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소설] [팬픽]정령왕 엘퀴네스─<부재>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폐병걸린년

추천수21

본 유저수2,777

작성 시간2007.09.17

 출처 : 폐병걸린년<-ㅜ인터넷을 뒤지다 발견했는데 노래가 좋더라구요! 한번 들어보시라, 올려봅니다ㅎ~// [이수영-시린] 이에요~<퍼가실땐 출처 남겨주세요~ㅎ>

 

정령왕 엘퀴네스――<부재>


어버이, 광활한 바다를 축소해 담아 놓은 듯한 파란 눈동자가 빛을 잃었다.

하늘 닮아 햇살에 포근히 찰랑이던 가느다란 파란 머리카락이 빛을 잃었다.

가냘픈 체구는 즉금 쓰러질 것 같이 경위했다.

창백한 흰 피부는 이미 죽음에 압도당한 모습.

상기된 두 뺨은 피처럼 붉었다.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힘은 희미하리만큼 약하다.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하아… 하아…. 쿨럭, 쿨럭.”


단단하고 견고한 벽돌로 쌓아놓는 벽이었다. 이전의 나였다면, 그냥 별 탈 없이 지나치리만큼 단순한 외형이다. 허나, 지금은 그 과거형에 알맞게 이 자리에 이 벽이 버티고 서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하는 중이었다. 벽에 기대어 간신히 몸을 지탱한 나는 연이어 거친 숨을 내뱉었다. 이마에 맺힌 땀이 흘러내리면서 뺨을 간지럼 폈지만 그전에 머릿속이 아찔해졌다. 땀 에 절은 머리카락에는 서로 엉켜 산만하게 헝클어졌고, 부쩍 마른 몸엔 혈색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마치 살아 있는 시체 마냥 한 그런 느낌.


“…욱.”


문득 목이 콱 막힌 다 싶더니 식도를 타고 뜨거운 것이 용솟음치는 것 같았다. 이상야릇한 느낌에 무의식중에 입을 막으니, 더욱 갑갑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임시방편일 뿐이었을까. 목에서 부글부글 끌어오르던 무엇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가락 사이를 비집고 흘러내렸다. 곧 비릿한 혈 향이 코를 찌르는가 싶더니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내려다본 곳엔 붉은 선혈이 가득 배어 나왔다. 소름이 끼쳤다. 이것은 유희를 좀더 편하게 하기위해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환각 따위가 아니었다! 진짜였다. 손가락을 타고 똑, 똑, 한 방울씩 떨어지는 이 피들이. 대지를 적갈색으로 적시는 이 피들이. 모두 진짜였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고야 말았다. 이미 늦은 것일까. 도망치기엔 이미 너무 늦어 버린 것일까.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새 하얘졌다. 흔들리는 눈동자는 이미 두려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였다.


싫어,

헤어지기 싫어.

떠나고 싶지 않아.


마음속 깊이, 간절히, 또 간절히 원하는 그것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바람.


정령이 보이지 않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지금 쯤 새로운 정령왕의 탄생이 조심을 보이고 있을까. 더 이상 난 그들과 동격일 수 없는 거야. 딱… 단정을 지어버리자 입맛이 썼다. 누군가 내 심장을 도려내고 있는 것처럼, 아렸다.


“우욱, 읏, 쿨럭, 쿨럭.”


또 한번 토해낸 피는 홍혈처럼 붉었다. 생전에 이렇게 붉은색을 본적이 있었던가. 뜬금없는 생각에 피식, 실소를 흘리기 전에 불현듯 한 존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라피스 라즐리…….


다짜고짜 계약하자 협박하던 녀석. 그러고 맺은 계약에 한 없이 기뻐하던 녀석. 대놓고 신에게도 바락바락 대들던 녀석. 지나치게 자존심 센 녀석. 무턱대고 정령왕에게 소유권을 운운하던 녀석. 그래도… 한번도 외면하지 않던 녀석. 단 한번도 마다하지 않던 녀석. 부탁에 거절 한번 하질 않던 녀석. 그리고… 나의 연인.


“…라피…….”


눈가에 차오르는 건 차가운 눈물인건가. 시야를 뿌옇게 흩트려 놓는 건 나의 마음이 나은 시린 눈물인건가.


비정함,

혹은 애통함


어째서…, 도대체 왜! 이까짓 것이! 어찌하여!!


