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수정본] 나오라 병원-1화
몇 년 전 폐쇄된 나오라 병원은 커닝시티 외곽에 세워진 종합 병원이다. 주로 도시 중심가에 세워지는 종합 병원이 이런 도시 외곽 지역에 세워 지는 것도 흔치 않지만 더욱 이 병원을 다른 병원들과 구별되게 하는 점은 세워진 위치에 걸맞지 않게 거대한 건물이고, 내부 시설 또한 훌륭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훌륭한 시설과 웅장한 건물을 지닌 병원들은 으레 입원비용이 비싸기 마련이지만, 이 병원의 입원비용은 병원의 질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았다. 그렇기에 병원 내부는 언제나 환자들로 들끓었다.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내심 저렴한 입원비 뒤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 하였지만 저렴한 가격에 제공 받을 수 있는 훌륭한 시설과 의료 서비스를 포기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슴속에 한 줄기 불안을 안고 계속해서 나오라 종합 병원을 이용 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 병원이 운영 되는 동안 별다른 의료사고는 없었던 걸로 알려져 있다.
훌륭한 시설에 맞지 않는 저렴한 입원비와 필요 이상으로 거대한 건물을 제외 하고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 병원이 갑작스레 문을 닫은 것은 2년 전의 일 이었다. 예고도 없이 행해진 느닷없는 폐쇄였지만 사람들은 그러한 병원의 조치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애초에 입원비 자체가 시설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게 책정되었기 때문에 병원은 자금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고, 결국 한계에 도달한 병원 측에서 폐쇄를 결정하였다.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째서 병원 측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이 뻔히 예상되는 가격으로 병원비를 책정했는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였지만, 재정적 부담을 더는 감당할 수 없었던 병원 측에서 병원을 폐쇄했다는 것에는 모두 이견이 없었다.
마이크 역시 다른 이들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았고, 병원이 폐쇄된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육중한 건물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
도시 외곽에 세워져 있는 거대한 낡은 병원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이따금 쓸만한 폐품을 거둬가기 위해 병원 내부에 출입하는 고물상들밖에 없었다.
병원의 존재가 마이크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져 갈 무렵, 마이크는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장물아비에게서 잊혀 가던 거대한 병원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병원 7층에서 8층으로 이어지는 진입로에 마법적인 결계가 쳐져 있었고, 그곳에 이따금 출입하는 고물상들은 그 때문에 8층에 진입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폐쇄 된 채 버려진 병원에 결계가 쳐져 있다는 이야기는 마이크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무언가 숨기고 싶은 것이 없다면 일부러 버려진 병원에 결계를 두를 일은 없지 않겠는가? 분명히 7층의 위에서는 쓸만한 물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는 값진 물건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마이크는 다른 경쟁자들이 먼저 선수를 치기 전에 그 병원의 8층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다음 날 밤, 병원 1층에 진입한 그가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이 병원이 아무 것도 없는 낡은 폐허라는 것, 그것 밖에는 없었다. 먼지 쌓인 1층 안내 프론트 데스크 주변에는 마이크보다 먼저 병원을 방문했었던 손님들이 버려놓은 빈 술병들과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창문 너머로 미약하게 흘러 들어오는 달빛만이 건물 내부를 비추는 낡은 병원의 1층 프론트를 지나 마이크는 병원의 비상 계단으로 갔다. 비상 계단을 빠르게 올라 마이크는 7층에 도달했다. 7층에 도착한 마이크는 자신이 7층까지 올라오는데 사용했던 비상계단을 통해 8층으로 올라 가고자 하였으나, 8층으로 가는 통로는 두꺼운 콘크리트 벽에 의해 가로막혀 있었다.
마이크는 비상 계단을 통해 8층으로 가는 것을 단념하고 7층 중앙 프론트로 이동 하였다. 다른 층들과 마찬 가지로 7층 또한 이렇다할 특이점은 보이지 않는 낡은 폐허였다.
마이크는 8층으로 통하는 길을 찾기 위해 중앙 프론트 오른쪽으로 난 복도로 들어갔다. 프론트 오른쪽 복도는 길게 늘어져 있었으며 넓은 복도의 왼편 벽에는 각각 다른 병실로 이어져 있는 문들이 여럿 나있었고 멀리 보이는 복도 끝 부분의 바닥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마이크는 병실로 통하는 문들을 지나, 복도의 끝으로 걸어 나갔다. 복도의 끝에 가까워진 마이크는 어두웠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복도 끝 부분의 벽이 무너져 있었고, 무너진 벽의 주변에는 폭발로 인해 부서진 콘크리트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마이크는 무너진 벽을 향해 걸어갔다. 벽 너머는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흐릿하게 나마 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마이크는 부서진 벽 틈새로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마이크는 오른손이 벽에 나있는 구멍을 통과하기도 전에 무언가 보이지 않는 벽 같은 것에 자신의 손이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마이크는 집어넣으려던 손을 거둔 후, 무너져 내린 벽을 살펴보았다. 얼마간 벽을 살펴본 마이크는 이내 무너진 벽 너머로 오른손을 다시 뻗었다. 그 후, 마이크는 통로를 가로막고 있는 투명한 벽 위에 손바닥을 얹었다. 그러자 벽 위에 올려놓은 마이크의 오른손 주위에 푸른 기운이 일어났다.
