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Cherry Wine (미하일♥이리나)
항상 단정한 품행과 여제에 대한 끝없는 충성심으로 휘하 기사들에게 모범이 되던 그의 작은 타락인걸까.
연합의 중심지 에레브, 그곳의 성 안에는 기사단장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술과 음료가 마련된 작지만 호화로운 바가 있다. 종종 청소를 하거나 새로 술을 들여놓을 때를 제외하고는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고, 그곳을 이용하는 단장들이 직접 원하는 술이나 음료를 원하는 대로 가져다 따라 마시면 되는, 일종의 셀프 바(Self Bar)이다. 여제와 책사의 출입도 허가되어 있긴 하지만, 아직 성인이 아닌 여제는 아주 가끔씩 들러 주스나 마실 뿐이었고, 조용한 곳에서 차나 커피 따위를 마시기를 즐기는 고상한 책사님이 이곳에 올 리가 없기 때문에 이곳은 단장들만의 쉼터이자 일상적인 잡담부터 기사단의 중대한 일까지 의논하는 장소가 되었다. 지금 그곳에서 한 단장이 홀로 코르크 마개를 따고 얼음이 들어있는 잔에 채워지는 맑은 술을 벗삼아 앉아 있다. 빛의 기사단장 미하일, 그는 단장으로서 이곳의 출입이 허락된 사람이지만,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언제나 술보다는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벗으로 두었고, 남들이 모두 잠든 야밤에 홀로 훈련을 하는가 하면, 행정 업무부터 실전 임무까지 성실하고 완벽하게 해내던 모범 기사이다. 그가 지금 홀로 술을 마시고 있다. 머리속이 복잡한 미하일은 답답한 듯 자신의 헤드기어를 벗어 원통형의 병 옆에 올려두고는 첫 잔을 마저 비워낸다.
어릴 적, 그에게는 가족과 친구가 없었다. 자신의 이름조차 모른 채 꼬마라는 이름으로나 불리며 수당도 받지 못한 채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시그너스 여제가 기사단의 결성을 결심하고 나인하트 책사와 함께 단장들을 찾아나선 것은 그와 시그너스 여제의 인연이 닿도록 해 주었고, 여제를 만나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증명해 보인 것이 그의 힘을 악덕 고용주가 아닌 여제와 세계를 위해 쓰도록 해 주었다. 그 이후 다른 단장들이 모두 모이며 시그너스 기사단이 결성된 이후에도 그는 기사단 내에서 많은 활약을 보였고, 빛의 기사단장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함을 공고히 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그 성장이 그에게 이런 아픔을 가져다줄 줄은 그 자신조차 알지 못했다. 기사단장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어 가던 중, 언젠가부터 어릴 적 가족의 사랑조차 받지 못했던 그가 감히 한 여인을 연모하기 시작했다. 미하일이 그런 마음을 갖지 않았더라도 이미 그녀는 미하일을 비참한 어린 시절로부터 구해주었으며 스스로가 살아가야 할 길을 알려준, 그리고 자신의 주군이기도 한 소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이 감정은 머지않아 미하일의 굳은 신념과 부딫혀 한동안 미하일을 너무나 괴롭게 만들고야 말았다. 자신이 충성을 다해 섬겨야 할 황제이자, 이 세계를 검은 마법사로부터 지켜낼 그 분께 자신이 감히 이런 불경한 사심을 품는다는 것 자체를 미하일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미하일은 어떻게든 스스로를 부정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미 그는 시그너스 여제를 위해 살아가야 할 존재가 아닌 시그너스 여제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미하일은 끝까지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려 했지만, 동시에 본인도 모르게 여제에게 더 많은 활약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었고, 그 덕분인지 미하일의 충성심은 안그래도 높은 에레브의 하늘을 찌를 듯 했다.
미하일이 빛의 기사단장이 된지 6년째 되는 해의 7월, 평소 단장들의 바를 잘 이용하지 않는 미하일을 제외한 4명의 기사단장이 모여 각자 잔 하나씩을 앞에 놓아 두고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각자 성격도, 앞에놓인 음료도 제각각이었지만 훈련과 임무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즐거운 것은 4명이 같은 자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원인이었다.
"그래서 그 많은 서류가 모조리 섞여서 바닥에 흩어져 있는데, 그때 우리 책사님 표정이 꽤나 볼만 했다니까? 감봉당한건 아깝긴 하지만, 평생 잊지 못할 표정이었어!"
"저걸 용감하다 해야할지, 멍청하다 해야할지, 생각해보면 나인하트에게 장난을 칠 수 있는 것도 저녀석 뿐일거야."
"난 후자 쪽에 걸지."