앙 문 입술은 어느새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격화된 감정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땅을 짚은 두 손을 심히 떨리었다. 힘을 주어 쥔 주먹엔 흙이 한 움큼 쥐어졌다. 손가락 모양대로 꼬리처럼 늘여진 땅엔 피로 물들어져 다른 곳과는 다른 이질감을 주었다. 그전 토해냈던 피들과 동화되어 흡사 끔찍한 살인 현장을 연상케 했다.


“흐읏, 라피……. 라피스…….”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할 흐느낌은 처연한 눈물과 끅끅, 거리는 숨소리가 대신해주었다. 애처롭게 양 손을 끌어 모은 나는 무릎 꿇은 채로 허리를 숙였다. 이토록 원하고, 보고 싶은데, 단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다시 그의 미소를 보고 싶은데. 그는 알까. 과연 그는 이런 내 심정을 알까. 땅에 이마가 닿도록 깊게 숙인 나는 한동안 어깨를 들썩였다. 한 올 한 올 긴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황갈색 대지를 새파랗게 수 놓았다.


“아… 아아… 으흣, 흑.”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사랑한다, 속삭이던 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한없이 포근하고, 따스하던 그의 품에 다시금 안겨보고 싶었다. 미치도록… 정말, 미치도록…….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하지만 부질없다는 것을,

애석하게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비추어, 나의 눈에 스미는 것은 달빛. 은은한 노란색 달빛. 구름에 반쯤 잡아먹힌 그의 모습이 지금의 나와 같다고 느껴지는 건 나만의 착각인 걸까.


갈망하듯 고개를 들어올린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불어온 보드라운 바람이 살랑이며 나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긴다. 잘 익은 사과처럼 상기된 뺨을 스치는 바람은 몹시 차디찼다. 고요한 정적이 이어졌고, 이윽고 멈추었던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힘없이 늘여 트린 손이 맥없이 대지를 훑는다. 동시에 ‘고독’이란 이름이 날 유린한다. 괜찮다며 끌어안아줄 그 누군가도 없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새로운 엘퀴네스의 탄생을 축하하고 있을까. 나의 아버지―――엘뤼엔은?


의문에 제시되는 답은… 당연 없었다. 어째서, 아무도 와주지 않아? 턱이 부르르 떨렸다. 노파심이나 칭얼거림은 아니었다. 퍼뜩 놀라 갈라진 입술을 잘근 깨물었지만 그 사이로 새어나가는 흐느낌은 어찌할 수 없었다.


“윽, 우읏. 흐으윽.”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운명의 궤도에 올라, 윤회하는 수레바퀴 속,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을까. 수많은 인연과 수많은 마주침 속에서 다시 그의 인영을 잡을 수 있을까. 엄습해 오는 것은 불안감과 비통함. 아아, 차라리 이것이 꿈이었더라면!


은연중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나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흡사 다리에 신경이 없는 것처럼 말을 듣지 않았지만, 굳건히 서있는 벽에 의지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하아…, 하아…….”


고작 이것으로 숨이 찬 것인가. 난 가슴을 짚으며 거친 숨소리를 내쉬었다. 그러나 갑자기 어떤 심경의 변화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천천히 벽에서 손을 떼었다.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정차 없이 걷자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것은 흐르는 강물과 낮은 언덕을 덮은 잔디밭. 여기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놀람도 잠시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도 잊고 거의 본능적으로 조심스레 강가로 다가갔다. 다소곳하게 앉아 강물에 손을 넣어보자 느껴지는 청아해지는 기운이 좋았다. 졸졸졸… 조용히 흐르는 강물을 보자 하니 한편의 영화처럼 여러 추억들이 오버랩 되어 내 눈앞에 스쳐지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두 손을 포개어 손 웅덩이 안에 물을 담은 나는 그곳에 비추어지는 달빛을 보았다. 이대로… 고요한 정적 속에 동화되어 사라진다 한들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둘, 무겁게 짓누르던 추한 미련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여전히 무심한 얼굴로 강물에 손을 넣은 나는 마치 물로 그림을 그리려는 듯 손을 느리나, 재빠르게 들어올렸다. 손끝에 묻어 있던 물들이 호선을 이루며 허공에 떠올랐고, 달빛에 반사되어 아름답게 반짝였다.


그 광경에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다. 나는 자연이었다. 혼자일래야 결코 혼자 일 수 없는 자연, 그 자체였다. 왜 진즉 눈치 채지 못했던 걸까. 그들은 이미 내곁에 있었다. 자연 그 자체로 내게 다가 서고 있었다. 나의 미소는 점점 짙어지기 시작했고, 붉게 충혈 된 눈에선 맑은 이슬이 흘러내렸다. 목에 무언가 콱 막힌 듯 답답했다. 지금이라면… 그래, 지금이라면…….