“역시, 결계가 쳐져있군.“
마이크는 오른손을 거두고, 다시 무너진 벽 주위를 살펴보았다. 무너진 벽 앞의 바닥은 폭발로 인해 깊게 패여 있었고, 그 주변은 검은 그을음으로 얼룩져 있었다. 아마도 벽 너머에 빈 공간이 있음을 눈치 챈 이 병원의 방문자들 중 하나의 소행일 것이다.
마이크는 서있던 자리로부터 몇 걸음 물러나 무너진 벽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마이크는 무너진 벽을 응시하며 무언가 주문을 외웠다. 얼마간 마이크가 주문을 외우자 무너진 벽 앞을 가득 채우는 푸른 마법진이 나타났다.
마이크는 눈앞에 나타난 마법진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오랜 시간동안 마법진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마이크는 돌연 확신에 찬 듯한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마이크는 오른손을 마법진위에 얹었다.
“제법 복잡하게 설계해 놓았지만...”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이크의 오른손 주변에 푸른 기운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펼쳐진 마법진 위에 점차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균열은 서서히 마법진 전체를 뒤덮어갔다.
무수한 균열들로 뒤덮여 있던 마법진은 마침내 수많은 조각으로 나뉘어 부서졌고 부서진 조각들은 공중으로 흩어졌다. 흩어진 조각들은 푸른 연기로 변하였고, 이내 푸른 연기는 허공을 가득 메웠다.
“날 막기에는 한참 모자르지.”
허공을 가득 메운 푸른 연기를 헤치며 마이크는 결계로 가로막혀 있었던 통로로 나아갔다. 통로를 지난 마이크는 연기와 어둠속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계단으로 향했다. 마이크는 왼손으로 계단 옆 손잡이를 잡고 계단을 올랐다.
이전과는 달리 8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의 벽면에는 창문 하나 나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올라가는 길은 몹시 어두웠다. 손잡이를 붙잡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던 마이크는 마침내 8층에 도착 하였다. 하지만 8층에 도착한 마이크를 반기는 것은 칠흑같은 어둠 뿐이었다.
“여기도 창문하나 보이지 않는군.”
마이크는 허리춤에 달려있던 랜턴을 꺼냈다. 랜턴의 심지에 부싯돌로 불을 붙이자, 8층에 드리워져 있었던 어둠은 랜턴의 빛에 밀려나 구석진 공간으로 숨어 들어갔다.
8층의 프론트 데스크에 사람이 다녀간 흔적은 없어 보였다. 프론트 데스크 위에는 시들다 못해 말라 비틀어진 이름 모를 꽃들이 담긴 낡은 꽃병이 하나 놓여 있었고 프론트 데스크 주변에 위치한 가죽 소파들에는 짙은 먼지가 내려앉아 있었다.
프론트 데스크에 별다른 특이점이 보이지 않자, 마이크는 프론트 데스크 왼편으로 뻗어있는 복도로 향했다. 복도는 7층의 복도와 마찬 가지로 각각의 병실로 통하는 문들이 나 있었다.
마이크는 복도의 가장 앞에 위치한 문으로 걸어갔다. 병실의 문은 다른 병원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병실문 옆에 붙어있는 안내표 에는 병실의 이름으로 보이는 특이한 글자들이 적혀 있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글자들이 아닌 것처럼 보였기에 마이크는 그 글자들을 유심히 살펴 보았다. 안내표에 적혀있는 희미한 글자들을 살펴본 마이크는 그것들이 엘리니아 문자임을 알아냈다. 마이크는 엘리니아 문자를 알고 있어 곧바로 안내표에 적힌 문구를 해석할 수 있었다.
“1?”
“뭐야.... 그냥 숫자잖아.”
마이크는 안내표에서 벗어나 병실의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무언가 흥미로운게 있을 거라는 당초의 마이크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사람의 손길이 끊긴지 오래인 여러개의 빈 침대와 개인용 철제 사물함들 뿐이었다.
“뭐야? 그냥 빈 병실이었어?”
마이크는 허탈한 듯 어깨를 잔뜩 늘어뜨리며 말했다.
마이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물함들을 열어 보기도 하고 먼지쌓인 침대를 헤집어 보기도 했지만, 그가 발견한 것은 10메소 동화 하나 뿐 이었다.
