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레드 드래곤의 소환자. 41. [2기] 완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괴도법사키드

추천수7

본 유저수380

작성 시간2009.08.09

레드 드래곤의 소환자. 41 [2기] 완결

 

 

41장. 불길한 징조, 다시 시작되는 복수 (2) 완결

 

  푸르던 하늘이 어두워지고, 태양이 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새하얗던 구름은 붉게 염색되고, 불길한 바람이 불어왔다. 로엔의 몬스터들은 모두 100미터 반경 안에 깔려 있었다. 물론, 로엔의 감각역시 100미터 안에 들어오는 것이라면 개미 하나까지 알아낼 수가 있었다.

  하지만 로엔이 예측하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에리니아가 붉은 털을 지닌 곰 몬스터에게 잡혀있었다. 정확히는 보호하는 것이다. 에리니아 역시 처음이 아닌 것처럼 다정하게 부탁했다.

  "불곰아 조금만 더 앞으로 가면 되."

  에리니아의 마법 실험실은 로엔 역시 기운을 느끼지 못하게 했다. 로엔 역시 에리니아의 기운이 갑자기 사라지자 당황했지만 마법 실험실을 생각했고,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그러나 불의 몬스터 손에 잡혀 있을 경우도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

  로엔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로엔의 고성 지역을 조금 벗어나자 아름다운 백장미가 보였다. 백장미는 넓게 펼쳐진 들판에 깔려 있었다.

  백장미를 보며 에리니아가 중얼거렸다.

  "로엔 할아버지가 좋아하시겠지?"

  지금의 로엔은 불과 같이 난폭했다.

  그렇지만 '이런 하얀 색을 보면 무언가 달라질 것'이라 에리니아는 생각했다.

  에리니아는 불곰의 손에서 천천히 내려졌다.

  신발이 땅에 닿자 바구니 안에 챙긴 가위를 들었다. 에리니아가 백장미 한 송이를 자르려고 할 때였다.

  그녀의 뒤로 흑 단검을 든 검은 복면의 사내가 나타났다.

  "죽어라!"

   "아?!"

  스륵!

  사내가 빠른 속도로 단검을 휘두르자 불곰이 몸을 던졌다.

  "익!"

  파악!

  "쿠와아아!"

  불곰의 팔이 단검에 베이자 붉은 피가 흘렀고, 강렬한 포효를 터뜨렸다. 포효로 인해 하얀 꽃잎이 흩날렸다.

  으득!

  이를 갈던 사내가 불곰 머리 사이로 에리니아의 왼팔이 보였다. 눈을 희 번뜩 빛낸 사내가 제 빠르게 달려들었다. 왼팔을 잡은 그가 잔인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크크크!"

  파앗!

  에리니아의 왼팔이 잘려지고, 피분수가 뿜어졌다. 사내의 눈으로 피가 튀겼다. 그러자 눈을 비비며 모습을 감췄다.

  불 속성을 지닌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쾅! 쾅! 쾅! 쾅!

  동료의 구원신호에 불의 몬스터들이 몰려오자 그제야 안심을 한 불곰이 몸체를 일으켰다. 고통에 입을 벌린 에리니아는 감각이 없는 왼팔을 보았다.

  "아, 아악!"

  자신의 왼팔을 보며 에리니아는 결국 비명을 내질렀다. 얼마 못가서 그녀는 혼절했다. 그녀의 붉은 피로 주위에 있던 새하얀 백장미가 붉게 물들어졌다. 흔들의자에서 다시금 책을 읽던 로엔은 몬스터들의 갑자기 움직이자 불안함을 느꼈다.

  "무슨 일이지?"

  그가 몬스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기절해버린 에리니아가 왼팔을 잃은 채 누워있었다. 에리니아 주위로는 마치 왕실 기사단처럼 몬스터들이 호위를 하고 있었다.

  에리니아의 참담한 모습을 지켜보던 로엔은 결국 전신을 덜덜 떨기 시작했다. 연상된 것이다. 그의 가족들이 참담하게 당한 장면이 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활활 타오르던 복수심은 사라졌다.

  오히려 차가운 마음이 가슴속에 스며들었다.

  "불의 정령이여. 나의 후손의 왼팔을 베어간 자를 보여 다오."

  로엔의 차가운 말과 함께 불꽃 형상을 한 귀여운 요정이 나타났다. 귀여운 요정은 로엔에게 영상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가만히 영상을 지켜보던 로엔은 검은 복면의 사내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그가 완전히 없애려던 황실의 어쎄신이었다.

  로엔의 턱이 푸들거리며 흔들렸다.

  "푸훗. 푸하하하!"

  붉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올렸다. 고개를 뒤로 젖히며 광인(狂人)처럼 웃던 로엔이 웃음을 멈추자 주위에는 정적이 흘렀다. 정적과 함께 로엔의 적색머리가 백발로 변하기 시작했다. 강렬한 안광이 두 눈에서 뿜어졌다.

  로엔의 싸늘한 음성이 주위로 퍼져나갔다.

