?
‘펑!!!’
엘라, 데렌, 마리 : ?
데렌 : 무슨 소리지?
엘라 : 불길한데..
과학실
엘윈 : 왔어? 야, 얘 되게 웃긴다? 사랑의 묘약인가 뭔가를 만들겠다고 난리를 치더니 이 꼴이 됐다니까?
“”
데렌 : 어쩌다 기절한 거야?
엘윈 :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기절해버렸어.
마리 : 그냥 둬도 정신은 차릴 거 같네요.
엘윈 : 그래. 그런데 문제는 더스트들이야. 이 녀석이 펑 하는 소리를 너무 크게 낸 바람에 과학실의 더스트들이 자극돼버렸어. 녀석들을 좀 해치우고 돌아올래?
엘라, 데렌 : 에휴..
잠시후
엘라 : 어라? 아직도 이러고 있네? (발로 톡톡 건드리며) 야, 일어나.
프란시스 : (누워서) 으으... 엄마, 나 5분만 더... 아침 안 먹는다니까.
엘라 : 얼씨구? 야, 엄마는 집에 가서 찾고, 빨리 일어나.
프란시스 : (일어나서) 여, 여기는 과학실? 그렇다면.. 인간. 네가 날 소환한 게로군. 마왕을 소환한 대가가 얼마나 큰 지는 알고 있겠지? 어서 제물을 바쳐...
엘라 : (살기를 뿜으며) 적당히 해라.
마리 : 매그너스 선생님을 쓰러트릴 방법이 있다면서요?
데렌 : 흑마술, 뭐 이딴 소리하면 누나가 가만 안 둘 거 같은 데..
프란시스 : 엘라 너 요즘 나한테 너무 까칠한 거 아니야? 흠, 어쨌든 그건 저기 만들어놨지. 나의 연금술로 만든 약이다. 이 약을 먹으면 설사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쓰러지게 되지.
데렌 : .... 드래곤이라.. 하긴..
엘라 : (약을 뜨며) 왠지 위험한 냄새가 나는 데..
마리 : 뭐 어때요? 죽기보다 더 하겠어요? 후후.
정문
엘라 : (약병을 마리에게 주며) 네가 전해줘.
마리 : 네.
‘도도도도.’
마리 : (환하게 웃으며) 선생님~
매그너스 : (불길한 표정으로 마리를 보며) 뭐야, 또 너냐? 엉?
마리 : (매그너스한테 가까이 다가가) 매그너스 선생님, 요즘 저희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매그너스 : (뒤로 물러나 불길한 표정으로) 인마. 난 요즘 너 때문에 힘들어!
마리 : (약을 건내주며 웃는 얼굴로) 이거 드시고 힘내세요.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매그너스 : ! (약을 받아서 웃는 얼굴로) 요즘 이런 학생이 있다니. 그래, 고맙게 잘 마시마. 그럼... (꿀꺽꿀꺽) 캬~
‘털썩.’
마리 : 호오. 약빨 죽이네요.
데렌 : 죽은 거 아니겠지?
엘라 : 헉, 정말 효과가 즉빵이잖아?? 프란시스 녀서, 대체 뭘 만든 거야..?
데렌 : 일단 빨리 양호실로 옮기자.
잠시후
양호실
힐라 : 어쩌다가 이 괴물같은 양반이 쓰러진 거야? 철근 콘크리트도 씹어 먹을 것 같은 양반인데...
데렌 : 그.. 그게..
마리 :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더위를 드신 것 같아요. 요즘 날씨가 좀 더워야죠. 저희가 지나가다가 발견해서 다행이에요.
엘라 : (속으로 : 어디서 저 뻔뻔함이 나오는 거지? 인생의 반이 연극인가?)
데렌 : 그.. 그럼 저흰 먼저 가보겠습니다.
복도 양호실 문 앞.
마리 : (자물쇠를 채우며) 끝. 그럼.. (창가로 가서)
‘드르륵. 휘익. 슈우우우우우웅- 핑.’
데렌 : 별이 되었네.
마리 : 이제 옥상으로 가요.
옥상.
마리 : (전원차단기를 내리며) 영차.
‘덜컹.’
나인하트 : 양호실 문은 확실하게 자물쇠로 채우셨습니까?
마리 : 그럼요.
엘라 : 열쇠는 저 멀리 던져 버려서 두 번 다시는 못 찾을 거야.
데렌 : 그런데 이렇게 양호실에 둘만 가둬놓고 정전을 시킨다고 해서 사이가 좋아질까?