희망에 눈을 감은 나는 순간 폐부로 스며 들어오는 충만한 기운에 숨을 크게 들어 마셨다. 발끝에서부터 시작된 맑고 투명한 물줄기가 나를 감싸 안는 듯싶더니 곧 지상에서 떨어져 허공을 향해 재차 올라가기 시작했다. 몸은 서서히 자연에 동화되어갔지만, 두렵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의 양수에 들어온 마냥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이었다. 흐려지는 건 혼미해지는 정신과 그날의 추억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왕께 작별을 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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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폐병입니다!

근래에 소설란이 무척 떠들썩하네요;

일단 안정시킨다고 어찌저찌 하고있습니다만..

역시 시험기간이라 힘들어요;

원래 계획을 말씀드리자면ㅠㅠ

오늘이나 내일 모레 글을 한편 올린 뒤,

잠수타겠단 말을 공표한 뒤, 가끔 둘러볼 계획이었습니다만..;

잠을 줄여서라도 일단 틀을 맞춰놔야겠군요;;

 

이번에 올린건 친구땜시 썼던 팬픽소설이에요.

'이환' 님의 작품 정령왕 엘퀴네스 팬픽이구요;

암울한 소설 올려 죄송합니다ㅠㅠ[+덤으로 이상하기까지할것이다.]

<... 새벽 3시쯤이었나. 번뜩생각나 부랴부랴 썼거든요 ㅠㅠ..<-한마디로 날림작이란 거...ㅜ ㄳㄳ>

아마, 소설 내용을 모르신다한들 어느정도 이해는 되실거라 믿어요.

여차하면 댓글 남겨주세요~ 대답해드릴게요!ㅎ

좌우지간, 즐감부탁드리구요!

언제나 좋은 하루되시길 빌겠습니다!

 

[P.s->소설에 일절 관계없는 글에 제재 가하겠습니다 ㅠ 죄송해요오오~] 

[P.s->9/16일! 번개군 생일 축하해!!ㅠㅠ 에에.. 선물용 단편<누가 읽는대?>은... 좀.. 아니 심히 늦을지도 몰랑 ㅠㅠ]

질문자 캐릭터
질문자 캐릭터 아이콘폐병걸린년 Lv.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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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9

  • 캐릭터 아이콘StartArcade 2011.12.27

    우아....

  • 캐릭터 아이콘융앨 2010.08.17

    꾼님. 이거 팬픽이라서 상관없어요....

  • 캐릭터 아이콘ssaum꾼 2010.06.28

    헉....이거이거.. 설마.. 저작권침해...?? 정령왕 엘퀴네스...이거 이환님이 쓰신거 아니던가요..;;

  • 캐릭터 아이콘SK만들거야 2010.01.12

    정신체니까 정신적으로 영향 크게받을듯. 그리고 원래 아프면 피토한다 라고 개념이 잡혀있어서 무의식의 영역이 주관적인 입장하에 판단해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을때 피를 토한다라고 정리한거 일듯. ...아닌가?

  • 캐릭터 아이콘100원만줘S2 2008.11.27

    내가 엘이다. ~~ 까불면.. 미네르바.. 폭주 했던 것 보다. 10배를 보여들릴??

  • 캐릭터 아이콘100원만줘S2 2008.11.27

    나 엘퀴네스 읽으면서 " 어?? 이거 내삶이랑 똑같은데? " 하고.. 생각 해봣다. .~ ㅋㅋㅋㅋ 그리고... 좀 이상 하지 않나요? 죽어도 어차피.. 신or인간 으로 태어 날텐데.. 그렇게.. 슬픈 내용이 나올까.? 또... 정령왕은.. 정령 그 자연 자체 입니다.. 병이 나. .피토 같은걸 할리가... ㄷㄷㄷㄷ

  • 캐릭터 아이콘엔루Si 2008.06.14

    멋지네요.

  • 캐릭터 아이콘쪼탕 2008.03.09

    정령왕엘퀴네스보다펑펑운기억이...ㅜ.ㅜ저를처음울린책ㅜ.ㅜ

  • 캐릭터 아이콘배고프세요 2008.02.16

    엘퀘네스 팬픽이라는 말에 광클...!!! 재밌습니다!!!

  • 캐릭터 아이콘fafol 2008.01.23

    오옹! 제목에 의심결 왔습니다! 정령왕엘퀴네스부제라니...꽃미남 ...이프리트...트로웰...샴폐인용병단...엘뤼엔...엘...짱이예요! 추천하고갑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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