예상과는 다르게 다른층과 마찬 가지로 이곳 또한 아무것도 없는 폐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이크는 그것을 부정 하려는 듯 병실에서 뛰쳐나와 복도에 연결되어 있는 다른 병실들을 서둘러 확인했다. 2,3,4,5,6,7,8,9 모두 순서에 맞춰 엘리니아 문자로 병실명이 적혀있는 병실들이었다.그 병실들에서는 처음 마이크가 이 병원에 들어올 때 품었던 기대를 배반하듯 쓸만한 물건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오래된 병실, 병실뿐이었다.
다급한 마음으로 모든 병실들을 살펴봤으나, 마이크가 발견한 것은 방금 전에 줏은 10메소 동화 하나와 7번 방에 있었던 빈 유리병 하나뿐이었다.
실망 가득한 얼굴로 마지막 병실에서 나온 마이크는 오른손에 쥐어진 빈 병을 얼마간 말 없이 바라보았다.
“**!”
마이크는 오른손을 들어 올려 어두운 복도 너머로 빈병을 내던졌다. 병은 포물선을 그리며 빠르게 날아갔고, 얼마 안가 복도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꺅!”
바닥에 부딪힌 유리병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부서지자, 짧고 가는 비명 소리가 희미하게 복도를 울렸다.
마이크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그의 뒤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유리병이 깨짐과 동시에 난 소리는 분명히 사람의 소리다. 방금 그 소리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 이 곳에는 마이크 이외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는 소리가 났었던 방향으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 부서진 유리 파편들을 넘어 계속해서 걸어가던 도중, 복도 구석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병실이 보였다.
“이런 곳이 있었나?”
마이크는 병실 문 옆에 붙어있는 안내표를 보았다. 병실명은 적혀 있었지만, 오랜 세월을 이기지 못해서 인지 글씨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흐릿해져 있었다.
병실명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 문 안에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이다. 분명히 결계는 설치된 이후 한번도 해제된 적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곳으로 들어왔다는 것인가? 혹시 자기가 모르는 다른 통로가 존재하는 것인가? 누가, 왜 이 곳에 왔는가? 동업자 인가? 아니면 다른 목적을 가지고 온 것인가?
마이크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수많은 의문들을 뒤로하고 문고리를 잡았다. 문고리를 잡은 마이크는 심호흡을 한 번 한 뒤, 잡은 문고리를 돌렸다.
'끼이이익.’
메마른 소리를 내며 병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열린 문 앞에는 창백한 얼굴의 소녀가 서 있었다. 소녀는 풀어 헤쳐진 검은 단발머리를 하고 있었고 한 눈에 보아도 왜소한 몸에 약간 헐렁해 보이는 새하얀 환자복을 걸치고 있었다.
마이크는 이곳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란 얼굴로 소녀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오른 눈은 붕대로 감겨 있었기 때문에 소녀는 가려져 있지 않은 왼쪽 눈으로 마이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녀의 붉은 눈동자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왠지 모르게 쓸쓸한 느낌을 주었다.
마이크의 머리 속에는 문을 열기 전 일어났던 수많은 의문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이크는 서둘러 그러한 의문들에 대한 해답을 내고자 하였다. 하지만 마이크는 복잡하게 뒤엉킨 의문들에 사로잡혀 해답은 커녕 지금의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조차도 제대로 판단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마이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당혹감을 감추기 위해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침묵을 지킨 채 지금 서있는 자리에서 미동조차 하지 않고 소녀를 바라보는 일 뿐 이었다.
"누구시죠?”
병실 가득 깔려있던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소녀였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야.”
굳어 있었던 마이크는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소녀에게 되물었다.
"저는 이곳에서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선생님 이라니? 누구를 말하는 거지?”
이곳에 다른 사람이 더 있는 것인가? 마이크는 재촉하듯 그녀에게 물었다.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선생님께서 이 붕대를 손수 풀어 주신다고 하셨어요, 선생님께서는 붕대를 푸는 그 날이 바로 제가 이 병원에서 나가는 날 이라고 하셨어요."
소녀는 살며시 오른쪽 눈에 감겨진 붕대에 손을 올리며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선생이라는 양반이 누군지는 잘 알겠어, 그런데 그 선생이라는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지?”
"이 병원 어딘가에 계시지 않을까요?”
정말로 병원에 선생이라는 사람이 있다면 왜 여태껏 자신이 발견하지 못 한 것일까? 확실한 것은 소녀의 말이 사실 이라면 이 병원 어딘가에 선생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8층을 빠짐없이 살펴 보았지만 소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 자신이 모르는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일까? 마이크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소녀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그 어딘가가 어디냐고."
마이크가 소녀에게 물었지만 소녀는 대답이 없었다.