"호크아이, 이번달 월급 얼마나 남았어?"
"글쎄? 70만 메소 쯤?"
"내가 고물을 모아도 훨씬 잘 벌겠군."
"한달에 70이라니, 호크아이 단장님께서는 청백리를 몸소 실천하시는군요."
"여어~! 미하일! 여긴 웬일이야?"
이리나의 비아냥거림을 가볍게 덮은 호크아이의 말에 모두의 시선은 방금 문을 열고 들어온 사내에게로 모였다.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나인하트가 안 보이더군.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산책이라도 나갔나?"
"나인하트라면 아까 여제님께서 호출하시는걸 들었어요. 집무실에 없다면 아직까지 황제 집무실에 있겠죠."
오른쪽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세워 탁자에 두어 번 두드린 미하일은 이리나의 말을 듣자마자 뒤돌아 입구 쪽으로 향했다.
"너도 한잔 하고 가는 건?"
"사양하겠네."
"우리 빛의 단장님 딱딱한 성격은 꼭 나인하트를 닮은 것 같다니까?"
"여제님께선 안에 계시는가?"
다른 곳보다 두드러지게 큰 시그너스 여제의 집무실 문 앞에 서 있는 피요족의 기사에게 미하일이 물었다.
"예, 책사님과 같이 계십니다. 하지만 책사님께서 나오시기 전까지 다른 사람의 방문을 거절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급한 보고서이니 잠시만 허락해 주게."
"하지만 여제님께서..."
"아주 잠깐이면 되네. 비켜주게."
미하일이 그토록 급히 제출하려 했던 것은 나인하트가 미하일에게 따로 명령하여 외부에 파견시킨 빛의 기사의 기밀작전 보고서였다. 기사가 에레브로 복귀하는 대로 즉각 보고하라는 나인하트의 명령에 따르기 위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반강제적으로 집무실 문에 가까이 다가간 미하일이 노크를 하기 위해 손을 들어올렸다.
"사랑해요 나인하트."
노크하려던 미하일의 손이 공중에서 멈춰섰다. 자신이 방금 문 너머로부터 들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는 자신의 청각을 의심했지만 계속해서 들려오는 둘의 대화가 가져온 확신이 미하일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여제님,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더이상 당신에게 여제라고 불리고 싶지 않아요. 알아요. 우린 여제와 책사의 관계라는 것을... 하지만 나인하트가 오래 전 제게 말했지 않나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말이에요."
"여제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것 또한 여제로서 감당해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다른 것은 무엇이든지 감당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참을 수 없어요. 여제는 사랑조차 하면 안 되는 건가요?"
공중에서 멈췄던 미하일의 손이 늘어지듯이 내려왔다. 잠시 동안 그의 몸은 미동도 없이 멈춰 있었다. 유일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크게 흔들리고 있는 푸른 눈 뿐이었다. 들리지 않는 질문을 던지는 피요족 기사의 말을 무시한 채 그는 그대로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는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아무리 애써 자신이 그녀를 사랑해선 안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지만 정작 그녀가 자신이 아닌 나인하트에게 진심어린 고백을 하고 있는 것을 들어 버린 미하일은 그저 공허한 마음 뿐이었다.
'차라리 듣지 못했다면 좋았을 것을...'
해가 지고 밤이 깊어질 때까지 미하일은 집무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언젠가부터 스스로 마음속에 위안이 되 주었던 여제가 다른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안 그는 다른 위안이 될 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이윽고 미하일은 낮에 단장들이 모여 있던 곳을 떠올려내고는 주저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시간은 자정을 조금 넘었고, 대부분의 기사들이 잠들어 있을 시간인지라 복도는 조용했다. 바에 도착한 미하일은 불도 켜지 않은 채 술이 진열된 곳으로 가 그곳의 작은 불만 켜 두고는 바로 가장 눈에 띄는 술을 골라 왔다. 잔을 고르고, 얼음을 골라 넣고, 굉장히 익숙치 않은 일이었지만 그날따라 자연스럽게 몸이 움직이는 것은 그가 매우 지쳤기 때문일 것이다. 머리 속이 복잡한 그가 헤드기어를 벗어 옆에 두고 첫 잔을 비워 내자 문이 열림과 동시에 익숙한 구두 소리가 미하일에게 들려온다.
"그렇게나 술을 멀리하시던 미하일 단장님이 늦은 시각에 여긴 무슨 일이죠?"
시그너스 여제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초록색으로 흔들리는 머리를 늘어뜨린 이리나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보이는 사내에게로 다가온다. 그녀는 대답 없이 자신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미하일을 지나쳐 술이 진열된 곳으로 가더니 자신도 고급스러워 보이는 분홍빛의 체리 와인을 꺼내 온다.
