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일기] 헤네시스 노숙자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하인첼멘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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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유저수662

작성 시간2014.10.10

나처럼 메이플을 몇년 해본 유저라면 당연히 경험이 있다고 믿는다. 아니, 확신한다. 이런 일기는 여태껏 써본 적 없고 앞으로도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많이 불안하지만, 공감만큼은 얻었으면 한다.

 

해질무렵 바람도 몹시 불던 날, 혼테일 원정을 마치고 헤네시스에서 좋아하는 브금을 들으며 잠깐 휴식에 빠져 있었다. 그 때 걸려오는 교환신청.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자신에게 용건이 있는 사람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신청을 수락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까억고 있었던 것이다.

 

헤네시스는 거지 천국이다.

 

돈좀 주세요.

돈좀.

저 털렸는데 좀 도와주삼.

한푼만 줍쇼.

너의 돈은 어디에 있지?

돈을 내놓아라. 그렇지 않으면 너의 목숨은 없다.

 

구걸을 넘어 프라이팬을 들고 협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제대로 한판 붙으면 스치기만 해도 비석 세울 것 같은 저레벨 초보자들이 시도때도 없이 나에게 돈을 요구한다.

물론 그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요즘 자주 생기는 해킹 피해로 가진 것을 모두 잃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딱하다. 나 또한 그런 피해자 중 한 명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해킹을 당했다고 하여 해결책이 구걸만 있는 것도 아닌데, 언젠가부터 헤네시스는 노숙자와 거지들의 안방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해킹으로 다른 사람의 돈을 몽땅 앗아가는 것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명백하다만, 다른 사람에게 구걸 혹은 협박을 함으로써 평화로운 테마인 헤네시스에서의 휴식을 방해하는 것도 피해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게임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일이 발생한다. 돈이 증발하는 현상은 100%를 본사에서 해결해 줄 수가 없다. 해킹피해를 막는 방법은 자신의 보안에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에 달려 있고 해킹피해로 인한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은 자신이 직접 딛고 일어서야 한다. 누군가에게 구걸을 한다고 하여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실제로 운 좋게 접는 사람이나 습관처럼 퍼주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 이상 거지가 구걸을 하여 거금을 버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지만, 거지들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한 가지는 레벨이 높다고, 돈이 많아 보인다고 무작정 달려들어 돈을 요구하는 것은 그 사람의 휴식을 방해하는 행위가 된다. 차라리 크로스헌터의 요원인 크로우의 어투를 빌려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런 말 하지 마. 바보 같아 보여."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하인첼멘헨 Lv. 200 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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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 캐릭터 아이콘샤렌AC 2015.02.07

    님은 레벨이높으니까 그런일 많이 겪으시겠네요.

  • 캐릭터 아이콘카이저짱짱매 2014.10.19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캐릭터 아이콘라이터히트 2014.10.10

    짱구 아빠이신가요? 명대사 지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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