  "준비하라."

  에리니아를 들어 올린 로엔의 모습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러나 주위에 있던 몬스터들은 포효를 하기 시작했다.

  쿠오오오-!

  도망치던 황실 어쎄신은 뒤에서 들려오는 몬스터들의 포효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 * *

 

  율 카르다의 입구를 지키는 경비병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쟁 없이 평화로운 요즘 경비병이나 행사 때가 아닌 한 갑옷을 입은 자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번쩍이는 은빛 갑옷을 입은 백발의 사내가 다가오고 있었다.

  땅에 질질 끌리는 붉은 망토를 입고, 모든 것을 불살라 버릴 듯 두 눈에서 안광이 뿜어졌다.

  붉은 대검(大劍)을 두 손으로 든 채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지배자 특유의 위엄이 사내에게서 뿜어지자 경비대장은 말을 더듬을 수밖에 없었다.

  "누, 누구냐."

  "......"

  "누구냐니까!"

  "......"

  아무리 외쳐도 반응이 없자 경비대장은 경멸어린 시선으로 그를 보았다. 아무리 봐도 덜떨어진 시골 귀족 집안의 아들이 틀림없었다. 경비대장은 철없는 아이를 상대하는 것처럼 충고를 했다.

  "이 녀석아. 네가 아무리 귀족이라지만 여긴 수도다."

  "어. 쩌. 라. 는. 건가!"

  "히익!"

  또박 또박 말하는 그의 포스에 기가 죽었지만 경비대장은 할 말은 해야 했다.

  "우리 수도의 경비병들은 모두 자작 급에 해당하는 귀족이다. 그런 우리에게 감히 뭐? 어.쩌. 라. 는. 건가?"

  "......"

  말이 없자 기가 살은 경비대장이 외쳤다.

 

  "저 자식 잡아!"

  "예!"

  "예!"

  180cm에 이르는 거인 경비병 두 명이 무시무시한 핼버트를 든 채 위협해 왔다. 하지만 사내는 거대한 장검을 원을 이룬 채 휘둘렀다.

  촤악!

  고기가 잘린 것처럼 정확히 두 갈래로 갈라졌다.

  "히익!"

  쨍강.

  털썩!

  기겁한 경비 대장이 핼버트를 떨기며 쓰러졌다. 피분수가 뿜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내는 경비 대장에게 다가가 목을 베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반항도 못한 경비 대장은 겁에 질린 눈을 하고 있었다.

  떼구르르~!

  경비 대장의 목이 땅을 굴렀다. 그는 천천히 성 안으로 들어섰다. 율 카르다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라면 그누구도 살려두지 않았다. 도축장에 온 것 마냥 거대한 대검을 휘둘렀다. 어떠한 신비한 능력도 그의 능력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어느 샌가 수천에 이르는 사람들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있었다. 피는 잘 정리된 길에 흘렀고, 먹이 냄새를 맡은 까마귀나 까치들이 하늘을 날아다녔다.

  찍찍!

  생쥐도 주위를 서성거렸다. 공포에 질린 율 카르다의 주민들 귀로 사내의 포효가 들려왔다.

  "너희들의 어리석은 황제를 원망하라-! 나 로엔의 후손을 죽이려 한 죄는 너희 모두를 도륙해도 값을 수 없는 끔찍한 죄이다!!"

  쿠궁!

  어째서일까?

  그의 말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들려왔고, 숨 막히는 살기로 모두가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로엔이 있는 곳은 광장이었다. 광장 지붕에 대기하고 있던 석궁병들이 나타났고, 상관으로 보이는 통통한 사내가 명했다.

  "저 살인귀를 죽여라-! 쏴라!!!"

  슈슈슈슉!

  푹! 푹! 퍼억!

  성인 남성의 팔뚝만한 석궁 화살이 날아왔다. 저것 하나만 맞아도 비명횡사할 것이다. 그런 석궁 화살이 하늘을 빼꼭히 채우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석궁 화살이 비처럼 내렸다. 그럼에는 로엔의 표정은 고요했다.

  텅! 텅!

  푸른 막이 로엔의 주위에 생성되며 석궁 화살이 전부 튕겨졌다. 주위를 구경하던 로엔의 입에서 소름끼치는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끝이다."

  하늘을 뒤덮은 것은 석궁 화살이 아니었다. 창공에는 사자의 몸과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지닌 괴물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그리핀이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사자의 털과 독수리의 깃털 모두가 붉은 색이었다.

  그들은 붉은 그리핀이었다.

  끼아아아아-!

  붉은 그리핀들이 입을 벌리며 포효했고, 화살처럼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공포에 질린 눈으로 붉은 그리핀을 보던 병사들은 모두 먹이가 되었다. 광장에 거대한 기둥이라도 있는 것일까?

  붉은 그리핀 모두가 광장을 돌며 인간들을 먹고 있었다.

  터벅!터벅!

  로엔의 걸음이 황궁을 향해 움직였고, 율 카르다의 남쪽에 위치한 바위산에서는 불의 몬스터들이 행군을 시작했다.

