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REPEAT <제 4장; 12시>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키스경

추천수6

본 유저수302

작성 시간2008.08.16

 

 

 

 


제 4장

 

 

 

짹짹-


"으음……."


 엘이 눈을 뜨자 창문에서 들어오는 환한 햇빛에 그녀는 눈을 찡그렸다. 눈을 비비고 상체를 일으킨 엘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엘은 멍하게 방을 둘러봤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별은 반짝.


 정신이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것 같다. 멍하게 있던 엘은 몇초 후 며칠간 일어났던 모든 일을 기억해 내었다. 집에서 가출해 나라를 넘어와 바위산에서 헤매다 멧돼지 군단들에게 쫓기고 그 다음 강에 떨어져 여우를…….


 여우까지 생각해내자 엘은 문득 옆을 바라봤다. 아직 여우의 모습을 한 채 자고 있었다.


"하루, 랬나…."


 무엇 때문인지는 몰라도 수시로 사람과 여우의 모습으로 바뀌는 듯 했다. 희귀종일까. 아니면 마법일까? 하지만 그것도 고위의 마법사만이 할 수 있었다. 요즘도 마법사들이 존재하지만 고위급은 흔치 않았다. 그럼 뭘 잘못 먹은걸까.


 새근거리며 잠들어 있는 하루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것저것 생각을 하던 엘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다. 만약 하루가 자신들이 여관을 나가기 전 사람으로 바뀌면…….


'돈을 더 내야 하나?'


 깨나 금전적인 아가씨였다. 하지만 문제는 돈 뿐만이 아니었다. 1인실에서 남녀가 둘이 나온다면 자신이야 상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상한 쪽으로 시선을 던지기 마련이었다. 고심하던 엘은 생각을 접고 테이블 위에 있는 시계를 보았다. 작게 째깍거리는 시계는 9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침 배에서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아침을 가지고 오자는 생각에 하루가 깨지 않게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는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문을 열었다. 문을 여는 소리에 하루가 귀를 쫑긋거리며 눈을 떴다.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엘이 고개를 돌리자 하루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침 가져올게."


 그 말을 뒤로 엘은 문을 닫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홀에선 몇몇의 사람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그녀는 홀을 두리번 거리다 어제보단 여유있는 예의 그 여인을 발견하고는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어머. 어제 그 아가씨네. 잠은 잘 잤니?"
"예. 덕분에 편하게 쉴 수 있었습니다."
"호호. 예의바르기도 해라."


 엘이 고개를 짧게 숙이고 웃으며 대답하자 여인은 기분이 좋았는지 미소지었다. 참으로 좋은 분위기였다. 바위산에서 깔깔거리며 크게 웃던 모습은 다 어디로 간 것인지 대단할 따름이었다.

 엘은 어렸을 적부터 갈고 닦은 실력에 나름 감사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잘 보이면 그들도 자신에게 잘 해준다는 공식이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던 것에 비롯된 행동인 것이다. 한 마디로 언제든 내숭백단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저, 아침을 먹고 싶은데…."
"아차. 내가 깜빡했구나. 자, 여기 중에 고르면 돼."


 여인이 옆에 있던 메뉴판을 보여주며 말했다. 엘은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다 간단하게 먹자고 생각하곤 입을 열었다.


"여기, 이 세트로 주시겠어요?"


 여인은 엘이 가르킨 메뉴를 봤다. 스프 한 볼과 빵이 두개, 그리고 물이 함께 있는 1골드 값의 식사였다. 그녀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방에 들어가 조금 후 식사를 가지고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구운 빵과 뜨거운 스프였다. 그것을 보자 엘의 입에 침이 절로 고였다.


"스프가 뜨거우니까 조심하렴."
"감사합니다."


 엘은 지갑에서 1골드를 꺼내 그녀에게 건내주고는 식사가 담긴 식판을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하루?"


 방에 들어선 엘은 주위를 둘러보며 하루를 찾았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침대밑에 있나하고 식판을 테이블에 놓고 허리를 숙이려던 중이었다.


쿠당


 화장실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엘은 허리를 숙이려던 것을 멈추고 화장실로 빠르게 달려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하루가 바닥에 엎어진채 꿈틀거리고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이해되지 않는 장면이었다. 엘은 그를 들어올렸다.


"뭐하고 있던거야?"


 하루는 눈물을 글썽이며 손으로 세면대를 가리켰다.


"세수?"


