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숨은 달 검은 하늘 [은월(隱月)] - 18화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흑율령

추천수6

본 유저수433

작성 시간2015.03.28


전에 랑이가 뛰쳐나간 일이 있던 후로 종종 랑이 나를 표독스럽게 대하는 것이 느껴졌다.

 

 

물기 젖은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 때면 그 시선에 땀이 삐질 맺혀갔고, 그에 참다 못한 내가 고개를 돌리면 자신도 바로 고개를 휙 돌려 딴청을 피워댔다.

 

한숨을 내쉬며 다시 고개를 바로 하면 뒤통수에서 부터 싸한 눈길이 다시 나를 훑으니 아주 죽을 맛이었다.

 


말을 걸어보려 하면 당황했는지 더듬대며 화를 내고, 인사를 건네면 넓은 길에서도 뭐가 그리 좁은 건지 어깨를 툭 치고 모른 척 지나갔다.


그리고 어쩌다 한 번 나에게 상처주는 말을 했다 싶으면 저 혼자 홱 토라져서 집에 갔었는데, 그 뒤로는 항상 비가 몇 방울씩 내렸다.

 


율, 담 같은 어린 여우들에서 부터 연세 지긋하신 구월까지, 그런 모습을 볼 때면 한 번씩 측은한 눈길로 어깨를 토닥여주곤 했다.

 


내가 그렇게 심한 말이나 행동을 했나 싶어 기억을 더듬어 본게 수십, 수백 번이었건만 딱히 그렇다할 것도 없었던 지라, 나를 더 피곤하게 만들었다.

 

 

 

"음.. 저, 랑..."

 

 


내 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빨개진 눈으로 나를 노려보던 랑이 내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몇 번이나 당한 것이기에 별 감흥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럴때면 왠지 모르게 피로가 더해져만 갔다.

 


이제 5분쯤 뒤면 비가 방울져서 조금 내릴 것이다.

 

 


"여, 은월. 계속 이대로면 비 걱정은 정말 없겠는걸?"

 

 


비가 안 와도 상관없는 지역이지만, 고로는 농담조로 웃으며 이렇게 한 마디씩 던지곤 했다.

 

 


"후우, 저는 제발 멈췄으면 좋겠는데요."


"하하, 여자 마음이 그렇게 쉽게 되겠나. 아참, 노야가 부르던데 가 보는게 어떤가? 팔팔한 녀석이 더 심부름을 잘하겠지."


"아, 네, 네. 어련하시겠어요."

 

 

 

고로의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자, 웃음이 피식피식 나오더니 결국 서로를 쳐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숲에서 빠져나와 노야에게로 가는 길, 랑이의 집이 보여 망설였으나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려 노야에게로 갔다.

 

 


"촌장님, 무슨 일이에요?"


"응? 아, 은월. 다름이 아니라 자네를 정식으로 인정하기 위해 불렀네."


"정식으로요?"

 

 


내가 눈을 게슴츠레 뜨자 노야가 헛기침을 연신 해댔다.

 

 


"그럼 지금까지는 정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는 거에요? 하아, 어쩐지 요즘 마을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니."

 

 


머리에 손을 올리고 어지럽다는 듯한 행동을 취해보이자, 노야가 당황한 듯 둘러댈 말을 찾았다.

 

 


"아, 아니! 그런게 아닐세! 그, 그냥 자네가 우리 마을 여우라는 걸 확실히 한다, 그거지..."

 

"어라, 그럼 전 지금까지 이 마을 여우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까? 실망이네요."

 

 


노야가 말끝을 흐리며 얼버무리자 내가 그것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젠 아예 울상을 지으며 나에게 매달려 해명하는 노야.

 


그에 웃음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끼며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시 진지하게 물었다.

 

 


"근데 왜 갑자기 정식으로 여우가 됐네마네 하시는 거에요?"


"음, 이건 일종의 성인식 같은 걸세. 이걸로 저 한 몸은 거뜬히 지킬 수 있는 여우가 되었다는 거지."


"그래서 지금 인정 받은 거에요?"

 

 


얼굴을 살짝 찌푸리며 갸웃거리자 노야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닐세. 시험에 통과해야만 하지."


".. 무슨 시험인데요? 위험한 건가요?"

 

 


잔뜩 긴장한 채 노야의 입이 열리기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것이 부담스러웠는지 노야가 크흠 거리더니 다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간단하네. 이미 시험을 통과한 여우들 발도장 5개만 받아오면 되네."

 

".. 아, 네..."

 

 


긴장이 쭉 풀려버린 채 심드렁하게 대답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 움직이라는데 어쩌랴.

 

인정받는 다는 것은 좋았지만 꼭 이럴 필요가 있나 싶어 자꾸만 무거워지는 발걸음을 억지로 떼었다.

 

 

 

 

그래, 인정한다.

 

 


귀찮아서다, 귀찮아서.

 

 

 

 

----------------------------------------------------------

죄송해요 ㅠㅠㅠㅠ

 

사실 17화를 올리고 난 이후 며칠 째 보는 사람들이 줄어든 느낌이 강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제약도 많아서 은근슬쩍 연중(!)이 되려다가...!!!

 

 

일주일전 무심코 들어온 이곳에 다시 댓글이 왕창 달려있는 것을 보고 충격, 다시 연재로 들어가려 합니닷!

 

하.. 추댓만 없었어도!! 자유가!! 있었지만.. 전 연중을 하지 않겠다고 첫 화부터 다짐 했으니 자유를 버리고 돌아왔습니다ㅠㅠㅠ(눈물 흩뿌리며 달리기ㅠ)

 

 

실망시켜드리거나 기다리시게 한 점 죄송하고요ㅠㅠㅠ 언급했다시피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격주마다 올릴 예정이니 그,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기다려주시고 많이 봐 주세요!! 저를 컴백하게 한 추댓은 여전히 저의 사랑입니당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흑율령 Lv. 148 루나
목록

댓글4

  • 캐릭터 아이콘qoxmftmxkdt 2015.05.04

    1화부터 여기 18화까지 쭉 봐온 메이플 유저입니다. 소설이 보면 볼수록 재미있네요. 보면서 은월 스토리가 종종 떠오르기도 하구요. 정말 추천합니다! 글 쓰셔서 소설을 올리시는 게 쉽진 않으시겠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올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ㅎㅎ 왜냐면 정말로 재미있으니까요. :) 앞으로 소설 또 올리시면 잘 보고 가겠습니다. 물론 추천은 하고요ㅎ

  • 캐릭터 아이콘나는최강은월 2015.03.29

    제밌다!추천

  • 캐릭터 아이콘wolrng 2015.03.28

    오옹 드디어 돌아오셨네용 역시 금손이십니다 추천하고가요

  • 캐릭터 아이콘주녕이치킨 2015.03.28

    오오오...재밌네요 추천!

이전 1 다음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