  쿵! 쿵! 쿵!

 

  *   *   *

 

  역사가 그리 깊지 않은 인간들의 제국은 벌써부터 망국(亡國)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 시각 황실에서는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로엔이라 함은 NPC인간들의 창조신이었다. 그런 창조신을 건드린 자를 생각하며 분노를 터뜨리고 있었다.

  그러나 알까? 턱을 괴고 하품을 하는 황제가 바로 그 범인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회의가 금방 끝나자 황제는 1시간 전에 잠든 아내를 보러갔다. 황제의 아내는 다름 아닌 플레임위자드인 엘라였다. 100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녀는 그리 늙지 않았다. 많이 쳐도 20대 중반이었다.

  로엔이 언젠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지닌 채 그녀의 반대 속성인 빙결 마법을 시전한 것이다. 그녀의 예상은 맞았고, 그녀의 소원을 들은 황제는 로엔을 죽이려고 했다. 다만 일이 꼬여서 그의 후손을 건드린 것이다.

  하지만 엘라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하필이면 그녀가 잠들었을 때 로엔이 쳐들어온 것이다. 그녀는 한 달 후에 깨어난다. 그것도 모른 채 황제는 싱글벙글 웃으며 강력한 힘을 지닌 대 마법사 엘라가 깨어날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여보! 어서 일어나시오-! 당신의 힘이라면 잔인 무도한 살인귀 따위는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 테지. 아하하하!"

  끼이익.

  오직 황제만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리자 황제는 당혹한 표정을 지었고, 나중에는 분노어린 시선으로 호통을 쳤다.

  "누가 감히! 이 방의 문을 여느냐!!"

  터벅! 터벅!

  피 칠을 한 로엔이 다가오고 있었다.

  "헉! 네, 네 녀석은!"

  황실 어쎄신이 가지고 온 내용과 로엔은 닮아 있었기에 황제는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기겁을 한 황제가 서둘러 외쳤다.

  "흑(黑)이여! 어서 저자를 막아라!"

  "흑이라. 그 얼. 간. 이. 를 말하는 건가? 황제!"

  "허억! 컥!"

  이미 황실은 죽어버린 시신으로 썩어나고 있었다. 피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 속에서는 황제의 그림자 역할을 하던 황실 어쎄신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다. 오히려 에리니아의 왼팔을 베어낸 죄로 더욱 끔찍하게 죽었다.

  로엔의 혼잣말이 들려왔다.

  "여자 치마폭에 휘둘리는 황제라...... 결국 저 여인을 믿는 무능력한 황제가 아닌가! 크하하하!! 고작 이따위 녀석이 나라를 부강하게 할 리가 없다. 오히려 잘되었구나!!!"

  로엔은 겁에 질린 황제에게 다가갔다. 황제는 자신의 황금 검을 뽑고, 로엔을 위협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로엔은 눈 깜짝할 사이에 황제의 심장에 대검을 꽂았다.

  푸욱!

  파악!

  대검을 빼내자 붉은 피가 솟아올랐다.

  "이것은 시작이다. 나의 후손을 건드린 것은 나를 건드린 것이다. 이 뜻은 인간이란 인간은 모두 죽이겠다는 뜻이다!"

  로엔의 시선이 얼음 속에 가둬진 여인으로 향했다.

  "모두 죽여주겠다."

  화르륵!

  로엔의 대검에서 무엇이든 녹일 듯 강렬한 불이 뿜어졌다.

  파앗!

  로엔이 얼음을 향해 대검을 휘둘렀고, 엘라는 깨어나지도 못한 채 로엔의 손에 두동강나고 말았다.

  내일 다시금 태양이 떠오를 때.

  율 카르다는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할 것이고, 폐허로 변해 있을 것이다.

 

 

 

                                                                                                                                                -1, 2기 완결..

  

 

 

 

키드, 로엔 이외 여러 대역들 <일동>: 그동안 레드 드래곤의 소환자를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것이 메이플에서는 마지막 소설인 듯 싶네요;

모두 즐메(즐거운메이플)하세요^^*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괴도법사키드 Lv.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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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 캐릭터 아이콘T없는v콜법 2011.01.19

    오ㅗㅗㅗㅗㅗㅗㅗㅗㅗㅗ!! 어디갔다 오신겁니까아아앙!!!!

  • 캐릭터 아이콘흑조v 2010.01.02

    이님 소설 장난아니네 ㅋㅋㅋ 재밌어요 분홍박스 뿌수고갑니다.

  • 캐릭터 아이콘최꾸릉내 2009.12.12

    저 오늘보다 이소설 볼려고합니다 1화부터요 정말기대되요 !! 추천 꾹누루고가요

  • 캐릭터 아이콘jsys송씨 2009.09.05

    흑,, 제밋는거 더만들어주셈 담에봐요

  • 캐릭터 아이콘나이트오러 2009.08.20

    ㅠㅡㅠ 분홍박스 눌르고 감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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