꾸닥


 엘이 묻자 그가 끄덕였다. 아무래도 기어오르던 중 물에 손이 미끄러져 그대로 추락한 듯 했다. 게다가 화장실 바닥은 타일로 깔려 있었기 때문에 깨나 아팠을 것이다. 왠지 크게 웃고싶은 엘은 그것을 꾹 참으며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있는 하루를 들어올려 세면대에 대어 주고는 물을 약하게 틀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그렇게 까진 안 해도 되는데…….'


 하루는 자신의 얼굴에 닿는 차가운 물에 눈을 꼭 감으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엘은 자신을 그냥 여우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자신도 어엿한 이팔청춘의 건강한(?) 남자애인데 말이다.


 손까지 다 닦은 엘은 수건으로 하루의 얼굴과 손의 물기를 닦아내었다. 그리곤 그를 들고 테이블 위에 올려주었다.


"자. 따뜻할 때 먹어."


 엘은 빵을 하루에게 건내주고는 자신도 빵을 한 입 물었다. 오랜만에 먹는 빵이었다. 적당한 온도에 부드러운 빵의 향기가 입안에 가득차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엘이었다.


 방 안은 음식을 먹는 소리와 시계바늘의 째깍거리는 소리, 그리고 밖에서 간간히 들리는 새소리와 사람들의 소리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직은 친해진 것이 아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먹는 것에 온 신경을 쏟아부어 집중하기 때문에 그런건지, 한명의 소녀와 한명, 아니 하나의 여우는 아무 다른 동작이 없었다.


 빵을 반쯤 먹은 하루는 스프를 떠먹으려 했는지 숟가락을 들고 스프가 담긴 볼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나도 있었다. 그는 스프를 떠 입에다 넣었다.


"……!"


 하루는 생각 외로 뜨거운 온도의 스프에 차마 지를 수 없는 비명을 지르며 숟가락을 떨어뜨렸다. 눈물나게 뜨거운 스프였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여우였기 때문인지 너무 뜨거웠던 건지 혀에서 열이났다. 하루는 두 손으로 입을 감쌌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있던 엘은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빵을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이 여우는 항상 무슨 일을 벌리는 것 같다.


"혀 대었어?"


 꾸닥~


 말을 못하는 여우로써 하루는 낑낑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엘은 그런 하루의 머리를 톡톡 쓰다듬고는 숟가락을 들어 스프를 뜬 다음 입김을 불었다. 그리고 하루에게 내민다.


"먹기 전에 불었으면 좋잖아. 자."


 하루는 잠시 자신에게 내민 숟가락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주춤거리던 그는 스프의 온도를 확인하고는 할짝거렸다. 그러다 숟가락에 담겨있던 스프를 원샷한다. 엘은 그에게 숟가락을 건내며 이젠 알아서 하라는 듯 내려놓았던 빵을 다시 들고 한 입 베어물었다.

 

 

 

 

 

 

 여관에서 나온 엘은 다행이 아직도 여우의 모습인 하루를 안고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니까, 12시면 바뀐다고?"


꾸닥~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다행이네."


 엘은 아까 아침을 먹은 후 하루가 종이에 끄적거려 말해준 사실에 시계를 보고는 잽싸게 여관을 나왔다. 오전 12시엔 사람으로, 밤 12시엔 여우로, 그렇게 12시마다 바뀐다고 알려준 하루를 보며 엘의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


"하루."


 엘이 갑자기 그의 이름을 부르자 하루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뭐냐는 듯 쳐다봤다.


"너……."


 나름 진지한 듯 보이는 그녀의 얼굴에 하루는 저도모르게 침을 삼켰다. 드디어 엘의 입이 열렸다.


"니가 무슨 신데렐라냐? 12시마다 바뀌게."
"……."


 할 말이 사라졌다. 아니, 원래 여우의 상태론 말을 못하지만 그래도 할 말이 사라졌다는 느낌은 어찌할 수 없었다.


 엘은 어느 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어이없다는 빛의 눈을 하고 있던 하루는 가게를 바라봤다. 낡아보이는 가게였다. 간판엔 시계들과 숫자들의 그림과 함께 '시계점' 이라는 간단한 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다른 곳도 많은데 왜 여길 왔데?'


 하루는 여길 오면서 지나온 수많은 시계점들을 봤었다. 그런 하루의 생각을 알리 없고 신경쓸 일도 없는 엘은 가게 안으로 발을 옮겼다.