나인하트 : 의심스러우시다면 양호실에 있는 cctv를 확인해보도록 하죠.
루미너스 : 그건 교칙 위반..
나인하트 : 어차피 정전이라 화면은 제대로 보이지 않겠지만. 소리는 확실히 들릴 테니까요.
팬텀 : 좋네.
마리 : 하아.. 루나님이었으면 볼 수도 있었을 텐데요..
엘라 : 그러게..
힐라 목소리 : 갑자기 웬 정전이..
마리 : 그렇죠. 여자가 어두워서 두려워 할 때..
매그너스 목소리 : (우는 소리로) 흐... 흐흐... 흐으..
“?”
힐라 목소리 : 매그너스 선생님?
매그너스 목소리 : (우는 소리로) 므어어어...
힐라 목소리 : 네? 뭐라고요?
매그너스 목소리 : (우는 소리로) 무서워... 무섭다고요! 흐어어어어엉! 무서워요. 무서워!
엘라 : (속으로 : 그러고 보니 티어 아줌마가 헬리시움 성은 유난히 밝다고 했었지 참..)
힐라 목소리 : (짜증을 내며) 무섭긴 뭐가 무서워요? 남자가 되가지고선, 일시적인 정전인 것 같은데 금방 다시 불 들어올 거예요. 그러니까 조금만 참아봐요.
매그너스 목소리 : (울면서) 흐어어. 흐어어어...
힐라 목소리 : (짜증을 내며) 정말 시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네요!
“?”
매그너스 목소리 : 힐라 선생님....?
힐라 목소리 : 불 켜질 때까지만 만ㅇ에요. 옆에 있어 줄 테니까 그만 좀 울라구요. 듣기 짜증나니까.
엘라 : 어떤 모습일까?
마리 : 우와.. 루나님이 부럽네요..
데렌 : 어쨌든 잘 된 건가?
팬텀 : 캬. 분위기 좋고~
호크아이 : 이제 적들은 완전히 함락되었다. 남은 것은 막타 뿐! 자, 그래서 나인하트 대원. 어떻게 하면 된다고?
나인하트 : 이제 남은 건 하나.
마리 : 고백뿐이죠.
루미너스 : 고, 고백이라고?
미하일 : 정말 이 말도 안 되는 계획이 성공했단 말이야?
나인하트 : 아직 속단하긴 이릅니다.
프리드 : 하긴 여성들은 제대로 된 고백을 받기 전까지는 아무리 많은 사랑의 신호를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도 사귄 것으로 인정하지 않는 다고 하니까.
프란시스 : (당황하며) 그럼 오르카는 왜.....? 나는 제대로 고백도 했.......
미하일 : 제대로 된 고백이라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나인하트 : 고백에 필요한 세 가지.
마리 : 바로 분위기 있는 장소, 로맨틱한 음악, 그리고 이벤트죠.
나인하트 : 일단 고백하기 적당한 장소부터 물색하는 게 좋겠습니다.
호크아이 : 들었나? 제군들? 그럼 지금부터 흩어져서 고백하기 적당한 장소를 찾는다. 나와 미하일 대원은 학교를, 나인하트 대원과 프란시스 대원은 학교 주변을 맡는다. 그리고 나머지 대원들은 학교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장소까지 샅샅이 수색해보도록! 제군들의 어깨에 이 학교의 미래가 달렸다, 그럼 지금 즉시 출동!
프란시스 : 출동!
엘라 : 전쟁놀이에 너무 심취해있군..
공터
루미너스 : 여긴 정말 뭐하나 제대로 있는 게 없군.
프리드 : 이곳으로 불러내면 싸우자고 불러낸다고 오해하기 딱 이겠어.
루미너스 : 여긴 아니야.
이슬비 산책로
엘라 : 제법 분위기 있는 곳이네. 걷기도 좋고.
데렌 : 하지만 너무 인위적인 느낌이랄까? 일단 이곳은 보류라고 해야 겠어.
분수공원
팬텀 : 분수라..
마리 : 저걸 잘만 이용하면 제법 괜찮은 이벤트가 될 거 같은 데요.
팬텀 : 좋아. 다른 대원.. 흠흠. 아이들에게 연락을 취해야겠다.
‘뚜르르르르. 철컥.’
핸드폰 : (호크아이) 여기는 독수리, 여기는 독수리.
마리 : 호크아이는 매인데..
핸드폰 : (호크아이) 상황을 보고하라!
팬텀 : ... 여기 분수공원인데. 고백하기로는 제법 괜찮은 장소인 것 같아. 이쪽으로 오는 게 좋겠어.