"당신도 술을 자주 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습니까?"
"낮에 마셨던 건 그냥 스무디(smoothie)였어요. 당신이나 호크아이와 다르게, 전 가끔 하는 음주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긴 와인잔을 하나 골라 와인을 따라내는 모습이 능숙하다. 이리나가 힘없이 탁자 위를 바라보고 있는 미하일의 옆에 와인병과 잔을 올려놓고는 의자를 살짝 빼고 앉는다.
"그래서, 뭐가 문제에요?"
"......"
"이러고 있는 걸 들켜버린 것부터 아무일 없다고 말하긴 무리라는 거 알죠?"
"일 있습니다. 하지만 별로 말하고 싶지는 않군요."
"물론 당신 자유에요. 하지만 빛의 기사단장님께서 계속 그런 상태이시면 상당히 곤란하잖아요?"
"......"
"말하고 싶어지거든 말해요. 전 제 시간을 즐기고 있을 테니."
한동안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작은 등만이 켜진 바에서 들리는 것은 술이 잔으로 떨어지거나 목으로 넘어가는 소리뿐이다. 40여분이 흘러가고 한 병을 다 비워버린 미하일이 컵을 내려놓고는 긴 정적을 껜다.
"비밀로 해야 한다는 걸 말할 필요는 없겠죠?"
"내가 호크아이로 보여요?"
조심스럽게, 그리 길지는 않지만, 무거우면서도 진솔한, 한편으로는 충격적인 말들이 미하일의 머리속에서 입을 타고 흘러나온다. 약 20여분의 시간 동안 그는 고개를 탁자 위로 향한 채 입술만을 움직이고 옆에 있는 이리나는 앞쪽에 시선을 두고는 천천히 와인잔을 비우며 미하일에게서 들리는 것들을 머리속에서 정리한다. 한 편의 고해성사가 끝남과 동시에 들고 있던 잔의 와인을 모두 비워버린 이리나가 미하일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당신이 여제님께 그런 마음을 품었을 줄은 전혀 몰랐네요."
"처음에는 저도 몰랐습니다."
"포기해요."
"예?"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이리나의 날카로운 발언에 당황한 기색이 보이는 미하일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그를 바라보고 있는 이리나가 말을 이어나간다.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미하일? 지금 여제님 눈엔 나인하트만 보인다구요. 여제와 기사단장 관계만 해도 이루어지기 어려운데, 다른 남자를 마음에 두고 계시니, 더이상 말이 필요해요?"
"......"
"힘든거 알아요. 적어도 난 이해할 수 있어요. 나도 당신과 같은 처지였으니까..."
이리나가 한 마디 숨을 천천히 내쉰다.
"무슨 뜻입니까?"
"말 그대로에요. 저도 당신이랑 똑같았다구요."
"왜 이리나가 저와 같았다는 겁니까?"
그녀는 미하일에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빈 잔에 와인을 따르더니 미하일과 눈을 마주하며 살짝 입꼬리를 올린다.
"미하일이 제게 힘든 고백을 해줬으니 저도 재밌는 거 하나 이야기해 줄까요?"
"갑자기 무슨..."
"전 나인하트였어요."
"예?"
"미하일이 좋아했던게 시그너스 여제님이었다면, 전 나인하트였다구요."
"......"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되는거에요?"
오늘따라 여러번 머리속이 복잡해지는 미하일이다. 여제와 책사, 기사단장들 사이에 이리 많은 로맨스가 엮어져 있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다시 혼란스러워진 머리에 알코올을 부어 넣고 싶어진 미하일이 술 진열장 쪽으로 눈을 돌리자 이리나가 일어서더니 자신의 앞에 놓인 것과 똑같은 잔을 꺼내 와서는 미하일에게 건넨다. 받아들기 무섭게 잔 안으로 떨어지는 분홍빛 와인이 이어진 병을 들고 있는 이리나를 올려다보는 미하일, 그동안 경쟁 상대이자 동료였던 이리나가 이리 자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가. 여제라는 음료가 쏟아져 버리고 조금 전까지 복잡한 기운만이 감돌던 공허한 잔 안에 이리나라는 와인이 쏟아지는 것을 그는 느낀다.
"여제와 책사한테 진 사람들끼리 서로 위로나 하자구요."
손을 움직여 미하일의 잔에 장난스럽게 자신의 잔을 부딪혀 보이는 이리나, 와인이 목으로 넘어갈 때 살며시 감기는 눈과 잔이 맞닿아 있는 입술이 차례로 미하일의 눈에 들어온다. 지금까지 한번도 그녀를 이리 가까이서 자세히 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미하일에게 이리나는 동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가 눈을 뜨자 미하일도 손에 들린 잔을 입으로 가져간다.