딸랑~


 문이 열리며 방울이 울린다. 가게 안은 시계들이 째깍거리는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가게가 낡은 탓인지 손님은 한 명도 보이질 않았다.


"누가 온 겐가?"


 

 

 

 

 

 

 

-

 


하하하하하. 그냥 짱돌날리세요. 말 없이 너무 늦어 죄송스럽습니다.
(어차피 기다리는사람도 없겠지만서도)

 

교회에서 꼭 가야만 하는 mission trip 이란 이벤트()를 참가해야되었기에 이렇게 늦어버렸습니다.

 

 무려 1주일이라는 시간에 걸쳐 밖에서 텐트치고 친절하게(..) 모기들에게 피를 내어주기도 했고,
아이들의 도우미가 되기 싫어 이것을 담당하는 분께 죽어라 우겨 부엌을 돕겠다 하여  하루종일 아침과 점심, 그리고 디저트를 만들었습니다(먼산)

 

 

일을 열심히 미치도록 하는 동안 이곳을 생각했습니다.

어서 가서 글도 읽고 댓글도 달아야 되는데.

소설계가 또 엉망이 되면 안 되는데.

조금이라도 다른 분들을 도와야 하는데.

나도 소설을 써야 하는데.

 

여러가지 생각하는 동안 말 없이 연재를 늦게 해 죄송스럽게 느꼈습니다.

 

다른 분들의 글, 다 읽었습니다. 아주 다는 아니지만, 비록 댓글은 글이 너무많아 차마 못 남겼지만, 문장하나 놓치지 않고 읽었습니다.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알루엔트> 를 연재하시는 '내가쫌멋혀z' 님께서 잠시 중단을 하신다는 글에 안타까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 제가 애용하여 읽는 글의 작가분들이 열심히 글을 연재해주셔서 기쁠 따름입니다.

 

오늘은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이상한 것이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죄송스럽게도 음악 혹은 그림은 추가되지 않았습니다.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키스경 Lv.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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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

  • 캐릭터 아이콘ReadDregon 2008.09.08

    쿨럭 쏠히염 아이디 대충만들다보니 그냥 귀찮기도해서 ; 딱히 쓸것도 없어 원래는 키스군 으로 하려다 누나가 윽박지를거같에서 한거란말이닷!

  • 캐릭터 아이콘키스경 2008.09.08

    :아아, 멋혀님이군요. 오랜만입니다(웃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아. 레드드래곤이 아니라 그건 리드 드레곤이다. Red Dragon. 그것조차 철자 틀리면 어떻게 하냐-.-어떻게 바꾸지도 못하고.

  • 캐릭터 아이콘ReadDregon 2008.09.07

    지금은 서버가 다르지만 그래도 그립내요 후훗 세상사는법을 알아야지 ㅋ 철들었고 누나도없고 혼자 의지할데도없고 꿋꿋이 일어나야죠 쿠쿡 흐음 조만간 고장난(..)핸드폰 고치면 문자라도 하고싶내요

  • 캐릭터 아이콘ReadDregon 2008.09.07

    키스경 친동생 입니다 아이디 를 잊어서 찾기귀찮다는 엄청난(?)이유로 그냥 새아디만들어서 새로키우는 레드 드레곤(....) 입니다 . 아이디가 좀 그렇죠 ? 그래도 누나랑 아셧던 분들이나 꼬뱅형이나 저아시는분들 너무 그립습니다 .

  • 캐릭터 아이콘내가쫌멋혀z 2008.08.28

    늦었지만 감사히 읽구갑니다 ! 오랜만이군요 ..

  • 캐릭터 아이콘키스경 2008.08.17

    :재밌게읽어주셔 감사합니다 ! :하하. 전 새벽 1~3시가 제일 무섭습니다

  • 캐릭터 아이콘dkdlfltldk 2008.08.17

    전 왠지 12시가 젤 무섭다는..;;

  • 캐릭터 아이콘채Ol니스 2008.08.16

    ㅋㅋ 올만에뵈내용 재밌게읽고가용!

  • 캐릭터 아이콘키스경 2008.08.16

    재미있게 읽으신것 같아 기쁘군요. 감사합니다 ! 역시 건필입니다

  • 캐릭터 아이콘백설류크 2008.08.16

    "니가 무슨 신데렐라냐?"에서 웃고 갑니다.다음편 기다릴꼐요!추천꾹-열심히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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