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 <노리터>삼위일체
헤네시스 외딴건물 한 아픈아이
약을 가져다 주면 삿갓을 주곤 했다
커닝시티 병원 안 으스스한 환자
거울과 부적을 주면 망토를 주곤 했다
페리온 근처 늙은 고고학자 할아버지
추귀걸이를 나뭇잎 귀걸이로 바꿔주곤 했다
삿갓을 쓰고 귀걸이를 끼고 망토를 휘날리면
냄뚜를 들고 텔포를 쓰던 법사도
폭풍의 시를 쓰던 고렙궁수도
진한 검정색 표창을 던지던 도적도
그 무엇하나 부러워하지 않았던
민첩한 몸놀림을 쓰던 전사가 되었다
그때 그 사냥터, 그때 그 길드원
그때 그 몬스터, 그때 그 맵으로
돌아갈 수 없다해도, 추억에 잠겨 글을 쓴다
갈색삿갓을 쓰고 킹슬라임을 잡던
허름한망토를 휘날리며 슬리피우드로 가던
나뭇잎귀걸이를 끼고 개미굴에서 좀비버섯을 잡던
30렙을 갓 찍었던 나의 스피어맨이 아직도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