핸드폰 : (호크아이) 훌륭하다. 마리 대원! 팬텀 대원! 그러면 우리는 목표물을 분수공원으로 이동시키겠다. 전 대원. 다음 전투 지역은 분수공원이다!
다음 날.
힐라 : 오늘 교사 회식. 분명 분수공원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나요?
매그너스 : 저도 그렇게 들었는데. 다른 늦으시나?
힐라 : 매그너스 선생님은 밖에서까지 체육복 차림이에요?
매그너스 : (파직!) 그러는 힐라 선생님이야 말로 밖에서까지 가운을 입고 있습니까?
힐라 : (파직!)
힐라, 매그너스 : .........
힐라 : 흥, 됐어요. 그만 두죠.
매그너스 : 그래요. 그만 둡시다.
나무 뒤
마리 : 호오. 성과가 보이네요.
나인하트 : 지금입니다. 시작하시죠.
호크아이 : 좋아. 프란시스 대원! 준비한 노래를 틀어!
프란시스 : 아… 안 되겠다. 긴급상황!
호크아이 : 무슨 일인가. 대원!
프란시스 : 소… 손에 땀이 나서 음악을 틀 때 실수할 것 같아.
호크아이 : 넌 그놈의 땀 좀 어떻게 안 되나?
마리 : 그럼 어쩔 수 없죠. 만약을 대비해서 제 친구가 골라준 감미로운 곡을 틀어드리죠.
프란시스 : 오케이. 부탁해. 바로 지금이야!
‘달칵.’
버섯성에서 감마와 오메가가 불렀던 음치 곡이 나온다.
미하일 : ... 뭐야. 이 음악은?
마리 : 으...
엘라 : (소근소근 : 누가 골라준거야?)
마리 : (소근소근 : 사월님이요.)
데렌 : (소근소근 : 엿인가?)
엘라 : (소근소근 : 우리 끼리 놀아서 많이 화가 났나?)
루미너스, 나인하트 : ......
프란시스 : 마, 망했다…
팬텀 : (한숨을 쉬며) 그러게.. 망했네..
힐라, 매그너스 : ?
힐라 : 아니, 이 감미로운 음악은…?
매그너스 : (당황하며) 대체 어디서 들려오는 거지?
매그너스와 힐라 사이에 하트가 날린다.
호크아이 : …? 응?
팬텀 : 왜 성공한 거야?
프리드 : 강력한 음악의 힘에 최면이 걸린 모양이야.
엘라 : 분위기 좋다.
마리 : (울며) 사월님.. 의심해서 죄송해요..
데렌 : 선견지명...? 인가?
아카이럼 : 두 분 여기서 뭘 하시는 겁니까?
엘라 : !!
데렌 : 아카이럼!
매그너스 : (당황하며) 생물 선생님?!
아카이럼 : 이런 곳에서 두 분이서.. 수상한 냄새가 풍기는군요.
매그너스 : (당황하며) 아니.. 오늘 회식이 이곳에서 있다기에..
아카이럼 :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는데요. 혹시 요즘 교내에 도는 소문처럼 두 분이서 연애를 한다거나... 그런 건?
힐라 : (화를 내며) ... 그럴 리가 없잖아요! 이런 뇌까지 근육으로 가득 찬 양반이라 누가!!
매그너스 : (화를 내며) 크,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이런 화장 떡칠 마녀랑 누가!!
미하일 : 으악..
프리드 : 다 되가고 있었는데!!
팬텀 : 마지막에 방해꾼이!!
힐라 매그너스 떠나려고 한다.
데렌 : 가려고 하는 데?
호크아이 : 안 돼. 여기에서 물러날 순 없다! 마리 대원, 엘라 대원, 데렌 대원, 뒤를 부탁하낟. 우리는 힐라와 매그너스 선생님을 뒤따라가겠어!
호크아이와 아이들이 떠난다.
엘라 : 하여튼.. 마음에 안 드는 노친네.
아카이럼 : 안 돼.... 안 돼....
마리, 엘라, 데렌 : ?
아카이럼 : 이럴 순 없어.... 또 나 혼자 솔로일 순 없어... 그럴 순 없어... 내가 얼마나 방해를 했는데! 칠판 낙서도 지우고.. 사진도 찢고.. 그리고.. 문도 열어주고..
데렌 : 어쩐지 교실에 낙서가 지워졌더라..
마리 : 사진이 왜 찢어진 채 쓰레기 통에 왜 있나 했네요..
엘라 : 생각보다 자물쇠가 쉽게 열렸더라..
