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원령공주_10 <조금은 특별한 이야기>
원령공주_10 <타나토스의 이야기>
시간.
영원한 생명과, 늙지않는 육체. 시간에 구속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자유.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불멸의 존재.
생명.
절대로 꺼지지 않는 숨결.
그것들이 어머니께서 나에게 최초로 주셨던 특권. 시간과 생명.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런 날 두려워하는 존재가 생겼으니 그것은 '인간'. 그들의 그치지 않는 욕심은 나의 영원한 시간을 탐내고, 꺼지지 않는 숨결을 갈망하며 이런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는 나를 저주했다. 그것들은 모든것의 창조주이신 '어머니'께서 날 만드신 이유가 그들을 보살피기 위함임을 잊고, 나를 깎아내리기 위하여 안간힘을 다하였다. 그런 그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낀 나는 그들을 감싸기만 하는 어머니께 대항하여, 어머니와 다른 길을 걷기로 하고 나 스스로 나에게 세번째 힘을 부여한다. 그 세번째 힘이란 바로...
죽음.
나는 이제, 망자들의 왕이 된다. 인간들의 수호신으로 탄생한 나는, 그 인간들로 인하여 검게 물들고 더럽혀지고 타락하였다.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지하로 추락한 나는 스스로를 망자들의 왕으로 칭하며 인간들에게 죽음의 공포를 선사하는 사신으로 거듭난다. 어머니께선 그런 그들에게 생명을 선사하지만, 난 그런 녀석들을 정화하기 위하여 죽음을 선사한다. 그런 나를 또다시 땅에서 날 두려워하고 저주하는 사람들은 나에게 '사신'이란 이름을 붙인다.
그래. 내가 바로 죽음이다. 내가 사신이다. 나야말로, 진정한 타나토스다.
나의 어머니가 너희를 감싸안는가? 나의 어머니가 너희에게 생명을 선사하는가? 그런 은혜를 잊고 너희 인간들은 한없이 타락하고 검게 물들어가는가? 그렇다. 살아간다는 것은, 세상에 있다는 것은 점점 타락해간다는 증거다. 너희 인간들을 깨끗히 하기 위하여, 좀 더 정화시키기 위하여 세상에서 가장 타락하고 가장 검게 물들어진 내가 나선다. 나의 어머니가 너희를 감싸안는다면, 난 너희들을 침묵으로 대하겠다. 나의 어머니가 너희에게 생명을 선사하여, 이 세상 속에 내보내어 운명의 장난 속에 너희를 던져놓는다면, 난 그런 너희들을 거두어가겠다. 죽음으로서.
그래. 내가 바로 죽음이다. 내가 사신이다. 나야말로, 진정한 타나토스다.
어머니는 너희를 사랑하지 않는다. 너흴 이 짧은 시간 속, 운명의 장난에 던져놓는 것 뿐이다. 어머니께서 너희들을 고통속에 던진다면, 난 너희들을 죽음으로써 구원하겠다. 살아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해치고 사라지게 만들어, 이 세상에서 떠나게 해주겠다.
그렇게, 난 아주 오랜 세월을 홀로 지하에서 살았다.
오랜 세월 속, 난 고민했다. 인간들은 분명 검고 타락했다. 하지만, 저렇게 서로 사랑하며 희망을 나누며 살아가지 않는가? 난 도대체 왜 살아있는 것이지? 저것들을 끊임없이 죽이기 위해? 구원하기 위해?
이것, 죽음이 진정한 구원이란 말인가?
그래. 내가 어머니를 배신한 순간, 어머니는 나의 가슴속에 혼란을 집어넣으셨다. 나에게 집어넣은 혼란이란 이름의 그것은 인간의 감정.
그것으로 인하여, 난 나의 힘을 봉인해버리기에 이른다.
시간이 얼어붙은 곳, 그곳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나의 힘을 봉인한채 난 또다시 오랜 세월을 살았다. 그런 날 죽이기 위하여 인간들은 다시 날 찾았다. 내가 힘을 봉인했다는 것이 아주 반가웠던 모양인데, 난 나의 진정한 힘을 봉인했지만 그것들과는 역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인간들은 내가 나약해졌다고, 스스로 더욱 타락하여 몬스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날 죽이기 위하여 끊임없이 찾아왔다. 하지만 정말로 내가 나의 힘을 봉인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마음속의 혼란.