"뭐야, 혹시 모르는 거냐?"
마이크가 묻자, 소녀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선생을 만난게 언제지?”
마이크의 물음에 소녀는 날짜를 계산 하려는 듯, 손가락을 펼쳐 하나하나 접기 시작했다. 얼마간 손가락을 접었다 펼쳤다 하며 숫자를 세던 소녀는 손을 거두었다. 그리고 소녀는 이내 난처한 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에게 답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래 된 것 같아요.”
“오래 됐다니, 1달정도 된거야?”
“잘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1년 이상은 될 거예요.”
“1년 이라고?”
그렇다면 소녀는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이 병원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1년 넘게 이 곳에서 어떻게 버틴거야? 누가 식사를 전달해 주기라도 하는거야?”
하지만 소녀는 대답이 없었고, 그저 고개를 잔뜩 숙인채 먼지 낀 바닥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왜 말이 없어? 대답좀 해 봐!”
고개 숙인 채 침묵만을 지키고 있는 소녀의 태도에 답답함을 느낀 마이크는 소녀의 어깨를 흔들며 물었다. 소녀의 어깨를 흔들던 마이크는 소녀의 몸이 살아있는 사람의 몸으로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가움을 느꼈다.
“너, 몸이 왜 이렇게 차가워?”
마이크는 소녀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거두고 소녀의 손, 이마를 만져 보았다. 소녀의 몸은 얼음장 같이 차가웠다. 문자 그대로 얼음을 만지는 것과 같이 소녀의 몸은 차가웠다.
“이봐, 괜찮은 거 맞아?”
“괜찮아요, 원래부터 이랬으니까.”
원래부터 이랬다고 지나치기에 소녀의 몸은 너무도 차가웠다.
"잠깐만, 너 몸이 너무 차가워 정말로 괜찮은지 한 번 체온을 재 봐야겠어."
소녀가 저체온증에 걸린 것으로 판단한 마이크는 허리춤에 달린 커다란 전대에 손을 넣어 체온계를 찾기 위해 고개를 숙여 한참동안 전대 속을 뒤적거렸다. 꽤 긴 시간동안 전대와 실랑이를 벌인 끝에 마이크는 체온계를 찾아 낼 수 있었다.
"찾았다! 자, 체온을 재보게 이리좀 와 봐."
찾아낸 체온계를 손에 쥔 채 마이크는 고개를 들어 소녀에게 말했다.
"어?"
마이크는 소녀가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소녀가 없음을 깨달았다. 마이크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가며 소녀를 찾았지만 병실 안에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밖으로 나갔나?"
마이크는 병실에서 나와 8층의 다른 병실들을 모두 확인해 보았지만 소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봐, 어디 간거야!"
마이크는 8층 복도에서 큰 소리로 소녀를 불렀지만 소녀의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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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심심풀이로 대충대충 쓴 소설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대충 휘갈긴 소설이라 어설픈 점이 많이 보이는데도 재미있다고들 해 주시니 쑥스럽기 그지 없네요.
그냥 1화만 올리고 그만 연재할 생각이었는데, 앞으로 시간 날 때마다 다음 내용도 조금씩 써 봐야겠습니다.
제목에 수정판이라 이름 붙인 것은 처음 올렸던 글이 별다른 생각 없이 대충 써서 그런지 어색한 문장과 허술한 내용들이 많이 보여 그것들을 대폭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2화는 조만간 시간이 날 때 써서 올려 보이겠습니다.
36갑자 2011.04.16
아주 좋습니다. 몰입하게 만드는 소설이에요. 여기 글 중에서 가히 톱클래스라고 칭할만합니다. 제 예상으론 5~10화 사이에 끝나는 단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들어요. 저는 이런 수준의 글이 소설게시판에 가득하길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간간히 소설을 업뎃해 주시길 희망합니다... 추천합니다.
검방n류태현 2011.04.16
ㅋㅋ재밌음 글이 길어서 읽는데 꽤 오래걸렸네요.. 하지만 그 만큼 재미는 충분히 주시네요... 저두 사실 나오라병원 소녀보고 글 쓸라했는데 전 탈출소설을 선택했음..
신의어린광대 2011.04.16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 추천요 !
네로Girl 2011.04.16
.... 재밌다.. ㅋㅋ
니케의미소 2011.04.16
설정이 현실적인게 좋네요,, 나 같은 사람들은 아무리 시도해도 안써지는데,, 암튼 추천요~~
귀염깜찍짹시 2011.04.16
글이 넘 길어염
광속민정 2011.04.16
헤롱헤롱.....글이 너무 길다....ㅈㅅ...근데 재밋네요 ㅎㅎ
루안즈 2011.04.16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z흑용 2011.04.16
잼없어뭐가이럼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