‘스르르륵.’
모태솔로의 트러블메이커가 등장했다.
엘라 : 트러블메이커?
데렌 : 이럴 때 엘윈 형이랑 릴리 누나는 대체 어디로 간 거야?
마리 : 일단 일이 커지기 전에 얼른 해치워야겠어요.
엘라 : 30초 정도면 충분해. 이슈타르의 링!
마리 : 신수의 힘으로. 제네시스!
데렌 : 익시드!
‘콰광!’
엘라 : 끝!
마리 : 그런데..
엘라, 마리, 데렌 : (아카이럼을 본다)
데렌 : 오랫동안 혼자 지내면서 쌓여온 외로운 마음이 트러블메이커를 만들어낸 모양이야.
마리 : 갑자기 눈에서 땀이..
엘라 : 와.. 내가 살다살다 이런 노친네가 불쌍하게 보이는 건 처음이네.
데렌 : 응? 저기. 애들이 모려 오네.
엘라 : 힐라 선생님과 매그너스 선생님은?
호크아이 : 미안하네, 대원들. 그만 적들에게 우리의 위치가 노출되고 말았네. 이번 작전은 안타깝게도 실패야. 크흑, 이 모든 것이 무능한 나의 책임, 나를 탓해주게.
미하일 : 호크아이 책임이... 맞아. 괜히 설레발치다가 힐라 선생님한테 딱 걸렸지 뭐야. 거의 다 성공이었는데.
마리 : 에휴.. 호크아이 오빠가 그렇죠. 원래 엄청 덜떨어졌잖아요.
엘라 : 바보 같은 호크아이.
데렌 : 그러게 왜 이딴 짓을 해가지고..
나인하트 : 덕분에 힐라 선생님과 매그너스 선생님 사이는 오히려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한동안 신수교 연애는 절.대.금.지.겠군요.
루미너스 : 하아.. 피곤해지겠군..
프란시스 : 안돼! 오르카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 큭, 사랑.. 너 참 아프다.
미하일 : 난 이만 돌아갈래. 애초부터 이런 바보 같은 짓에 동참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럼 먼저 간다.
미하일이 간다.
호크아이 : 미하일 대원, 지금 작전지역을 이탈하려는.... 야, 같이 가!
호크아이 미하일을 쫓아간다.
팬텀 : 뭐.. 제법 재미있었는데.. 프리드 같이 게임이나 하러가자.
프리드 : 그래.
루미너스 : 난 집에나 가련다..
팬텀, 프리드, 루미너스가 떠난다.
프란시스 : 갑자기 그녀가 보고 싶어졌다. 그녀를 찾아가겠다.
프란시스가 간다.
나인하트 : 그럼 저도 이만.
나인하트가 떠난다.
데렌 : 우리 무슨 고생을 한 거지?
아카이럼 : 안 돼... 그럴 순 없어... 머리에 흰 머리도 안 난 것들이 연애를.. 중얼중얼...
엘라 : 하아.. 이 노친네만 없었어도 가능 했을 지도..
마리 : 어머? 아직 결과는 몰라요.
‘발발발발’
엘윈 : ? 멍, 멍!
며칠 후
교무실
매그너스 : 어쩐지 그녀가… (당황하며) 아니야, 정신차려! 상대는 한낱 떡칠 화장 마녀의 불과해! (책상에 앉아 집중하는 거 같다가 울면서) 아아… 그래도 어쩐지 그녀가…
힐라 : 뭘 그렇게 혼자 중얼거려요?
매그너스 : ! (놀라며) 힐라 선생님?
힐라 : ……
매그너스 : (당황한 표정으로) 평소랑… 뭔가 좀 다르십니다?
힐라 : 그러는 댁은 평소랑 똑같네요.
매그너스 : 여긴 어쩐 일로?
힐라 : 친구랑 영화 약속이 깨졌는데, 같이 보러 갈래요?
매그너스 : !
힐라 : 뭐라 대답이라도 좀 하시죠.
매그너스 : 머리, 왜 풀었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힐라 : 알면 뭐가 달라지나요?
매그너스 : (미소를 지으며) 달라질 수도 있죠.
힐라 : 하아… 몰라, 내가 최면이라도 걸렸나 **.
매그너스 : …!
힐라 : 안 갈 거면 말고.
힐라 나가려고 한다.
매그너스 : (당황하며) 갑시다. 가요!
매그너스 힐라를 쫓아간다.
교무실 창문 밖.
마리 : 후훗. 역시.. 사람은 두고 봐야 안다니까요.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