"전 당신보다 더 빨리 알아챘지만, 나인하트도 여제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던데요."
"숨기고 있는 거에요. 미하일이 그랬던 것처럼. 나인하트는 책사라는 직위를 위해 자신의 감정을 아주 깊숙히 넣어 두고 있어요. 정말 그런 사람도 보기 힘들죠."
"그래서... 포기한 겁니까?"
"그래요. 여제님과 나인하트,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요?"
"굉장히 낙관적이군요."
"네, 그러기로 했으니까요."
복잡한 감정이 정리되어 가는 미하일, 그는 이리나의 태도를 공감하는 듯 작게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인다. 시그너스 여제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것이 미하일을 힘들게 하지는 않는 듯하다. 체리 와인이 거의 다 떨어지자 이리나가 미하일에게 마지막 잔을 따라주며 말한다.
"우리, 왠지 더 가까워 진 것 같지 않나요?"
그 한마디가 이번에는 진정되던 미하일을 푹 하고 찔러 버린다.
"그렇...겠군요."
"당신이 참 무뚝뚝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당신에게도 이런 귀여운 면이 있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
가볍게 사례가 들린 미하일이 몇 번 기침을 한다. 그 모습마저 재미있다는 듯이 바라보며 웃음짓고 있는 이리나에게서 그는 일말의 체리빛 향기를 느낀다. 진한 단내가 녹아드는 사이사이에 심장박동이 울리며 톡 쏘는 알코올 냄새가 그의 정신을 흐리게 한다.
"와인이 다 떨어졌네요. 이만 일어나야겠어요."
"아..."
미하일이 자신도 모르게 급히 일어선다, 병과 잔을 빠르게 정리하고 미하일을 향해 서는 이리나의 얼굴이 붉다.
"오늘은 평소보다 좀 많이 마셨어요. 약간 취기가 도네요."
"괜찮습니까?"
어떻게든 아쉬운 기분을 말로 표현하고 싶은 미하일은 따라주지 않는 두 입술과 힘겨운 싸움을 한다. 그 역시 얼굴이 붉다. 평소와 다르게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하일을 보며 눈치가 빠른 이리나는 둘을 감싸는 체리 와인과 함께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간다.
"이런 이런, 빛의 단장님이 이젠 저에게 빠져버리신 건가요?"
"!!!"
"정말이지, 이래도 되는 거에요?"
"아뇨, 저는 그게..."
"진짜 아니에요?"
그를 도발하듯, 코가 맞닿을 것만 같은 위치까지 다가와 살짝 흐려진 매혹적인 눈으로 올려다보는 이리나 때문에 미하일은 어찌 할 줄을 몰라 한다. 터져버릴 듯한 분위기에 술기운은 일순간 저 멀리 달아나 버렸고 흘러내리는 식은땀만이 미하일을 식히고 있을 뿐이다.
"또 다른 여자 생각하면 안되요."
미하일은 '예?!' 라고 답하려 하지만, 그의 입이 열리는 순간 이 도발적인 여단장님의 입이 포개져 온다. 놀란 미하일이 뒤로 주춤하지만 여인은 그 만큼의 거리를 따라오며 미하일을 놓아주지 않는다. 결국 그녀가 스스로 미하일에게서 떨어지고 난 후에야 그는 말을 할수 있게 된다. 하지만 미하일은 결국 그녀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여자와 손도 잡아 ** 못한 미하일에게 갑자기 이런 기습적인 키스는 그를 마비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눈만 크게 벌어질 뿐 그의 입은 떨어지지 않는다. 즐거웠다는 말과 함께 문으로 향하는 이리나를 미하일은 그저 바라보고만 있다. 바람은 비록 자기가 가야 할 길이 있지만, 제 기분에 따라 어디로 날아가 버릴지 모르는 것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한 번의 돌풍을 일으키고 만 이리나가 문 손잡이를 잡을 때 까지 미하일은 적색 향기를 품은 채 가만히 서있을 뿐이다. 결국 이리나는 마지막까지 그에게 먼저 다가간다.
"내일 밤에도 같이 마실래요?"
가율희 2015.07.19
와우 아직 읽어본건 아니지만 겨우 글다운 글을 찾았네요 ㅋㅋㅋㅋㅋ
굳짤 2015.07.12
오즈랑 이카르트도 나오면 좋을듯 ㅎㅎㅎ
chaz1 2015.06.21
올ㅋ굳ㅋ
추탬의카이저 2015.06.05
좋지아니한가...
내가sork1 2015.05.30
잘쓰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