내가 여태까지 해왔던 구원이, 죽음이 진정한 구원이라고 한다면. 인간, 너희들이 날 구원해봐라.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다시 난 그곳에 머물렀다. 인간과 싸우기 시작한 언데드, 즉 몬스터들은 나의 모습을 본따서 '타나토스'라 하는 몬스터를 만들었다. 그것은 다시 인간을 해친다. 하지만 난 상관없었다. 몬스터 취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난 괜찮다. 그저, 이렇게 인간을 죽인다는 나의 임무를 다하면 될 뿐이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 홀로였던 나의 머리가 드디어 이상해진걸까? 인간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저들은 분명 살아가며 타락한다, 언젠간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저들에겐 사랑이. 저들에겐 희망이. 저들에겐 서로를 의지할 수 있다는 축복이 아직 남아있다.
어머니. 날 창조하신 위대한 창조주이시여. 제발 부탁드립니다, 단 한마디만 대답해주십시오.
당신은 정말로 존재하는 것입니까? 정말 존재한다면, 이렇게나 불쌍하게 추락해버린 절 도대체 어째서 구원하지 않는것입니까?
그렇게, 나의 정신이 이상해지던 때에, 내 앞에 나타난 것은 긴 머리의 소녀였다. 난 그 소녀와 함께 하며 알았다. 이 녀석과 함께라면, 어쩌면 난 정말 인간들처럼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리고 난 착각했다. 내가 사신이 아니라,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언제나 진실은 괴로운 법. 난 고독한 존재다. 저 소녀도 언젠간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이 꿈같은 시간을 잠깐이나마 느낄 수 있다면. 잠깐이라도 만끽할 수 있다면...아아...어머니, 정말로 존재하신다면 저의 바램을 들어주십시오. 이렇게 불쌍하고 가여운 당신의 자식에게, 잠깐이라도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는것을 용서하십시오. 단 한번만, 이 달콤한 꿈을 꿀 수 있기를 빕니다.
***
오랜만에 왔습니다. 10화 기념과 컴백(곧 다시 잠수를 탈지도 모르지만)기념으로 타나토스의 과거를 써봤습니다. ㅎㅎ...
타나토스의 과거는, 사운드 호라이즌의 '명왕' 이란 노래를 참고했습니다.
명왕이란 노래는 아무래도 이 이야기의 결말의 포인트가 될 정도로 중요하게 작용할 것 같습니다.
* 읽어주시는 분들,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작가가 아주 힘들게 쓴 소설이니 만큼 이 소설을 읽고 한마디 덧글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평가를 해주셔야, 다음에 제가 더 발전한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을테니까요.
뽕숙이
2008.11.04
와 나보다 잘한다 ㅜㅜ저는 올릴대 마다 어쩔댄 추천1~5받아 ㅜㅜ 근대 조회수 ?? ;; 63인ㄱ ㅏ 추천 4를 밧다니 부럽습니다 ㅠㅠ 나보다잘하다니 놀랍습니다 저도 괘 유명해요 ㅎㅎ 추천 하고 튀쟈!!
a리오k
2008.11.03
백설류크님 // 타나토스가 몬스터에 불과한게 아니라, 실은 신입니다. 죽음의 신이지요. 단지 인간들이 몬스터라고 불러서, 스스로를 그냥 몬스터라고 칭하고 있을 뿐입니다. ㅎㅎ Backfire님 // 원령공주 패러디...라면 뭐, 원령공주랑 쪼금 비슷하니 ...훗. 추천 감사합니다 ^^
Backfire
2008.11.03
순간 원령공주 패러디인줄 알았지만... 이건 내 착각이었어...! 죄송해연...!!! 난 편견을 가지고있었던거야. (퍽) 추, 추천하고 갑니다......
백설류크
2008.11.02
+ㅁ+리오님~!!타나토스..결국엔 몬스터에 불과했으나 인간이 될 것 같은 아이..음....난 그런 타나 어째 마음에 드는데...
SiS시프2Pe
2008.11.02
내가 읽어도 꽤 마음에 드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